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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란 단어는 아메리카노와 같다. '아메리카노'란 단어를 듣기만 해도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유토피아 이기도 하다. 창업자와 기획자의 꿈이 완벽히 실현되기만 하면 펼쳐질 유토피아.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르고, 정책과 현장에는 괴리가 있다. 스타트업도 같다. 그 속을 조금만 들여다 보더라도 아메리카노인줄 알았던 검정 액체는 간장이었고 유토피아는 실현되지 않기에 유토피아일뿐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저자는 스타트업들의 속살을 아주 자세히 드러내 보여준다. 그 속살의 빛깔은 장밋빛이 아니라 회색이다. 대박난 스타트업들의 성공 스토리는 이 책에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 뭐 이런 우울한 책이 다 있나 싶겠지만, 우울한 진실을 가르쳐주는 것 또한 진정한 멘토의 의무 아니겠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멘토는 주식 리딩방의 방장 밖에는 없다.
이 회색빛 스토리 중에 키워드 하나를 꼽자면 바로 '착각'이다. 스타트업을 하려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아이디어가 너무 혁신적이라서, 누군가 내 아이디어를 탈취하지 않을까부터 걱정한다. 작가는 답한다.
'환상적'이라고 과장하는 비즈니스 모델 대부분은 '피상적'인 지식에 근거한, '포괄적'인 시장을 지배하는 '모호한' 전략의 '낙관적'시나리오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환성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왜 착각이 될까? 바로 자기 자신에서 아이디어가 출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열광할 아이템의 포커스는 사람들에게 맞춰져야 하나,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아이디어가 자신의 주관의 영역에 맞춰져 있다. 아이디어, 스타트업의 본질은 혁신이나 편리성 등의 가치에 있지 않다. 바로 고객에 있다. 고객의 문제해결을 하는데 있는 것이다. 혁신과 편리성이라는 가치는 후순위다. 이 책의 본질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있다.
두번째 회색빛 키워드는 '용역'이다. 무슨 소린가.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돈은 안들어오고 나갈일만 생긴다. 스타트업 창업 이후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은 5년 쯤이다. 그 전에 투자를 받던지 빚을 내던지 해야한다. 혁신적이고 환상적이라고 본인만 생각하는 아이디어에 쉽사리 투자해줄 엔젤(투자자)는 없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에는 용역이 돈을 벌 유일한 수단이다. 아? 그럼 창업의 의미는 어디가나? 싶지만 저자는 의외로 용역을 추천한다. 돈보다 우선한 것은 없다면서. 돈이 있어야 생존을 할 수 있고, 본업을 이어나갈 수 있단다. 용역은 낮에하고 본업은 밤에 하면서 생존기간을 늘리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의외로 고객사의 의뢰를 통해 솔루션을 개발하다보면 전에는 깨닫지 못하는 문제해결의 인문학적 실마리를 찾기도 하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말한다. 용역은 일타삼피. 호구지책이 먼저. 실존 경험에서 나오는 피와살이되는 조언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키워드는 '대기업'이다. 스타트업이 궤에 오르면 대기업으로 부터 컨택이 들어온다. 창업자는 흥분한다. 비즈니스가 커지고 돈도 크게 벌 단꿈에 빠진다. 대기업에서 접촉해오는 선은 대개 담당자다. 이번에 싸게 일하고 다음번에 비싸게 값을 쳐주겠다는 약속은 그 담당자의 의견일 뿐이다. 비싸게 주고 일을 시켜줄 기업은 전세계에 존재 하지 않는다. 적정한 돈을 주고 일을 시키면 다행이다. 일하는 동안에 내부자료와 전략을 빼먹는 일이 허다하다. 한 대기업은 스타트업과 일을 마친 뒤 똑같은 앱과 서비스를 출시했다. 게다가 하루에 100만원이 넘는 공격적 마켓팅으로 고객을 공략했다. 스타트업은 망했다. 대기업이 괜히 대기업이 아니다. 근데 더 웃긴건 대기업의 서비스도 얼마안가 종료됐다. 이 얼마나 헬조센스러운 결말인가 싶지만, 현실이 이렇다. 스타트업들에게는 피와살이 되는 사례다.
스타트업들의 수많은 환상과 착각을 박살내줄 책이다. 회색빛 스토리 사례는 씁슬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보험과 같은 책이다. 단돈 13,500원 밖에 안한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여러 책이 있다면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창업자라면 이 책을 먼저 책장에 꼽아둘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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