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독서모임, 소설창작모임 등을 3년 가까이 해보면서 느낀거지만, 타인의 의견이 나의 의견과 화합하여 시너지효과를 낸다 같은건 솔직히 환상에 불과합니다. 이건 심지어 교수가 껴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독서모임에서 마음맞는 사람과 즐겁게 책이야기를 해야지라는 생각은 버리시는게 좋습니다.
물론 술 한잔 들어가면 그런 분위기가 아예 안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자기 할말만하는, 토론을 가장한 독백만이 있을뿐입니다. 따라서 이런 모임에 적합한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아주 어려윤 철학, 인문학, 사회과학 책입니다. 토론을 통해 누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겨루는 거죠. 최대한 논리적으로 자기 생각을 정리한다음 상대방과 대결을 하고 상대를 쓰러트리는 게 목표가 되는겁니다. 물론 내가 잘못 이해했다고 해서 부끄러울건 없습니다. 이해를 못하는건 부끄러운게 아니니까요. 상대방의 주장이 맞음을 인정하고 배우면됩니다. 그렇게 해서 점점 지식이 쌓여가는거죠.
저는 이런 모임이 소설읽고와서 각자 할말만 하는 모임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에 대한 각 의견은 그저 받아들이냐 못 받아들이냐의 차원이라서 말할 껀덕지가 별로 없거든요. 자기가 읽고 그렇게 \"느꼈다는데\" 뭐라고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