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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경 감상을 올리고
오늘 또 올릴까 말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뭐 대단한거 없는 일상적인 시에
뭐 대단한거 없는 일상적인 감상이라
이런걸 올려도 되나 싶었습니다.
하나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방금 말한 것처럼
시경은 대단한 철학, 어려운 단어들, 해석이 난해한 상징들이 있는 시가 아닙니다.
그냥 떠도는 민요들을 모아서(왕실 노래도 포함되어있지만) 책으로 엮은 것이 시경입니다.
아주 소박하고 감정을 진실되게 표현했기 때문에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중국 고전이라는 수식에 너무 거리감을 두시지 마시고 한 번 사셔서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국풍 - 주남
토끼 그물(兎罝)
촘촘히 짜인 토끼그물
말뚝 박는 소리 쩡쩡 울리네
씩씩한 군인은
나라의 방패구나!
촘촘히 짜인 토끼그물
언덕 위에 쳐져 있네
씩씩한 군인은
나라의 동반자구나!
촘촘히 짜인 토끼그물
숲속에 쳐져 있네
씩씩한 군인은
나라에 없어서는 안되는구나!
토끼를 잡는 그물을 보면서 나라를 지켜주는 군인을 생각하는 노래입니다.
토끼 그물이라는게 잘 연상이 안되는데요.
이런게 언덕, 숲에 쳐져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습니다.
밭에서 채소 농사를 짓는 농부가, 토끼한테 피해를 입자 그물을 쳐놓은 겁니다.
토끼를 잡아주는 그물을 보면서 적을 잡아주는 군인을 연상했지 않았을까요?
(이 책의 번역자는 군인의 남편이나 애인이 이 시를 썼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이 국풍에 실린 시들은 서주시대 말 ~ 동주시대 중기에 불려지던 것이라고 하니
혼란스러운 전국시대의 사회상과도 어느정도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시로 돌아가보면
군인은 나라의 방패요, 동반자요, 없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방패가 되어서 외적의 공격을 막아주고
국가의 흥망을 같이 하는 동반자이며
그렇기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입니다.
혹시 지속되는 평화로운 일상속에서 군인들의 존재를 잊고 사는 건 아니신지요?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평화는
국경에서 24시간 뜬 눈으로 지새우는 군인 덕이라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시경은 유교에서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한비자도 그의 책에서 시경을 말하였고 묵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야말로 모든 사상으로 흘러들어간 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양의 「일리아스」, 「오뒷세이아」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고 해도 될 것같습니다.
서양의 근본을 파헤치려먼 호메로스부터 시작하듯이
동양의 근본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시경을 읽어야합니다.
같이 읽읍시다.
근데 시경이 단순히 민요 모아 놓은 거라면 왜 그렇게 중요시 했던거임?
근본이니까
실제로 당시 제후들끼리 서로 만나면 시경의 시 한수를 서로 읊으면서 자기의 뜻을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외교에 필수적이었지요. 그리고 공자는 '감정을 일깨우고 사회를 살피게 하며, 인간관계를 좋게한다' 라는 이유로 시경을 권장하였습니다.
와.. 이 글 보니까 시경에 관심이 가네 글 참 잘쓰십니다 - dc App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은기뢰랑 관저편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