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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5.0 점
[ 소개 ]
저자 이탈로 칼비노 특유의 환상성과 작품 내의 우화적인 표현 그리고 기괴하면서도 흥미로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책은 100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입니다.
주요 줄거리는 메다르도 자작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몸이 반으로 잘립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반쪽의 자작이 악행을 저지르고 마을은 혼란과 고통에 빠지죠.
작품의 또다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아마 시점일 겁니다. 이 작품은 3인칭과 1인칭을 오가며 메다르도 자작을 조명합니다. 이는 자작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독자와 작가가 거리를 둔 서사적 장치로 보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선 이야기의 흐름은 깨질 수 있으나 작품 전체로 봤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 분리된 인간성의 포착 ]
이 작품은 메다르도 자작이라는 캐릭터를 선한 면과 악한 면을 양분했습니다. 이런 내면의 자아의 분화, 분리와 같은 소재 자체는 많은 작품이나 캐릭터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죠. 예시로 들자면 지킬박사와 하이드, 적의 화장법 등등이 있습니다.
물론 소재는 비슷하지만 칼비노가 자작을 통해 보여준 주제는 다른 작품들과 조금 다릅니다. 그는 메다르도 자작을 통해 한 사람이 가진 '인간성의 다면'에 관해 조명했습니다.
메다르도 자작의 악한 반쪽은 마을로 돌아와서 여러 악행을 저지릅니다. 방화나 처형 등이 그러한 것들이며 이에 마을 사람들은 고통스러워 하죠.
나중에는 선한 면을 가진 반쪽 자작이 마을로 옵니다. 처음에는 악한 반쪽 자작과 달리 좋은 모습을 보이는 그였기에 평판이 좋았지만 현실과 거리가 먼 생각과 고지식하고 딱딱한 모습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 작품이 만약 어린아이들을 위한 동화였다면, 후반부에서 선한 반쪽 자작이 등장했을 때 악한 반쪽을 물리치는 권선징악으로 매듭지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선하기만 한 반쪽도, 악하기만 한 반쪽도 마을 사람들에겐 거북하고 받아들여지기 힘든 인물로 묘사됩니다.
필자는 이러한 거부감이 썩 이해가 됐습니다. 사람은 사실 선과 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두 가지가 (어쩌면 더 많은 성향이) 혼재되어 있는 존재이며, 상황과 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양분된 두 자작은 그들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두 자작은 완전성을 얻은 것이 아니라 원래의 메다르도가 가지고 있던 인간성의 일부(서로의 선과 악)을 상실한 것이었죠. 때문에 두 자작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으로 묘사된 것입니다. 자신들에겐 있는 것을 잃은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이렇게 반쪼가리 자작은 인간성의 다면성의 조명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거기서 그치기 보다는 한 발 나아가 그러한 다면성을 긍정했다고 풀이했습니다.
작품의 후반부에선 두 반쪽짜리 자작은 서로 결투를 벌이고 후에 다시 수술을 통해 결말부에서 두 반쪽 자작은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충돌하게 된 원인이었던 파멜라와의 결혼이 해결되고, 마을을 잘 통치했다는 결말을 내기 때문이죠.
필자는 이 짧은 소설의 결말에서 결국 양립했던 성향의 합일로 마침내 다시 메다르도 자작이 인간성의 다각적인 측면을 긍정했음이라 풀이했습니다.
빨간색 초판 표지가 더 예뻤는데 나무위의 남작 읽고 기분 좆같아서 버린게 아쉽다
근데 선조들 3부작 중에선 제일 얕은 느낌이 좀 강하게 들더라. 선과 악 이분법의 문제나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나 분량 면에서도 그렇고 습작의 느낌이 들기도 했고. 남작은 좀 자제한 느낌이었고 난 역시 기사가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