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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드디어 젊작상 마무리! 똥믈리에 자처한지 이게 며칠만인지 모르겠네ㅎㅎ 수고했다... 이거 끝났으니 총집편만 쓰고 새로 쌓인 과제 해야지...


순서는(링크첨부예정)


음복(飮福)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이미 했음)

그런 생활

다른 세계에서도

인지 공간

연수

우리[畜舍]의 환대


-


한줄 요약


아 그래서 호주 간 아들이 맘에 안 들면 손절하던가요~



아, 이제와서 밝혀두는 게 있다면 한줄 요약은 모든 걸 압축한 내 감상이라기보다는, 드립+소개성+나름(?)의 핵심 압축이라 한줄 요약을 중점으로 이 리뷰를 읽으면 안 돼. 그냥 한줄 요약은 한줄 요약으로 보자. 다만 한줄 요약으로 거르라고 하면 본문에선 욕 박을 거란 얘기임ㅎ



줄거리는 간단해. 재현과 그의 아내가 호주로 유학 간 아들 보러 가서 하루 있다 충격 먹고 돌아오는 내용이야. 다만 다 읽고나서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해설을 봤는데, 음. 뭐 늘 그렇듯 해설이 나보다 더 심오하고 깊게 풀어놨긴 했지만 해설도 명확하게 풀진 않았더라고. 그냥 이 단편 자체가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고 주제만 딱 전달한 듯. 그렇다고 막 기분 나쁘고 불쾌하다기보다는, 간만에 잘 읽었어. 개인적으로 초반부 묘사는 진짜 제대로 된 단편 보는 그런 느낌이라 초반부에 한해선 김초엽의 인지 공간보다 낫더라.



장르가 서로 달라서 이게 더 낫다 저게 더 낫다고 말은 못 얹지만, 개인적인 감상이나 몰입의 질로 따지면 김초엽의 인지 공간이 훨씬 나았어. 우리[畜舍]의 환대는...... 다른 단편들에 비해 나으면 낫지, 꿇리진 않다고 생각해. 나야 김초엽의 인지 공간이 취향 타서 대상감이라고 하지만, 7개 중에서 대상 후보라 치면 인지 공간, 우리[畜舍]의 환대, 그리고....... 음복이 있어. 음복이 왜 들어갔냐면(재평가를 하게 될 줄 몰랐지만) 그짝 취향이나 입맛으로 따지면 7개 중에서 제일 나으니까.......라고 생각하고 있어. 추측이지만.



어쨌건 해설에 따르면, "우리[畜舍]의 환대"라는 의미는 굉장히 중의적이고, 이 작품을 꿰뚫는 핵심이야. 아들과 함께 사는 흑인 노인과 미경에게 집중할 게 아니라는 거지. 물론 그 셋 자체는 꽤 중요하긴 하지만, 어쨌건 아들이 게이건 셋이서 3p를 즐기건 아니면 그렇고 그런 관계던 아니던 이 작품에선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는 거지. 위에서 말했듯 깔끔하게 정리해주지 않아. 그냥 그럴듯한 암시만 제공해주고 말아. 그냥 그러지 않을까...란 생각만 하게 만든다는 거지. 근데 사실을 모호하게 말하는 것만큼 진실을 드러내는 것도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관계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난 그 관계가 드러났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호주에 간 아들이 흑인 노인과 미경이와 성관계를 1번이라도 한 적이 있을 거라고. 3p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핸섬 드립 생각나네. 세 명이서 하면 쓰리섬, 네 명이서 하면 포섬... 아! 네가 왜 핸섬이라 불리는지 알겠다.



사실 이런 아들의 관계에 관한 진실이 모호하게 처리된 건, 그게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걸 바라보는 주인공인 재현과 아내는 그런 떡밥만으로 이미 의심을 했고, 그것으로 돌이킬 수 없게 됐다는 것이지. 이때, 재현과 아내가 각각 아들의 관계를 의심하는 시점이 달라. 과거 아들(영재)이 포르노를 보는 것 같다고 했을 때, 아내는 포르노를 본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하고 염려했고, 그게 현재 시점에서 아들과 미경의 관계를 의심하는 것으로 이어져. 허벅지에 문신하고 애정 어린 터치까지 하는 미경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거지.



반대로 재현은 포르노를 본다는 사실 자체엔 그럴 수도 있지~하는 마음으로 여겼는데, 포르노가 하필이면 근육질 게이 두 명이서 목조르기 플레이를 하는 것이지 모야~~~ 그래서 재현은 개빡쳐서 그대로 더러운 놈이라며 욕하고 아들을 줘팸! 했지. 그래놓고 다시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갔단 점에서 난 "아! 영재가 이제 한을 품었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띠용~~ 진짜 아무 일 없네? 물론 초반부에 영재가 유학간 뒤 먼저 연락하는 일이 없다 해서 서먹할 만했네~ 라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서 많이 놀랐다. 뻬미니즘 문학에 익숙해지니까 이젠 이런 반응도 나오게 되는 듯 OTL 진짜 내 자신이 미워진다......



어쨌건 그래서 재현은 아들과 흑인 노인과의 관계를 유심히 살펴봐. 근데 여기서도 허그~ 그러니까 아들은 욜라 능력자라서 연상도 꼬시고 연하도 꼬시는 갓갓 능력자다 이말이야. 결국 재현과 아내는 아들&흑인 노인&미경이 있는 집에 간지 몇 시간도 안 돼서 담날 새벽에 택시 타고 떠나버려. 그러다가 동이 트면서 잠시 그 집 뒤편 수영장에서 노는 세 사람을 떠올리는데, 너무 아름답고 평화로워보였다면서 작품이 끝이 나.



애초에 작품이 전반적으로 아들의 삶을 부정적으로 그려낸 흔적이 없어. 끽해야 사는 집과 그 주위 환경 정도? 그 모습은 마치 우리(=축사)의 모습과 같기에, 우리[畜舍]의 환대는 일차적으로 아들이 부모를 환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여기까지는 이해했어. 사실 리뷰 보면서 어느 정도 소재나 그런 거 알고 있었고(리뷰에서 흑인 노인을 노예로 읽었던 것만 빼면), 우리 뒤에 한자도 처음 음복 리뷰 작성할 때 한자 검색하면서 축사라는 걸 알았고...... 그래서 일부로 중의적으로 썼구나 하고 알았지.



해설에서는 재현과 아내, 그러니까 재현 부부를 이성애와 가부장제를 대표하는 인물로 나와. 평면적 인물이고, 가부장제에 몇 가지 더 얹자면 토속적인 사람들이라 이국적인 것에 경계해. 그러니까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여기서도 미지에 대한 공포가 어느 정도 쓰이는 셈이지. 호주까지 가는데 중간 경유해서 가는 싱가포르에서도 이국적인 장소에 대한 그들의 낯설음을 다루기도 하고.(난 여기 묘사가 다른 단편들에 비해 세세하고 이미지를 잘 떠올리게 도와줘서 눈물이 났다ㅠㅠ)



그리고 아들의 상황은 정말 그들의 상황과 전부 반대되는 이국적인 것들 투성이야. 비교하자면 이래.



외딴 시골에서 삶 <-> 도시적인 삶

구성원이 흑인 노인과 문신한 여자 <->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

심지어 동성애, 섹스하는 사이 의심 <-> 이성애, 결혼을 통한 관계

호주 <-> 한국

집이 너저분함 <-> (묘사되진 않았지만) 정돈된 환경



작가가 아주 노련하게 대치시킨 게 보이지? 이게 작위적이란 생각이 안 들어. 처음엔 호주로 가는 게 대뜸 나오고 흑인도 나와서 당황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재 선택에서 나온 놀라움이지, 부자연스러워서 나온 놀라움은 아니거든. 호주는 인종차별이 심하니 시골에서 사는 것도 이해가 가고 이런 식이니까 나도 어렴풋이 작가가 얘기하고 싶은 주제를 좀 알겠더라고. 그걸 더 깔끔하고 깊게 정리해놓은 게 해설이고. 전적으로 해설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어찌됐건 "불쾌하지" 않았단 사실만으로도 이미 이 소설은 크게 성공한 게 아닌가 싶어.



우리[畜舍]의 환대에서 '우리'는 어쩌면 그들(재현 부부)의 편협한 사고의 틀, 실제로 너저분한 것은 그들의 고정관념. 이게 2차적인 해석이지. 본래 환대를 해주던 그들이, 환대를 받게 됨에, 그것도 완전히 이국적인 장소에서, 환경에서, 사람에게서 받으니까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지. 경계, 초조, 불안, 의심. 결국 그걸 이겨내지 못하고 떠나버린 거야. 만약 이대로 떠났다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문제제기 정도만 하고 말았을 단편인데, 재현이 떠나면서 '우리(아들네)'가 어떻게 지낼지 상상하는 장면이 결과적으로 작품의 주제를 말하고 있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였다." 이게 핵심이지. 결국 재현도 당장 인정은 못했지만, 차마 부정할 수 없는 거야. 아들이 그렇게 살고 있는데 행복하다는 걸. 이국적인 삶, 현재 자신들과는 다른 삶에 대한 관용이 싹 튼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지. 특히 초반부에 나온, '아들을 위해 싼' 상자꾸러미는 결국 전해지지 못해. 왜냐고? 그건 어디까지나 (해설에 따르면) 이성애, 가부장제로부터 비롯된 선물과도 같거든.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그들이 살아온 관성에 의한, '당연하게 꾸며진' 그들의 삶의 방식.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선물이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아들에게 전해질 리가 없지. 아들의 집에 있는 동안 생각도 못했을 거고. 왜냐고? 자신들의 관성이 그곳에서 완전히 정지해버렸으니까.



해설에선 좁게 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게 굳이 이성애, 가부장제 vs 동성애(추정, 암시), 이국적인 삶 이런 구도로 몰아넣기 보다는, "다른 삶"에 대한 관용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물론 그 다른 삶의 모습이 3p가 의심되는 상황, 그것도 흑인 노인과 동성애, 막 20살 된 1년 함께 산 문신녀와의 동거라면...... 꺼림칙하지. 어쨌건 우리 삶이 가지는 관성과 완전히 적대되는 삶이 나타나더라도, 그 삶을 사는 사람이 행복하다면, 아름다워 보인다면, 평화롭다면...... 인정해주라는 의미인 것 같아.



왜, 그런 거 있잖아. "어떻게 저런 식으로 살지? 저렇게 살면 행복하나?" 싶은 거. 물론 여기에 범죄는 제외해야 되겠다만, 굳이 한국과 호주를 드나들지 않아도 같은 한국 내에서도 "저렇게 해서 행복한가." 싶은 것들. 그런 것들을 당사자가 행복하다면 인정하라는 것처럼 보였어. 우리[畜舍]의 환대에서 환대는, 반갑게 맞아 후하게 대접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는데, "반갑게 맞아"는 인위적으로 꾸미기 힘든 것이야. 진심이라는 뜻이지. 실제로 단편 내에서도 아들네는 진심으로 재현 부부를 환대해. 그걸 그저 불편하게 여길 뿐이지. 재현 부부가 불편하게 느낀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진심으로 환대한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옛말이 있잖아. 요즘에 있어서 퇴색됐다 생각은 하지만, 이들이 먼저 진심으로 환대해주고 맞이해줬기 때문에, 먼저 관용을 베풀었기 때문에 재현 부부도, 재현이 마지막에 관용의 씨앗을 싹 틔울 수 있던 게 아닐까 생각해. 공자께서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고 하시잖아. 내 삶의 방식을 부정당하기 싫다면, 남의 삶의 방식도 부정하지 말아야 된단 거지. 만약 아들네가 깐깐하고 더럽게 굴었다면 재현 부부는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지 못했을 거야. 거기서 구해내지 못했다면서 유학을 보낸 자신들을 자책하고 괴로워했겠지.



길게 얘기하느라 좀 딴 길로 엇나간 것 같은데, 하여튼 간에 내가 읽은 우리[畜舍]의 환대는 다른 삶에 대한 존중! 이었다, 그말이야. 나름 내 마음 속 젊작상 대상 후보를 다툰다고 해야 하나ㅎㅎ



p.s. 그리고 이게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다 보니 좀 김 새게 되는 것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충분히 의심해서 읽으면 되게 스릴러 느낌도 남......ㅋㅋㅋ 음복이 스릴러라고? 솔직히 이거 읽으면서 "쟤네 관계가 대체 뭐지..."하는 재현의 심정에 공감하면 그보다 더 스릴러는 여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