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1926.08.04) - 맞춤법 보정
자유가 현대의 특색이라 하면 언론은 현대인의 권리다. 언론이 없는 곳에 자유가 없고 자유가 없는 곳에 노예는 있고 금수는 있을는지 알 수 없으나 인간은 없다. 자유라는 의의에 대하여 여러가지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은, 그 사회의 공정한 질서정당한 안녕을 해하지 아니하는 개인의 행동은 그대로 허락되어야 한다는 것이 적어도 이상으로는, 정의감으로는, 이미 감정을 지난 공리이니 현대인의 특색이라 할 것이다. 현실에 있어서 그 이상과 관념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정도는 다를지라도, 즉 국정과 사회의 형편에 따라 제도화되고 현실화되는 정도는 실로 다종다양의 차별이 있지만은, 그러한 이상을 즉 모든 사람의 자유를 시인하고 자유를 존중하는 점에 있어서는 별로 이의가 없나니 자유는 현대인이 가지는 윤리관의 중심이오 국가행정의 요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자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언론인 것은 다시 노노할 필요도 없다. 인민의 자유를 무시하는 정치는 현대에 있어서 존속할 윤리적 근거를 상실한 것과 같이 언론의 자유가 없는 정치는 현대인의 식견이나 양심과는 도저히 합치될 성질이 없다
이천삼백만이나 사는 조선인에게 자유를 존중하는 정치가 실행되고 있는지 또는 없는지, 그는 오인(吾人)이 이에서 다시 논평할 자유가 없거니와 과심하게 위압하는 언론정책에는 그대로 묵과할 수가 없다. 조선에서 새삼스럽게 언론의 자유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조선인도 인간의 자신이 있고 인간의 감정과 이지가 있다. 그러므로 언론의 가치에서 우리의 감정과 이지를 분리시킬 수가 없다. 언론이 강압을 당하고 무리한 처분을 당할 때에는 우리가 다못 현대에서 생활하는 인간으로의 격동되는 의분과 불만을 가질뿐 아니라 언론에 직을 두고 그 사명을 위하여 자각하는 바를 지키는 이상 최근 조선 언론계에 가하는 총독부 당국자의 고압책에는 진실로 참기 어려운 불만불평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물론 이러한 불만과 불평을 말하는 우리 조선인의 행동이 그네들에게 조선을 다스리는 책임자에게 어느 무슨 미동이나 파급함이 없는 줄도 잘 안다. 조선인의 말과 조선인의 불평은 오직 조선인의 심해(心海)에서 격노할 뿐이오 그 범위가 조선인의 심해(心海)를 벗어나지 못할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인 고로 적어도 우리 자신은 인간인 줄을 확신하는 고로 이 대우에 분노를 어찌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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