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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은 엄청나다. 100페이지 남짓한 희곡인데 읽는데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다. 기본적으로는 바보온달,평강공주 설화를 재해석한 희곡이다. 하지만 상당히 다르다. 일단 원작 설화의 해피엔딩이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복수극, 특히 햄릿에 더 가까운 편이다. 실제로도 몇몇 소재(죽은 사람이 유령으로 나타남,유령이 살인자의 정체를 지시함)들은 햄릿에서 가져온 것 같이 느껴진다.


희곡의 중심 소재는 "꿈"이다. 온달은 어머니가 피투성이 시체가 되 있는 "꿈"을 꾸고 평강 공주 역시 어릴 적 꾸던 꿈 속에서 온달을 본다. 후반부에 평강공주가 온달의 유령을 보는 것도 자신의 꿈 속이다. 온달 역시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평강 공주로 추정되는 여인과 결혼해서 사는 꿈을 꿨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자신은 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온달의 어머니 역시 온달,평강 공주가 모두 죽은 다음에는 눈보라 속에서 홀로 아들이 곧 돌아온다는 꿈 속으로 빠져든다.

최인훈의 희곡은 토속적이라는 평을 받곤 하지만 정작 김동리,이문구 등의 토속성과는 다르다. 그 작가들은 농촌의 모습을 리얼리즘적인 방식으로 소설 속에서 재현하고자 했지만 최인훈은 이 희곡에서 그런 것보다는 설화의 형식을 빌려서 보편적인 환상과 꿈에 대해서 표현하고자 했다. 즉 이것 역시 신화를 가공한 모더니즘 희곡에 속한다. 최인훈의 희곡은 슬쩍 훑어봤을 때는 희곡 하나하나가 다 분위기,연출이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이 희곡의 제목인데 온달,평강공주 다 죽는 걸 보면 담긴 의미는 뭐.. 뻔히 알 거라 믿는다.

다음에 읽을 희곡은 기괴한 분위기의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다.


참고로 밑짤은 이 희곡의 마지막 대사이다 스포일러 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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