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낡아빠진, 듣기만 해도 항마력이 요구되는 비유를 쓰고 싶진 않지만 이보다 독서의 본질을 잘 설명해주는 말도 또 없는 거 같다

나도 어릴 땐 '책 편식' 강박에 많이 시달린 편이었다. 고전, 현대소설, 역사, 철학, 과학 등 책은 골고루 읽어야 된다는 생각에 뭔가 전투적으로 독서를 했던 거 같다.

맛대가리, 그러니까 재미가 없어도 남는게 있겠지.. 혼자 자위하며 꾹 참고 빻아터진 대가리에 꾹꾹 밀어넣던 책들도 많았지.

근데 요즘 와서 생각해보면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다.

음식도 자기가 좋아하는 거 맛있게 만족스럽게 먹고 다른 부분은 운동이나 영양제로 보충하면 되는 것처럼 독서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굳이 취향에 안맞는데 남들이 좋다고 해서, 필요하다고 해서 억지로 읽으면 책이나 독서 자체에 경도되거나 종속되게 되는 거 같다

내가 책을 읽는게 아니라 책이 나를 삼키는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굳이 남들과 취향이 다르거나 대다수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에서 나는 그러지 못하다고 실망하지 말고 좋아하는 책 많이, 실컷 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