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더니즘 소설은 피츠제럴드나 헤밍웨이, 그리고 마이너하지만 도스 패소스처럼, 미국의 1920-30년대를 묘사하고 담은 시대의 거울이기도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이러한 미국 모더니즘 스톤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또다른 스톤, 할리우드와 아메리칸 드림 스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1903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나탄 와인스타인은 어릴 적부터 꽤나 소심하고 학교에서 낙제로 옮기는 등 꽤나 방황을 한다. 유대인이란 이유로 묘하게 따돌림을 경험하는 등의 일도 겪으면서 그는 어찌되었든 그럭저럭 중상충이라 대학에 가지만, 거기서도 공부는 뒷전에 던져두고, 주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특히 그는 당대 미국 리얼리즘을 경멸하면서 훌륭한 모더니즘 꿈나무로서의 자질을 보였고, 특히 그 당시부터 붐을 일으키던 초현실주의에 심취한다. 거기에 기독교나 신비주의에도 심취했는데 그의 소설들 속에서도 은근히 군대군대 나온다. 대학 졸업 직후 몇 개월 동안 파리로 가서 머물면서 이제는 그의 새로운 이름이 될, 나타니엘 웨스트로 개명도 하지만, 곧 돌아올 수밖에 없게 된다.
왜냐면 이제 192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가족의 사업도 조금씩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대공황이 터져버린다.
나타니엘 웨스트는 주로 호텔에서 야간 매니저로 일하면서 작가로서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이 시기, 그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미스 론리하트>를 대공황을 보내면서 써내려가고 있었다.
물론 그 이전에 초현실주의 소설 <발소 스넬의 꿈의 삶>을 출간하지만 500부만 찍고 망했다.
<뉴욕 포스트-디스패치의 미스 론리하트는 (문제가-있으신가요? -상담이-필요하신가요? -미스 론리하트에게-편지하시면-그녀가-조언을-드립니다)는
그의 책상 앞에 앉아 흰 판지를 내려다보았다.>
<미스 론리하트>는 오늘날까지 나타니엘 웨스트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그의 진가를 발휘하는 대공황을 배경으로, '미스 론리하트'라는 상담 여성을 연기하며 여러 대공황 시기 사람들의 고민에 대한 따분한 답을 주는 남성의 단편적인 일상들을 보여주는 표현주의적 블랙 코미디였다. 거기에 그가 관심있던 신비주의를 쓰까는척 냉혹하게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냉혹함까지.
나타니엘 웨스트는 오늘날 독한 블랙코미디와 냉혹한 풍자로 이름 높은 작가다.
그리고 이 시기는 누구에게나 냉혹한 대공황 시기다.
"쫄딱 망했다 시빠들아!!"
그의 <미스 론리하트>도 망했지만, 그는 그래도 인맥들을 나름 얻을 수 있었고, 많은 작가들이 이 시기 그랬던 것처럼, 할리우트 코인을 타는 상상을 한다.
할리우드로 가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나타니엘 웨스트가 참여할 수 있던 것은 기껏해야 b급 영화들 뿐이었다.
이러한 시기, 그의 3번째 소설 <거금 100만 달러>를 발표한다.
짧게 짧게 쓴 이 소설은 일명 호레이쇼 앨저 소설이라 불리는 미국식 아메리칸 드림 소설 시리즈에 대한 냉혹한 풍자였다.
호레이쇼 앨저 소설은 대충 판에 박힌 가난한 소년의 자수성가를 통한 자계서식 성공스토리 소설 시리즈라고 보면 된다.
냉혹한 웨스트는 그런 시리즈를 참혹한 실패담으로 바꾼 블랙 코미디를 내놓았고, 역시 망한다.
하지만 할리우드 생활을 하면서, 대공황을 겪고, 아메리칸 드림 같은 건 개 같은 허상이란 걸 뼈저리게 깨닫고 있던 나타니엘 웨스트는 그의 4번째 소설을 집중해서 쓰기 시작한다.
역시 오늘날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메뚜기의 날들>.
할리우드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천하려는 이들의 실패를 다루는 냉혹한 블랙코미디 소설이다.
물론 망했다.
아무튼 웨스트는 할리우드 코인을 계속 꿈꾼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피션>의 시나리오를 제출하기도 하지만, 빠꾸먹는 등 딱히 잘 풀리진 않지만.
그러다가 1940년 12월 22일, 아내와 함께 잠깐 멕시코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던 도중 교통사고로 아내와 함께 37살의 나이로 사망한다.
공교롭게도 전날인 12월 21일엔 그와 함께 할리우드 코인을 꿈꾸면서 작가로서 친구사이였던 우리의 피츠제럴드가 급사했다.
이후, 피츠제럴드와 비슷하게, 웨스트는 1940년대 후반부터 일단 프랑스에서 조금씩 알려지더니, 50년대엔 미국에서 그의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재평가받고 알려지면서,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등과 함께 미국 모더니즘 소설가의 대표로서 평가되기 시작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할리우드 실패담을 다룬 <메뚜기의 날> 등의 소설들은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되는 등 사후재평가를 독톡히 받았다.
오늘날까지 해럴드 블룸 등의 평론가들에게도 이 시기 대표적 미국 소설가로 평가받고, 무엇보다 아메리칸 드림의 실패와 허상을 풍자하고, 독한 블랙 코미디의 대표자로서 평가받는다.
여담으로, <메뚜기의 날들>의 주인공 중 한 명의 이름은 '호머 심슨'인데, 심슨 가족의 원작자가 자신의 아버지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도 있고, 이 소설에서 심슨 가족의 호머 심슨의 이름을 가져왔다고 원작자가 말하기도 해서, 호머 심슨의 이름의 유래 중 하나기도 하다.
아무튼 생전엔 망했지만, 오늘날 한국에서도 그의 소설 전집은 소개되었다.
이것이 미국 모더니즘의 할리우드 스톤을 담당하는 나타니엘 웨스트의 이야기였다.
"모더니즘은 돌아온다."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 20세기 최고 시인 예이츠의 환상록과 자서전 읽으쉴?
- <율리시스>는 어떻게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는가?
- 위대한 피츠제럴드 (1), (2)
- 토끼공듀의 삶
- 만델스탐의 노래
- 악어들의 거리
- 독일인이 오리라
-머피를 기다리며 (1)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 (2) 계승하는 중입니다 (3) 계속한다, 계속할 수 없다, 계속해야만 한다
-저주받은 상징주의자들 (0) 저주받은 시인들 (1) 세계는 한 권의 책을 위해
-스탈린 동무 살려주시게! 내가 번역도 해주지 않았던가?
모더니스트의 선조들
해럴드 블룸...또 너야?
메뚜기의 날 재밌더라
피터 게이 생각 나
항상 잘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