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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왜 의미 있는가: 속물 사회를 살아가는 자유 인의 나침반>은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느낌에 철저하게 갇힌 정신적 상황을 다룹니다. 그러한 경험과 상황은 속물 사회가 만들 어내는 망에 의해 크게 촉발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의 자기 가치감과 삶의 의미가 절하될 수밖에 없는 의미망에 갇혀 있을 때, 그러한 경험과 상황에 매우 취약하게 됩니다. 그 의미망을 논박했을 때, 우리는 겉핥기의 위로의 말이 아니라, 우리가 납득하는 바에 기초해 살아갑니다.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기질적으로 쾌활하고 명랑하고 늘 보람차다고 느끼는 사람이 던질 만한 질문은 아닙니다. 기질적으로 우울하고 소심하고 회의를 많이 느끼는 사람이 절실하게 던지는 질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답에 접근하는 방법을 모를 때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이미 질문 속에 답을 내려놓는 잘못을 범하게 됩니다. 즉, 삶은 무의미하다는 결론만을 그대로 반복하는 결과에 이릅니다. 그것은 논증의 출발이 속물 사회의 의미망 속에 오염된 채로 그대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오컴의 면도날로 불필요하고 오염시키는 가정들을 잘라내고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가치의 논리들을 따라갔을 때, 우리는 참여자로서 우리 삶의 실천과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자세에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가진 이유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한, 삶은 왜 의미있는가를 펴내면서, 트위터>

이한의 책 '삶은 왜 의미있는가'는 그가 시민교육센터(라 쓰고 그의 블로그라고 읽는다)에 올린 생활이야기를 모으고 삶의 의미에 대한 논증을 가필하여 나온 책이다. 근본부터가 일기장?인 만큼 주제에 벗어나는 사견이나 정치적 입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며, 삶의 의미에 대한 논증에 비해 삶의 궁극적 무의미 논증은 (답정너에 가까울 정도로) 빈약하게 다뤄진다.

위의 인용문에서 알 수 있듯 그는 기질적으로 소심하고 세상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다보니 자신의 삶의 의미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논증하고 나아가 사회 변화를 위한 '기꺼운' 노력을 당부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탈학교 운동으로 시작해 자유주의 헌법학자이자 노동자를 위한 변호사로 살아온 자신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일을 열심히 하거나 그만두는데에는 스스로의 성취감이나 다른 사람의 평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물론 칭찬이나 긍정적인 자극이라고 해서 꼭 좋기만 하거나 질책이나 부정적인 자극이라고 꼭 나쁜 것은 아니라서, 칭찬을 듣고 교만해져 향상심을 가지지 않거나 질책을 듣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칭찬과 질책이 어떻든 간에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다. 어른들의 단골 오지랖 주제인 취직이나 결혼만 해도 날 받아줄 회사나 애인이 있을 때나 통하는 것이지 혼자 구직과 결혼을 바란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뭐 내가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어른들 말마따나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라도 있던가?

그러나 이한에 따르면, 나 하나 노력한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으니 내 행복만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자기매몰의 관점, 세상을 바꾸기 위해 누구나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자기부정의 관점은 둘 다 비합리적이다. 부조리가 바뀌지 않더라도 정치에 관심가져야 할 이유가 있으며, 사회변화를 위한 노력이 꼭 자기부정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그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와 요구에 따라 자신의 삶을 내던지며 다른 사람들에게 억울함을 느끼기 보다는, 삶의 참여자이자 자유인으로서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가치에 근거해 삶의 계획을 세우면서 기꺼운 노력을 지속해나가기를 당부한다. 물론 변화가 더딘 일에서 가치를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에, '목적과 겨냥의 원칙'처럼 삶을 살아가는 요령도 덧붙인다.

그가 풀어놓는 삶의 요령들은 꽤 디테일하다. 어느 인지치료 책에서 본 것 같은 심리적 패닉 상태를 빠져나오는 요령도 있고, 이상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라던가 배움의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혼란스러움을 극복하는 방법과 같이 그의 오랜 경험이 깊이 묻어나오는 요령도 있다. (후자는 아예 '인생을 바꾸는 탐구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새 책이 나왔다.)

어쨌든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는데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둥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둥 세상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는 거지 꼭 잘 되는 일만 있겠냐는 둥 나 때는 더 힘들었다는 둥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고 비합리적이라는 둥 절실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둥 하는 주변의 오지랖과 자계서의 사탕발림에 지친 독자라면 일독을 권유한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