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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똥을 밟은 기분이다. 화가 나고 어이가 없고 이게 뽑혔다는 게 놀랍다...... 이걸 보니 음복이 대상 받은 게 이해가 간다...... 음복은 이것보단 낫거든......



순서는(링크첨부예정)


음복(飮福)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이미 했음)

그런 생활

다른 세계에서도

인지 공간

연수

우리[畜舍]의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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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운전이라는 '미지의 공포'를 극복해내는 건 연대 덕분이라구웃~ 젠장~~~!!! 이라고 할 줄 아셨습니까?



운전공포증을 가진 '나(주연)'이 맘카페에서 찾은 개인 운전연수를 받아 운전공포증을 극복해내는 단편이야. 내용이나 전개는 깔끔하고, 앞선 문장으로 간단하게 요약될 정도야. 하지만 읽으면서 도대체 몇 번을 튕겨져 나왔는지 모르겠다. 음복이 생각할수록 화나 났고, 그런 생활은 얼탱이가 없었고, 다른 세계에서도는 그냥 노잼이었다면, 이건 얼탱이가 없는데 빡치기까지 하는 그런 소설이야.



진짜 이거 읽으면서 음복이 왜 상 탔는지 알겠더라. 그래 이거 줄 바에 음복한테 주지...... 우리의 환대가 어떻게 읽힐지 모르지만 난 일단 이걸 워스트로 꼽겠음. 그런 생활도 봉곤좌 등장 외엔 튕겨져 나간 적이 없는데, 이건 몇 번이고 책장 덮고 한숨 쉬었는지 모르겠다.



주인공인 '나'는 운전을 못해. 못해서 겁 먹었어. 운전면허 시험 중에서 사고 내고 실격 처리 받은 게 트라우마처럼 남을 만큼. 근데 왜 운전을 하려느냐? 대중교통 이용하기엔 시간이 아깝다 그거지. 그렇다고 택시만 주구장창 이용하기엔 돈이 아까웠나? 그건 잘 모르겠다. 어쨌든 운전 안 하고 장롱면허로 살다가 출퇴근에 용이할 것 같고 대충 프로모션 있어서 혹해서 차를 사버린 게 화근이었음.



'나'가 운전에 대해 공포를 가지는 건 한줄 요약에 설명했듯 '미지의 공포'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거지. 인생 열라 빡세게 살아서 실패한 적 없이 잘 살아왔는데 운전 앞에선 한없이 나약해지는 걸 보면 좀 짠해보이기도 하는데, 그정도로 못하고 실패인 걸 알면 우회하거나 만족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잖아. 그게 작중에서 한 번도 제시가 되지 않으니 좀 아쉽더라고. 그냥 새 차 뽑았고 언제까지 이럴 순 없으니까 운전해야지! 연수 받아봐야지! 그런 느낌?



그러니까 직장 출퇴근에 '자차 운전'의 메리트가 있음은 분명했지만, 그게 '필요성'으로까지 귀결되기엔 부족했고, 새 차를 덜컥 사버려서 어쩔 수 없단 식으로 얘기하기엔 그런 식으로 동기가 잘 설명되지도 않아서...... 약간 전개를 위한 억지라는 느낌부터 안고 갔어. 막 엄청 심한 건 아니고, 어차피 초반이니까 그러려니 했지.



그 이후 내용도 그냥 맘카페에서 개인연수 해주는 사람 찾아서 그 아줌마에게 연수 받고 운전공포증 천천히 극복해나가는 열린...결말로 끝나는 건데, 운전공포증 극복이란 주된 서사에 낑겨있는 게 하나 있어. 바로 결혼이라는 소재야. 일단 '나'는 비혼주의자야. 자기 공포는 자기가 다스린다고 생각하고, 내 삶은 내가 꾸려나간다고 생각하는... 뭐 그런 주체적인 인간이지. 내가 보기엔 스스로의 의지를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 묘사에서도 자신있게 소리쳤다가 무능해지는 연출이 나오기도 해)



비혼주의자란 설정이 나왔으면 당연히 나오는 갈등은 뭐다? 결혼해라~ 엄마는 '나'에게 해준 게 없어서 이거라도 해주겠단 마음으로 수백만 원짜리 결혼정보업체 뭐시기를 해놨고, 그런 걸로 '나'는 엄마와 싸운 상태야. 어쨌건 이 비혼주의자 '나'가 비혼을 더욱 결심하게 만든 게 어느 커뮤니티에서 본 글인데, 남편의 팬티를 빨 때마다 미세하게 똥이 조금씩 묻어 있어 정나미가 떨어진다는 푸념과, 거기에 공감한다는 댓글들을 보고 깜짝 놀랐기 때문이야.



거기에 "아마 내가 비혼을 결심하게 된 건 인터넷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생생하게 전해주는 기혼의 삶을 들여다봤기 때문일 것이다."라면서 "이런 디테일을 하나도 모른 채로 누군가와 결혼했으면 어쩔 뻔했나. 그 생각만 하면 그지없이 아찔했다."라고 서술해. 그리고 조금 더 뭐라 떠들다가 "난 내 팬티만 빨면 돼."라고 하고. 여기서 한 번 튕겨져나갈 뻔했어. 다름이 아니고 비혼을 결심하게 된 게 인터넷 커뮤니티 글 때문이라니.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그래...... 근데 난 이게 자꾸 트위터에서 페미니즘을 배웠다는 그런 작자들이랑 겹쳐보여서 도저히 좋게 보이지가 않더라.



인터넷 음모론이랑 찌라시, 혹은 "나 회사 안 다녀!"를 믿는 사람들과 완전히 똑같게 취급할 순 없지만, 저건 아무리 봐도 '비혼을 위한 이유 찾기'에 가까워보였거든. 비혼하고 싶은데 마침 불쾌하고 더러운 기혼 일화가 내 앞에 나타난 거랄까.



연수 해주는 선생님도 기혼자고 그래서 자꾸 '나'에게 툭툭 결혼과 관련된 얘기를 자주 꺼내, 그리고 제멋대로 자식 계획 세우기까지. 나는 비혼주의자가 아니라서 이런 거 그냥 평범한 아주머니들의 오지랖 정도로만 여겼는데 '나'는 되게 불쾌하게 여기더라고. 이건 그냥 그러려니 했음. 결혼 안 하겠다는데 자기 자식 계획을 남이 떠들면 기분 나쁠 것 같긴 해. 해설에선 이런 불편함, 불쾌함을 엄마에게서 느끼던 감정과 비슷하다고 얘기하고 있어.



특히 이 선생님과 엄마가 비슷하게 느껴진 것이 "그녀 인생의 최고의 순간"인데, 연수 선생님은 딸아이의 성취(테니스 선수)를, 엄마는 딸이 반에서 일등하고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 장학금 받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회계법인에 들어갈 때마다 인생 최고의 순간이 경신된다고 나와. 그리고 '나'는 이런 것에 대해 아주 인상적인 말을 남기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겨우 이런 일이, 결국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끝에서 결정되어버리는 일이, 일생의 가장 기쁜 순간씩이나 되는 그런 삶은 결코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여기서 튕겨져나왔어. 사실 이전에 한 번 더 튕겨졌는데(뻔했던 거 말고), 그건 사진과 함께 나중에 보여줄게. 어쨌건...... 저거 읽고 이건...... 이건...... 불효자 봉곤좌 수준을 넘어섰다는 느낌이 쎄하게 왔지. 그런 생활에서의 봉곤은 엄마에게 사과는 안 했을지언정 그래도 화목하게 나아간다-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서술이라도 됐지. 이건 그냥 엄마의 삶을 부정하는 거나 다름 없잖아. 엿을 맥여도 이렇게 맥일 줄은 몰랐어...... 무슨 뜻인지는 이해 못하는 건 아냐. 했어. 근데 이건 아니지. 할 말 진짜 솟구쳐 오르지만 짧게만 말할게.



그래, 주체적인 삶, 얼마나 좋아. 행복도 자기가 쟁취하고. 근데 자기만을 챙기고 인생의 가장 기쁜 순간은 자신의 손으로 쟁취해야 된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거야? 그건 주체가 아니라 걍 이기적인 삶이지. 타인의 손끝에서 결정되면 어때? 결정됐단 시점에서 이미 끝난 거잖아. 행복한 거잖아. 타인에 손 끝에 '달린' 일이라면 나도 조금은 부정적으로 볼 수 있어. 근데 '결정된' 일에서까지 그렇게 삐딱하게 나설 필요가 있나? 응원하던 팀이 우승하면 자기도 기쁘잖아. 응원하던 배우가 잘되면 자기도 기쁘잖아. 이건 주체적이거나 행복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밖에 생각을 못하는 이기주의자 인증이지.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상 '자기의 손끝만'으로 가장 기쁜 순간이 결정될 거라 생각하는 건가?



해설은 저런 식의 '나'의 파격발언을 운전에 대한 미지의 공포와 겹쳐놔. 그러니까 해설의 표현을 좀 더 빌리자면, 타인에게 맞춰 자기 계획과 경로를 이리저리 수정해야 하고, 그건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만큼이나 예상치 못한 슬픔과 고통을 감내해야 되는 삶인데, 이것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도로 위 교통사고의 공포와 겹쳐진다는 거지. 바꿔말하면 '나'는 알 수 없는 상황으로부터 오는 고통에 전혀 단련이 안 돼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운전도, 결혼도 기피한다는 거야.



이것에 대한 해소를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기혼 여성인 '엄마'(곧 연수 선생님)에게 의지한다는 건데, 이에 대해 해설은 "출산과 육아의 문턱에서 번번이 친정 엄마를 찾는 여성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여전한 시스템의 미비와 책임의 편중이 중첩된 이 세계에서 육체와 감정 노동은 돌고 돌아 다시 여성의 몫이 되는 듯하다."라고 서술해놨어.



여기에 대한 내 생각은... 좀...... 단련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 아, 물론 마지막엔 운전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나가는 장면으로 마무리 되니, 앞으로 운전에 대한 공포보단 자신있게, 드라이브하는 재미도 알아가고 그러겠지. 하지만 결혼은? 결혼과 운전에 대한 공포는 등치시켰지만, 극복도 과연 같을까? 글쎄...... 결혼은 끝까지 비혼주의자로 살지 않을까. 미지에의 공포를 극복한 것과는 별개로, '나'는 이기적인 삶을 원하는 걸.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데 누가 설득하겠어. 누구나 자기 노년의 삶은 멋지게 보내리라 다짐하지만, 난 언제나 미래에 대한 낭만적인 자신감은 회의적이거든. 인간사 새옹지마라잖아ㅎㅎ



해설은 마지막 장면에 느꼈던 아주 미미한 감동마저도 파괴하는데, 결국 '나'와 연수 선생님의 세대 간 격차는 존재하며, 비혼 여성인 '나'에게 그녀들의 간섭과 편견은 여전히 일상을 파고들 것이기에, 예측 불가능한 이 폭력적인 세계를 '나'가 홀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거야. 뭐 따지자면 운전도 결국 아무리 누군가의 도움을 받더라도 혼자 운전해야 되는 건 변함이 없으니까. 결국 이 단편은 끝까지 '나'(여러의미로의)만 강조하고 있는 셈이야.



여담으로, 제대로 다룰 생각이 있는 건지 모르지만 유리천장 간접 언급이 있더라ㅎ 연수 선생님이 회사에 50대 여자들이 많냐고 하니까 어? 생각해보니 없네? 하면서 깨닫는 부분. 이후로 별 언급도 없이 가볍게 넘어갔는데, 장편도 아니고 단편에서 이런 잔가지들은 개인적으로 완성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해서 별로였어. 이건 문제제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다고 하기엔 인위적이고...... 진짜 어쩌라는 건지 싶은 장면...... 딱히 없어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장면......



그리고 내가 최초로 튕겨져나왔던 부분은 어이가 없어서 사진까지 찍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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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단이 하이라이트야. 내가 여기서 얼탱이가 나가가지고 어? 내가 잘못 읽은 건가? 이거 긍정하는 거 아니지...? 그냥 유대 강조하려고 그런 거지...? 했는데 지인도 이거 은근히 긍정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ㅋㅋㅋㅋㅋ 심지어 내가 유대로 읽었던 것도 해설에선 "응 그거 다 일시적인 거~"라고 말해버렸고...... 아무리 그래도 유사과학 중에서도 제일 낡아빠진 혈액형별 성격을 넣을 줄 몰랐다. 이건 일기장처럼 쓴 그런 생활이나, 월남전을 가볍게 쓴 음복과 동일한 문제가 아니다...... 작가 수준이 어느 때보다 낮다고 느껴진 순간이었어. 진짜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소재로 충격을 받으니까 진짜... 하.......



아무튼...... 장류진의 연수는 이런 내용이야. 문장이 나쁜 건 아니고, 줄거리가 어려운 것도 아닌데...... 걍 주인공도, 중간중간 내용이나 장면, 해설...... 전부 거지 같았던 단편이야. 리뷰 쓰다가 몇 번 욕 나오는 거 간신히 참고 썼어.



아, 그리고 해설에서 도로는 남성적 공간, 차의 크기로 경쟁 어쩌고 저쩌고, 김여사란 호칭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경차 무시는 운전 안 해본 나도 인정하지만, 인간적으로 이 해설가한테 맨 인 블랙박스 시청하게 했으면 도입부와 해설의 1/3은 날라갔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 솔직히 단편도 읽으면서 주인공이 답답하게 느껴진 게 한두 번이 아니고.



걍 주인공이 새 차 계약한 거 다시 팔아버리고 대중교통 이용했으면 아무런 일도 없을 걸 괜한 똥고집으로 억지 전개 시켰더니 개똥같은 내용 나온 운전공포증 극복기야. 끝. 이제 우리의 환대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