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부터 독갤이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약간의 자료 수집을 통해, 블랙코미디적 성격이 짙은 소설임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였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어딘가 매우 불편했다. 그것이 읽는 내내 평소 익숙하지 않은 한자나 연의체 때문인지, 아니면 황제나 그 주변인이 처하는 민망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상황 때문인지 정확하게 알진 못했다.
하지만 소설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그 불편함의 원인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답답하고 답답한 노릇이다. 우리 삶에서 미망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자가 몇몇이던가. 어떤 자는 평생 단 하나의 진품도 내지 못하였으면서 자기가 위대한 예술가였다는 것만은 의심하지 않고 죽으며, 어떤 자는 파망하여 다리 밑에 움막을 치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재신의 총아임을 굳게 믿는다. 살아가는 방법은 대개 그 반대이면서도 선거 때만 되면 자기가 애국자임을 의심하지 않고 열변을 토하는 자가 수백 명씩 쏟아져 나오고, 이놈 저놈 마음 내키는 대로 몸을 맡기고도 누가 그녀더러 화냥년이라고 한다면 기른 손톱도 부족해 하이힐까지 벗어들고 따라올 여자가 또 세 사람 건너 하나는 된다. 그렇다면 그들도 모두 과대 망상증 환자며 편집광이란 말인가. 그보다는 차라리 황제를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는 쪽이, 그래서 앞으로의 변화는 그의 크고 깊은 깨달음으로 보는 것이 몇 배나 온당하리라.’
이 구절에서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불편함의 원인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황제와 얼마나 다른가?’
그렇다. 나 역시 황제와 마찬가지 색안경을 끼고 산다. 다만 소설이다 보니 우리의 주인공 ‘황제’는 현실보다 조금 더 과장됐을 뿐이다. 황제를 보며 미치광이라고 욕하던 나였지만,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미치광이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은연중에 ‘내가 옳다고 굳게 믿는 모든 것이 과연 정말로 옳은 것인가?’란 물음에 확실하게 대답을 할 수 없는 ‘내’가 그동안 불편함이었다. 책을 덮은 후에는 불편함을 넘어 무섭기도 했다. 황제는 죽음을 앞둔 말년에야 자신의 색안경을 벗어던질 수 있었는데 나라고 다를 수 있을까.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묵직한 교훈을 남긴 소설 「황제를 위하여」였다. 인간은 나이를 먹으면 점점 굳어간다는데, 더 딱딱해지기 전에 이 소설을 만난 게 다행이다. 이런 흔하디 흔한 감상을, 2권의 책을 읽는 동안 불편함을 견딘 나에 대한 작은 보상이라고 위안 삼아야겠다.
써놓고 보니 내가봐도 무슨말인지 모르겠고, 억지로 교훈 쥐어짜낸거 같긴하네.
똑똑한 독붕이들은 똥글이니 그냥 넘기길바람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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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글자 좀 깨지던데 이제 괜찮아졌네
모바일로 다시 올림ㅜ - dc App
한자 많이 나온다던데 한자ㅜ모르면 읽기 어려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