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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베네치아 관광객이 극감하며 동시에 수로가 깨끗해지고 있다고들 한다. 며칠 전에는 투명한 물에서 해파리가 다니는 모습까지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는데, 사람들마다 다양한 감상을 가질 수 있을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내게는 낙담을 가져다주었다.
솔직히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던가. 우리는 우리 인류를 제외한 모든 것에게 적대적인 종이다. 우리는 암세포가 전체 조직을 망가뜨리는 방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우악스럽게 양분을 뺏어오고 대첵 없이 증식하며 멀쩡히 돌아가던 체계를 잠식하다가 결국 모체와 함께 파멸할 것이다. 그 운명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 보전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는데, 그나마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며 우리가 점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뿐이다. 어쨌든 우리가 최대한 끔찍하고 경멸스럽고 무책임하게 노폐물을 이곳저곳 흩뿌리며 우리 빼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추한 자식들을 낳으며 번식하며, 우리는 행복하지 않던가.
헌데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는 사실 그 어느 때에도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원시 시대가 기존의 학설과는 달리 살기 좋은 시대였다는 헛소리가 앞부분에 잠시 나오는데, 개소리는 집어치우자. 그 당시엔 우리가 그저 우리에게 냉담한 어머니 자연 속에서 다른 모든 관심 받지 못하는 자식들과 함께 언제 죽을지 모를 우연적인 삶을 살아갔을 뿐이다. 손쉽게 수렵, 채집을 하고 느긋하게 누워서 자기만 하다가 영문 모를 죽음을 맞이하곤 하는 인생을 살고 싶지도 않고, 그런 삶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삶이라고 생각도 들지 않는다. 우리의 삶과 의식이나 지성 없는 삶 사이에는 말 그대로의 의미에서 통약불가능성이 있다. 그 뒤로 우리가 인간이 되고, 점차 성장하고 문명이라고 할 만한 것을 만들기 시작한 뒤로 우리는 늘 지금과 똑같은 문제를 겪었다. 우리의 똥 같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까?
그리고 늘 성공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저 언제나 냉담했던 어머니 자연이 다시 한 번 냉담하게, 도저히 식욕을 주체할 수 없는 우리로부터 밥그릇을 뺏어가며 다른 자식들의 밥통에 부어버리는 것 뿐인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위축될 것이고, 우리가 싸질러대는 노폐물은 그나마 조금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기나 할까. 결국 우리 운명은 수많은 고대문명들과 중세, 근대의 도시들처럼 늘 그 노폐물들에 숨 막혀 죽는 사건의 반복이다. 그 시기를 조금 늦춘다고, 정말로 의미가 있기나 한 걸까? 최소한 지금 우리는 그 전과는 달리 우리 어머니를 자빠뜨리고 평생 잊지 못할 흉터를 남겨줄 순 있다. 비록 그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우리의 착각이고, 어머니는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까지 홀로 지냈던 수많은 세월만큼의 시간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 뒤에 새하얗게 아문 팔로 다시 수프를 휘젓고 있겠지만.
상당히 가혹하다. 반출생주의 책을 읽지 않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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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옛날 조선보다 지금이 살기 좋은 건 맞지...... - dc App
쫌.... 아니... 매우 20세기 중반스러운 근대주의적 태도가 또....
생각 좀 바꿔보라고 추천해줬던 책인데 역시 의미는 없던듯 - dc App
엔트로피 저자는 반대로 점점 상태가 나빠진다고 하던데. 뭐 이 저자는 이대로 있으면 지구가 버틸 수 없으니까 중세시대로 돌아가자고 뇌절하는 작가니까.
이제 폰탕 세계사 ㄱㄱㄱ
문장 좋네
수프를 휘젓는다는 표현이 좋네. 생명이 발생한 생화학적 화합물 웅덩이 생각도 나고 - dc App
님은 SF를 읽어야할것같음. 인간은 여러 특이점을 넘어왔음
어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