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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증부터 할게. 작년 즈음에 사놨다고 오늘에서야 다 읽었네 ㅎㅎ 처음 리뷰하는거라 잘 못할수도 있는점 양해 바라
사실 이 책은 내가 중2때 도서관에서 읽었었는데 일주일도 안 되어서 너무 재밌어서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나. 단순히 야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체에 사람을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해야하나 ㅋㅋㅋ 어쨌든 그랬어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비행기에 타고있는 주인공 '나'인 와타나베가 과거에 나오코를 회상하면서 내용이 전개되기 시작해.
나오코와 나오코의 소꿉친구 기즈키 그리고 와타나베는 고등학교에서 셋이서 어울리다가 어느날 기즈키의 자살로 와타나베와 나오코만 살아있게 돼.(이때 이들은 17살이야)
나오코는 기즈키와 아주 예전부터 사귀었는데(이건 단순하게 사귀는 게 아니야. 둘은 서로가 있을 때만 완전체라고 할 만큼 서로 필요해하는 존재야) 기즈키의 죽음으로 큰 충격에 휩싸이고 말아.
이후 와타나베는 고향을 떠나서 사립학교로 진학하게 되고 나오코도 마찬가지로 사립학교로 오게되는데
와타나베는('나'야 앞으로 그냥 와타나베라고 쓸게) 나오코와 기즈키의 죽음이라는 하나의 실로 연결되어있게 돼.
그 후로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어느날 나오코가 요양원에 들어가 있다는 편지를 받고 와타나베는 요양원에 찾아가 비로소 자기가 나오코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확신해.
요양원에서 레이코라는 여사를 만나기도 하는데 이 레이코는 요양원의 환자이면서 동시에 치료사이기도 해. 레이코는 나오코를 옆에서 잘 돌봐주지.
그런데 대학에서 미도리라는 친구를 사귀게 되고 미도리와 나오코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돼. 나오코는 원래 좋아했고 미도리는 다른 한편으로 좋아하는거지.
나오코는 와타나베에게 자신을 기다려달라고 당부해 놓고서 어느날 자살해버려. 와타나베는 그런 나오코의 결정에 충격을 받게 되지. 하지만 와타나베는 미도리를 선택했어. 이런 생각 때문에 와타나베는 나오코를 기다려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
하지만 결국 와타나베는 미도리와 함께하겠다고 결심하며 이야기가 끝나.
다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대목이야.
< "나를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내가 존재하고 이렇게 네 곁에 있었다는 걸 언제까지나 기억해 줄래?" -노르웨이의 숲 22쪽, 나오코가 와타나베에게. >
< "너, 지금 어디야?"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고개를 들고 공중전화 부스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그러나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 그저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어느 곳도 아닌 장소의 한 가운데에서 애타게 미도리를 불렀다. -노르웨이의 숲 567쪽(마지막 장), 미도리가 와타나베에게. >
본격적으로 느낀 바를 얘기하기 전에 사람들이 하루키 문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좀 얘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하루키 리뷰한 사람들을 보면 심심찮게 '야설이네' '왜 이렇게 야한건지 모르겠네' '그런 장면들 땜에 흐름이 깨지네' 와 같은 말들을 들을 수 있는데 나도 어느정도 동감은 가. 실제로 난 왜 마지막에 레이코가 와타나베와 잔 지 아직도 모르겠어. 왜 미도리는 그렇게 음담패설에 미쳐있는지도 모르겠고. 다들 보면 나사가 하나씩 빠져있는 느낌이야.
솔직히 말할게. 난 하루키의 야한 대목들을 좋아해. 왜냐하면 하루키의 그런 부분들은 흥분이나 그런 부류의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거든. 오히려 허망해. 단지 그 행위를 하고 또 하다가 거기서 그쳐버려. 난 오히려 이런 야한 대목에서 현대인의 허황한 마음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해.
이 소설은 어딘가 나사하나빠진 사람들만 데리고 와서 불안한 심리와 방황하는 사람들을 계속 보여줘. 답을 찾고 찾지만 보이지 않고. 현실에 녹아보려고 하지만 그게 잘 안되는 걸 보여주지. 등장인물들이 사회에 녹아들지를 못하는 거야. 그러면서 시간은 흐르고 결국 등장인물들은 파멸에 치닫을 뿐이지. 왜, 기즈키가 죽고 결국 나중에 나오코도 죽잖아? 와타나베는 고통속에서 어딘가로 계속 방황하기만 하고. 그래서 나는 하루키가 왜 미도리를 넣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포르노영화에 음담패설을 좋아하는 좀 이상한 여자애긴 해도 그나마 등장인물중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거든. 마지막 장에서 와타나베가 사회로 교화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매개로써의 역할을 앞으로 해주지 않을까 싶어. 적어도 나는 그런 희망을 품으며 책을 덮었어. 마지막 대목에서 와타나베는 자신이 어디있는지 몰라. 사회에 녹아들지 못한 자신을 보며 자신에게 남은 사람은 미도리밖에 없으니까, 미도리를 애타게 찾는거지...
이제 스토리 외적인 얘기를 해보자면 역시 문체겠지. 술술 읽히고 매우 묘사가 뛰어나. 진짜 읽어보면 다들 감탄할거야.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약간 이런 느낌이 들었어. 왜 현대판 인간실격을 보는 것 같지? 자살만 안했을뿐 고통스러운 일을 너무 많이 겪으니까... 와타나베가 안쓰럽더라.. 이건 스포당해도 재밌을거 같다야. 다시한번 꼭 읽어봐 독붕이들아~ 그럼 안녕~
다들 하루키 문체에 감탄하네...나도 하루키 빨리 보고 싶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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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ㅎㅎ - dc App
하루키 좋다 - dc App
좋은 감상 ㅊㅊ, 나는 하루키가 야한 소재들을 등장인물의 감정변화와 정신적 성장을 드러내는데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말한 것과도 어느정도 겹치는 듯?
감정변화와 정신적 성장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확실히. 하지만 난 성숙이란건 아픈거니까(정신적으로) 와타나베가 불쌍하게 여겨질 뿐이야..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