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이면 으레 있게 마련인 난독 시대를 나는 중학생 때에 보냈는데 그 무렵의 내 안목에 우리나라 작가에는 이광수만한 이가 없었고 나는 특히 《흙》을 제일로 쳤다. 그리고 빈농 맹한갑의 어머니가 뚝배기 대신 호박잎에 된장찌개를 끓이는 것이 ‘된장에 있던 구더기가 뜨거운 것을 피해서 잎사귀 가장자리로 기어 나오기 때문’이라는 데에 이르면 번번이 가슴이 떨리곤 했다. 나도 이광수가 《흙》을 쓴 나이가 되면 이 정도는 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으로 설레는 가슴을 누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아일보에 실렸던 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