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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라는 작가는 친일파로 빠졌지만 그걸 떠나서 무정은 한국의 역사에 길이 남을 최초의 근대소설이라는 상징을 차지한 인물이고 언젠가 한번쯤은 읽어는 봐야겠다, 싶었는데 부대 도서관에 있길래 읽어보았습니다.
최초의 감상은, 도저히 1910년대 작품이라고는 상상도 못할만큼 세련된 작품이라는 점(물론 한자를 한글로 고치는 등의 노력은 있었겠지만)이었습니다. 정말로 내가 어려운 소설을 잘 읽어서 쉽게 느껴지는, 그런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어려운 고유어들과 과거의 소설 답게 어쩔 수 없는 사상의 넓이의 한계, 진한 사극체를 제외하면 요즘 나오는 현대소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글 자체가 세련되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오로지 잔혹하기로만 묘사됬던 일제시기에서 그런대로, 근근하게 뭔가 뚜렷한 답은 없지만 그냥저냥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의 놀라움,,,
일제의 시기 하면 무조건적으로 묘사되는 독립이라는 주제가 결여되어 그냥 저냥 먹고 살아가는, 심지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믿는! 상상도 하지 못할 놀라운 묘사가 곳곳에 존재했습니다.
다른말로 말하면 이것은 이광수가 친일로 빠진 이유겠지만,
항상 어떤 편견에 빠지지 않고 살아가자고 결심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일제를 긍정적인 삶으로 묘사하는 작품을 보게되고 그러한 것을 상상하게 된것은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뭐, 조금더 깊게 파고들자면 1910년대는 3.1운동 이후 국내에 독립열풍을 사그라들기 위해서 일제가 유화책을 쓰던 시기고 딱히 전쟁도 일으킬 생각 없었기에 착취와 억압이 잠깐 덜해졌을뿐 이후 20년대 들어서서 개판이 되었겠고 이것이 한국인의 기억속에 가장 깊게 뿌리박힌 일제의 기억이겠지만요)
물론, 이렇다고 해도 무정은 현대에 사는 사람들이 읽을 정도로 사상적인 깊이도, 글의 세련됨도 그리 좋지 못합니다. 작품내 사상도, 논리의 전개도 어디까지나 당시 글치고는 세련되었다지 지금으로서는 보면 으휴 틀딱 이런 생각이 바로 튀어나올겁니다. 특히 결말의 뜬금없는 과학드립은,
여기에 괜히 작품의 내용에 대한 점을 안적은 게 아니라 정말로 적을거라면 깔거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근현대사는 무정을 전후로 나뉜다고 말할정도로 무정이라는 작품이 가지는 상징성은 파고들면 들수록 클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오로지 무정이라는 작품을 읽는다는 생각이 아니라,
한국 근대 소설의 시작을 알린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를 생각하면서,
그것 자체는 현대에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로 유물로 전해져오는,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재와 같은 것을 감상하는 마음으로, 외부에서 부여된 가치가 작품 그 자체의 가치를 넘어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마음을 갖는다면 한번쯤은 무정을 읽는 것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이라 그런지 별로 글도 안써지네 머리 굴릴겸 해서 글적었음. 어디서 들었는데 이렇게 추상적인 감상을 구체적인 글로 정리하는 것이 활발한 두뇌활동이라고 하더라고 당장 웩슬러 지능검사에 공통성이 있는 것만 봐도,,,,, 이렇게 책은 좋아하지만 국어 문법은 저엉말 공부하기 싫다 ㅠㅠ
무정 그 극심한 자국 비하. 그러니 그 새끼가 친일파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