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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8년 전쯤 일이다.


당시 질풍노도의 시기가 뒤늦게 찾아온 대학생이었던 나는


책장에 가득 꽂혀 있던, 아동용 문고로 각색되어 출간된 금성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을 성인이 되어서도 갖고 있었다.


내 책장을 새로운 완역본들로 가득 채우고 싶었던 나는


나처럼 책에 빠져 사는 타락한 독붕이들을 양산해내기 위해


60여권이 넘던 세계문학전집을 근처 사회복지 기관에 기부해버렸다.


나만 억울하게 연애도 못하고 독서의 망령에 빠져 사는 게 억울해서


그 책들을 미련없이 모조리 기부해버렸다.


후후...


아마 기부받은 그 책들을 받아 읽게 된 누군가는


나처럼 타락한 어른이 되어 독서라는 저주에 걸려 연애도 못하고 책에 빠져 사는 책덕후가 됐을지 모른다.


사탄의 일자리를 하나 거하게 빼앗았다는 생각에 절로 뿌듯해진다.


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