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나는 책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책장에는 쌍팔년도 시절에 출간됐을 법한 디자인과 양장본 형태의 여러 해외 전집들이 꽂혀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돈키호테' 1권을 찾아냈고
나머지 2권은 어딨는지 계속 책장을 뒤적였다.
이 와중에 1권의 번역이 된소리 발음인지 불안했던 나는
된소리가 아님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건 창비에서 출간된 판본과 다르구나, 싶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읽었던 돈키호테의 스토리가 어땠었는지 머릿속으로 떠올리는데
창문이 달려있지 않은 창밖으로 동화 같은 푸른 들판의 풍경과 연못이 펼쳐지며
갑옷과 투구를 쓴 돈키호테가 둘시네아의 무릎을 베고 있었다.
신기해 하며 가까이 다가갔지만
돈키호테와 둘시네아는 나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
황홀한 시간 속에서 정지되어 있었다.
더 이상 끼어들 곳이 없던 나는
다시 책장을 뒤적였다.
실제로 내 책장에 비해 빈곤할 정도로 책이 몇 없던 책장이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돈키호테 2권은 보이지 않았다.
꿈에서 깨어난 나는 다른 책들을 제쳐두고
돈키호테, 아니 창비에서 번역된 '돈 끼호떼'를 읽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가 내 안의 세계에서 돈키호테와 둘시네아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읽던 시집과 에세이를 마저 읽었다.
돈키호테, 아니 창비에서 번역된 '돈 끼호떼'를 언제 다시 재독할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둘시네아 ntr ㄱㄱ
도종환의 시집을 읽던 중 '들국화'란 시를 봤는데 리카짱이 떠올랐다. 둘시네아를 빼앗을 이유가 없다. 그녀는 돈키호테의 여자이고 리카짱은 내 안의 세상에서 집사람이니까. 집사람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