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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배경지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이게 재밌어?”라는 평가나 혹은 “존나 재밌네.”라는 평가가 나올 것 같다. 특히 발자크가 이 소설을 빨아줬다는데 그럴만했다. 집요하게 묘사가 많다. 소설을 즐기는데 배경지식이 많이 요구된다. 많이 봐줘서 그리스로마신화와 셰익스피어의 주요작품들을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저작들을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다.


1. 셰익스피어 주요작품
2. 그리스로마신화
3. 서양사
4. 돈키호테와 중세기사 문학작품
5. 성경


소설을 감상하기에 앞서, 우선 출판사의 소개글을 읽고 간략하게 어떤 소설임을 알고 도전하길 바란다. 대충 어떤 내용이구나라고 감이 잡힌 사람도 이 책의 200p까지의 내용을 버티기 힘들 것이다. 정말 이 작품을 꼭 이해하려면 많이 양보해서, 셰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서 나오는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이야기의 내용을 알아야 이 소설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00p가까이 서간체로 진행이 되는데, '달베르'라는 인물이 친구에게 미인의 탐구에 매달리는 번민과 묘한 심리에 대해서 털어놓는 내용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편지를 받는 사람의 입장이면 참 곤란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신화속의 인물과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묘사를 보며, 문체가 아름답다고 느꼈다. 결말을 보고 나면 앞서 200p에 가까운 편지내용을 쓴 달베르가 왜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진행 중에 ‘달베르’와 ‘로제트’와 '테오도르'와 '로제트'가 주고받는 대화가 나오는데, 이 대화가 희곡의 극본을 읽는 느낌을 준다. 후에 실제로 테오도르와 로제트가 '뜻대로 하세요' 연극을 하는데, 이 장면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장면이다.

대략 200p에 가까워지면 작가도 미안한지 일반적인 소설의 전개로 바꾸겠다는 암시를 준다. 여기서부터 ‘테오도르’와 ‘로제트’의 일화로 전개된다. 로제트는 테오도르를 사랑해서 계속 구애하지만, 테오도르는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로제트에게서 계속 도망친다. 후에 전개로는 시간의 순서대로 전개되다가 갑자기 테오도르의 과거 일화가 나오면서 테오도르의 정체가 밝혀진다. 테오도르가 왜 로제트의 사랑을 받아줄 수 없었는지 알 수 있다.


전개에서 두 명의 인물이 번갈아가면서 각자의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데, 이 편지를 쓴 인물들이 누구인지는 서서히 드러난다. 이 내용 전에 테오도르의 시종에 대한 일화가 나오는데 두 인물이 각자 친구에게 편지를 주고받는 내용이 번갈아가면서 끝나면 이 일화에 대한 떡밥회수가 기가 막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개가 거듭될수록 작가가 앞에 떡밥을 푼 것을 회수하는데 앞에 200p를 읽으며 지옥을 맛보다가 점점 재미있어지자 그 재미가 몇 배는 증폭된 기분이 들었다. 약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는 봐줄만하다. 특히 당시 사회에 존재하는 여성의 종속성을 꼬집으며, 비판하는 내용이 일품이다. 나는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온전히 ‘나로서 존재한다.’라고 선언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갈등의 해법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었다. 결말 직전의 내용에서 이 소설도 뻔하게 끝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말을 보고 나의 생각이 달라졌다.

'모팽 양'을 읽은 후에는 오스카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테오필 고티에가 유미주의(탐미주의)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고, 실제로 읽어보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많이 떠올랐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어본 사람이면, '모팽 양'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P417

이제 난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또 아름다움을 이해해. 내가 입고 있는 남자 옷은 나를 여성으로부터 분리하고 모든 종류의 경쟁심을 지워주었어. 그래서 누구보다도 여자를 잘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이미 여자가 아니야.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지. 또한 정욕에 눈이 멀어 마네킹을 신상으로 보는 일도 없을 테고, 냉철하며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아. 내 입장은 완전한 중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