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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책. 많은 사람들이 그를 문화인류학자라고 오해하지만, 동시에 그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전공이 생리학이라는걸을 알고 있기도 할 것이다. <총균쇠>나 <제3의 침팬지>와는 달리 그의 전공과 관련된 인간의 성 생활 및 성 생태에 관한 책이다. 막상 읽어 보면 야 이거 완전 진화생물학 아니냐? 하겠지만 진화를 빼고 설명하는게 불가능한 주제라는 점에서 당연하단 생각이 들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다른 책들처럼 굉장히 재미있고 읽기 쉬워 보인다. 대놓고 나 재밌지? 나 위트있지? 뻐기는 듯한, 닳고 닳은 느낌을 주는 책은 아니지만(빌 브라이슨이 딱 이런 타입이 아닐까. 물론 나는 그의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 읽다보면 큰 주제에서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씨익 미소짓게 만드는 부분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다. 굉장히 능숙한 웨이터의 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편안하다. 내용도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쭉쭉 쉽게 읽힌다. 여기에는 판형이 작다는 점 또한 큰 지분을 차지한다. 197x127 사이즈의 손에 딱 잡히는 크기의 책이다. 사이언스 북스에서 나온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출판사의 소개에 따르면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는 "대우주를 다루는 처문학에서 인간이라는 소우주의 핵심으로 파고드는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들과 기초과학의 핵심 지힉들을 알기 쉽게 소개"한 영국 오리온 출판 그룹에서 출판한 과학 교양서 시리즈다.. 또한 머릿말에 "이 책을 쓰도록 권유한 존 브록만에게 감사한다"는 말이 있는걸로 보아, 추측건대 존 브록만의 엣지 재단에서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를 펴낸 것 같다. 위험한 생각들도 굉장히 재밌게 읽고 있는 입장에서 존 브록만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 섹스의 진화. 굉장히 노골적인 제목이다. 원제는 Why is sex fun?The evolution of human sexuality이다. 원제든 한국어판 제목이든 눈이 한 번 더 가고 이유없이 솔깃할 수 밖에. 왜 섹스가 이렇게나 재밌어서 직접 하지 않아도, 남들이 하는걸 모니터 너머로 보기만 해도 온 몸의 피가 사타구니 사이로 몰리는 걸까. 한창 혈기왕성한 청소년이든 어쩌다 한 번 세우기 위해 처방전이 필요한 뚱보 아재든 엄청나게 궁금한 주제다. 책 전체에서 왜 인간은 섹스에엄청난 쾌락을 느끼는가에 대해 서술하지는 않는다. 사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왜 인간은 사시사철 평생동안 섹스를 하는가?"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물론 사시사철 평생동안 섹스를 하는 이유가 재밌어서기는 하지만. 사실 섹스는 동물들에게 있어 상당한 정도의 에너지와 시간을 소비하게 만든다. 이는 생존에 있어 불리해 보이기까지 한다. 수컷이 정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비용을 필요로 한다. 돌연변이로 인해 정자의 생산이 줄어든 개체는 일반적인 수명보다 더 오래 산다는 점이나 스님들의 평균연령이 일반 남성들보다 더 높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설명이다. 또 섹스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먹으를 구하는데 쓸 수 있다거나 섹스하는 행위 자체가 동물이 가장 약해지는 순간 중 하나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이렇게 명백한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섹스라면 사죽을 못 쓰는데는 이를 상쇄할만한 이점이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이런 점들을 지적하면서 논의를 이끌어 나간다.
- 책의 제목에 맞는 내용은 4장에 나와 있다. 저자는 결국 섹스가 재미있는 이유, 다시 말해 우리가 섹스를 하면서 쾌락을 느끼게끔 진화한 이유를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다. 체내수정과 배란신호의 부재. 이 둘의 혼합에 의해 인간은 언제든 섹스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섹스에서 엄청난 쾌락을 느끼게 진화했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는데에 두괄식이나 미괄식 구성을 사용하지 않는다. 여러 학설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각 학설들이 어떤 면에서 공격을 받고 논파되었는지 알려준다. 특히 상반되는 두 학설의 예를 들면서 둘 중 한 쪽으로 독자들의 몸을 기울게 만들지만 종국에는 두 학설이 모두 파기된다. 결국 받아들일만한 또 다른 학설은 마지막 부분에서야 알 수 있었다. 이런 구성은 굉장히 재밌어 보이기도 하지만 한 번 집중력을 놓치게 되면 쉽게 따라갈 수 없을만큼 복잡한 것도 사실이다. 단순하지 않은 연구 결과나 4장에서만 등장하는 표, 다른 영장류와의 비교 연구 때문에 4장만큼은 한 번에 쭉 내려가는 내용이 아니다. 다만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가 담겨 있는 꼭지인 만큼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기쁘게 읽을 수 있었다. 4장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꼭지들은 전술했다시피 재밌고 쉬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흥미가 덜한 것도 아니다. 가령 '남자는 왜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가?', '엄청난 덩치의 고릴라의 성기가 3cm, 오랑우탄의 경우 4cm인데 비해 인간의 성기는 왜 13cm까지 커지는가?', '폐경은 왜 존재하는가?' 같은 주제는 이목을 확 잡아 끌 뿐 아니라 그 설명 또한 비교적 단순하고 간단하다. 4장과 같은 복잡한 설명이나 상반되는 학설은 등장하지 않는다.
- 평소 진화생물학 책을 읽다 보면 진화 생물학 자체가 그렇지만 인간에 대해 설명할 경우에는 특히 무언가 부족해 보일 때가 많다. 화학이나 물리학처럼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다 보니 절대적인 확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에 사후적인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설령 특정한 사례에 예측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그 것만으로 이론이 옳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감상도 비슷하다. 저자도 밝히다시피 가장 친숙해 보이는 인간의 성적 기구 역시 아직도 풀지 못한 진화론적 의문으로 가득차 있다. 책을 읽을 당시에는 그저 끄덕이기만 하다가 다 읽고 나서 이런 소회를 밝힌다는 것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이 책이 나의 의문을 다 풀어주지는 못한게 사실이다. 다만 그 이유가 저자의 전공이나 책의 적은 분량 때문에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동시에 나는 계속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작품이 나온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테지만, 가까운 미래에 비슷한 내용을 다룬,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를 읽어 나의 모자람을 채우고 싶다는 점도 밝혀둔다.
깔끔한 후기 ㅊㅊ
오 잘썼네 쉽게 잘 읽었다
빌브라이슨 류이군ㄱㅅ
오 이거 살까 말까 고민중이였는데 구입ㅎㄹ까
책 디자인 괜찮네
끌쓴이답지않게 깁ㅍ게 안들어가나보넹
책 소개와 감상이 적절하게 배치된 좋은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