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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쿠자와 요코즈나 > - 조헌주 (나남)



재일교포 형제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논픽션 책으로 보인다. 영화 피와 뼈처럼 재일교포의 어두운 면을 있는 그대로 쓴 듯하다.

읽을수록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조선족들이 떠오른다. 일본에서 재일교포는 한국의 조선족과 어딘가 비슷해 보인다. 혹은 미국 흑인들처럼 범죄와 빈곤 등에 시달리며 예체능으로 성공하는 길이 유일하다시피 한 모습도 떠올리게 한다. 여러모로 역지사지를 느끼게 해준다.

시작부터 한국계 출신에 대한 차별이 느껴진다. 스포츠나 주먹계가 아니면 먹고 살기 힘든 현실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젊었을 적엔 아내를 꽤나 힘들게 하는 타입으로 보인다. 두 집 살림은 감싸주고 싶지 않다.

프롤로그가 저자의 지나친 사적 얘기들로 시작되어 초반엔 지루했다. 허나 일본 특유의 은밀한 인종차별 의식이 저자의 얘기를 통해 전달됐다.

아무리 1960년대 일본이라지만 살인범을 호송하는데 대중교통인 전차를 타다니. 세상에. 이건 좀 충격적이다.

슈이치의 집안은 흙수저 특유의 비참함과 타락이 느껴진다. 문득 프로레슬러 역도산이 떠올랐다. 그도 조선인 태생을 감추고 불만스러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인 출신이라는 점은 일본 사회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지금도 그러한데, 예전엔 말할 것도 없다.

식민지에서 하층민 조선인의 생활상도 눈길을 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본 사회에서 미개해 보일 만도 하다. 한편으론 일본인들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우리도 중국인이나 조선족, 동남아를 미개하다며 차별하지 않는가. 역지사지를 지속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슈이치가 야쿠자 세계에 들어가 기존의 가족에게서 느낄 수 없던 가족애의 따뜻함을 알게 됐다는 얘기가 씁쓸했다. 사회적, 정신적, 심리적 빈곤이 더욱 그들을 범죄로 내모는 것 같다.

전직 야쿠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서 그런지 어두운 야쿠자 세계나 교도소 생활에 대해 리얼하게 묘사해서 마음에 들었다.

야쿠자 특유의 눈치껏 하기 문화는 불편해 보인다. 참 고생하며 산다.

슈이치는 야쿠자 내에서도 나름 튀는 인물로 보인다. 야쿠자치고는 지나치게 순수한 구석이 있고, 머리도 좋아 바둑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정리하자면, 읽을수록 다문화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해준다. 가독성도 좋았다. 재일교포는 물론이고 조선족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되었다.

과거를 청산하고 한일 간 서로 교류해야 할 것도 많다고 본다. 일본 불매 운동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 시국. 한일 관계를 국가적 관점보다는 개인 대 개인의 관점에서 미시적으로 접근해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