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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5년의 리스본 대지진은 엄청난 재앙이었다. 11월 1일, 만성절. 한창 미사중이던 오전 9시 40분경, 엄청난 진동이 리스본 시내를 휩쓸었다. 여기저기서 건물이 무너지고, 그대로 매몰된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화재를 피해 물가로 피신한 사람들은 곧이어 다가온 쓰나미에 휩쓸려 희생되었다. 리스본 구 시가지의 2/3 이상을 파괴한 재앙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

여기에 후에 폼발 후작으로 불리는 카르발류가 포르투갈의 구원자로 나섰다. 우왕좌왕하는 왕실과 신하들 앞에 나서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죽은 자는 묻고, 산 자에게는 먹을 것을 주어야 합니다."

치안을 철저히 유지하여 백성들을 안정시키고, 주위 나라에 구호를 요청하여 재건 사업에 나선다. 이때 내진 구조를 고안하여 모든 리스본 시내의 신축 건축물에 이를 적용시킨다. 귀족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건축 양식을 이로 통일시켰으며, 한편으로는 체계적인 질문으로 이루어진 설문 조사를 통해 지진의 피해를 과학적으로 조사하기도 하였다. 이 기록 덕택에, 지진계도 없던 시절의 지진임에도 오늘날 지진 연구가들은 이 지진의 규모와 그 피해 정도를 비교적 정확히 추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지진은 철학적으로 큰 논쟁을 불러온 사건이기도 하였다. 교회에서 미사를 드리던 이들은 대부분 죽었는데, 정작 집창촌은 지진 피해에서 상대적으로 무사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 지진이 '하느님의 뜻'인가? 만약 그렇다면 신의 심판이 정당했는가? 신은 존재하는가? 악의 문제와 같은 해묵은 철학적 논쟁이 새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교권에는 큰 타격을 입혔으며 계몽주의 사상가들에게는 일용할 양식을 남긴 사건이기도 하였다.

이래저래 단순한 대지진이라기엔 포르투갈에, 그리고 전 유럽에 엄청난 영향을 준 사건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은 리스본 대지진의 전후 사정을 살펴 이러한 내용을 잘 기술함으로써, 이 사건의 역사적 의의를 잘 나타내고 있다. 단순히 이야깃거리로서, 흥미 위주로도 재미있는 책이므로 관심이 있다면 한번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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