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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는데, 꽤나 와 닿는 게 많다.
책 제목은 「산산조각 난 신」이고, 저자의 이름은 와타나베 기요시(渡辺清)이다. 작가는 만 15세의 나이에 해군 지원병으로 자원하여, '제국 해군'의 자랑이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함, 야마토의 동형함인 무사시 함에서 근무한 바도 있었다. 1944년의 레이테 만 해전에서 무사시가 격침되는 와중에서도 간신히 살아남았던 와타나베였지만, '현인신(살아 있는 신)'이라던 천황에 대한 숭배는 여전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저 원통할 뿐이었고, 세상이 잘못된 것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천황과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가 찍은 사진 한 장으로 바뀌었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천황은 전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결하던가,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퇴위와 함께 자신의 잘못을 국민 앞에 사죄해야만 했다. 그런데 전쟁 중 그렇게도 욕해 오던 미군 총사령관에게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러 간 것이나 마찬가지인 그 행동에, 그의 '충성심'은 눈 녹은 듯이 순식간에 소멸되고 말았다. 대체 그를 위해 싸워 온 우리는 무엇이 된단 말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워 왔단 말인가? 그러한 의문은 이윽고 천황에 대한 분노와 경멸로 바뀌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천황에 대한 충성이나 동정을 거두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여론과 언론도 여전히 천황에 대한 전쟁 책임은 교묘하게 회피해 나갔고, 이에 미국 측이나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도 교묘히 편승하여 나갔다. 와타나베는 그러한 세상에 의혹을 느끼기도 하고, 죽어간 전우들에 대한 죄책감과 트라우마로 수시로 악몽을 꾸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윽고 그런 천황에 대한 숭배를 아무런 의심도 없이 받아들이고, 아무 의심 없이 주입된 국가주의 교육에 따라 전쟁에 자랑스럽게 참여하였던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은 천황에 대한 빚을 청산한다는 의미에서, 자기 자신이 4년 가까이 받아온 해군에서의 급여와 지급된 군용 보급품 대금을 천황에게 보내는 편지에 우편환으로 동봉하여 부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 책의 저자는 초졸(정확하게는 심상소학교 고등과 졸업인데, 이는 오늘날 1:1 대응은 안 되지만 초졸과 중졸의 중간 정도 학.력이다) 에 불과하지만, 스스로 체험하고 깨달은 경험으로 얻은 결론은 보통의 지식인 이상이라 볼 수 있다. 어설픈 지식만 얻고 자신의 주관이 없는 자들은 때때로, 그리고 매우 자주 세상에 영합하여 권력자에 빌붙어 곡학아세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스스로 국가주의에 세뇌되었던 과거를 통렬히 뉘우칠 줄 알고, 그렇게 행동해 왔던 작가는 훌륭하다 할 만하다.
그리고 이런 국가주의 세뇌가 과연 비단 제국주의 일본에만 있었던 것인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70년 전의 케케묵은 내용이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통렬한 교훈을 주는 내용이라 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이 책에서 제일 와 닿는 장면이었음. 마지막에 자기가 해군에서 받은 월급과 보급품 값을 부치는 장면이랑 함께.
- dc official App
신이 기독교의 갓이 아니라 덴노였구나.. 오호
말 그대로 신이었던 천황이 신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한 병사의 사고 전환 과정이져 ㅇㅇ - dc App
천황이 할복 ㄷㄷ 근데 일본 역사 중에 덴노가 할복한 적이 있었음?
내가 알기론 없음. 안토쿠처럼 물 속에 수장되거나, 섬에 유폐되서 죽은 경우는 있지만 - dc App
천황을 신으로 여기는것에 많은일문학작가들이 좆같다고 환멸만 느껴진다는 언급많던데
근데 함부로 얘기하면 좆되서 어지간하면 안 건드리자너 - dc App
천황 하면 아직도 맨발의 겐이 생각나네. 거기 주요 인물도 천황하면 이를 갈던데. - dc App
전쟁을 직접 겪어본 사람 중엔 그런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