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3o9yNvGCYe4





열차에서 곧 내릴 준비를 하는데


자계서로 추정되는 제목의 책을 읽는 한 여자분이 보였다.


뒷모습만 봐도 설레게 만들었다.


엄청 아름답거나 우아한 유형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내 곁에 자연스럽게 다가와서 "독붕쿤, 오늘은 무슨 책 읽어??" 라고 물어볼 것 같은, 부담감 없는 편안한 느낌으로 보였다.


나는 그 여자분에게 다가가 "무슨 책 읽으세요?? 자계서 좋아하세요??" 라면서 접근하려고 했지만


그 순간 열차의 출입문 근처에 설치된 자판기 유리창 너머로


내 얼굴이 희미하게 비쳐보였다.


누가 봐도 저건 독붕이 오브 독붕이다 싶은 이미지.


저 여자분께 다가갔다간 철도 경찰들에게 당장이라도 제압당할 것만 같은 가방 안에 책을 잔뜩 짊어진 모습.


그렇게 많은 생각들이 짧은 시간 동안 떠오르는 사이에


여자분께서는 열차에서 내렸고


나와는 다른 방향의 출구로 떠나버렸다.


나도 내 갈 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내게는 책이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스스로를 달래보려고 하지만


내면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