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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원래 '돈 카를로스'나 '햄릿' 같은 극작품을 읽을 때는 '왜 이렇게 말을 어렵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인데, 가령 스핑크스를 '저 어두운 노래를 부르는 암캐'라고 표현한다든지, 신전을 '예언하는 델포이의 바위'라고 한다든지... 그 당시 그리스인들도 못 알아들었을 표현 같은데.
그런데 오히려 이런 문체가 오이디푸스를 향한 테이레시아스의 분노 섞인 예언을 훨씬 가슴 섬뜩하고 긴장감 있게 만드는 데에 일조했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두 눈을 저주하며 내린 말은 천박한 단어 하나 없는데도 문장 하나하나가 비수가 되었다. 비문학과 구별되는 문학의 장점은 문장을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인데, 확실히 체험하게 해주었다. 그러면서도 긴박감이라든지 슬픔 같은 극 중 분위기 역시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어떻게 이런 극을 쓸 수 있었을까?
내용의 치밀함도 감동 깊었다. 극 중 인물들 모두가 신의 예언이 틀렸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틀릴 거라고 오만하는 동안 독자인 내가 느낀 탄식. 모두의 손가락이 결국 한 곳을 가리키게 되고 그들이 오만했음을 그들 스스로 깨닫게 되는 순간이 도래하고 말 것임을 미리 알고 있는 상태로 관찰하는 느낌. 소포클레스가 이 점을 미리 염두하고 극을 썼는지, 아니면 진정한 명작은 '스포일러'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다시금 증명된 것인지... 현존하는 소포클레스 비극 중 단언 백미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운명을 직시하는 예언자도 예언을 내리려고 들지 않고, 자신을 산에 두고 왔던 목자도 사실을 말하길 꺼리고, 진실을 깨달은 아내이자 어머니도 '출생이 뭐가 중요하냐며 이제 그만두자'고 만류할 때 오이디푸스는 화를 내며 고집을 부려 끝끝내 자신의 운명을 인식해버린다. 혹자는 신체의 안위 대신 정신적 고결을 중시한 면모로 인해 오이디푸스가 비극의 진정한 주인공 자격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나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진실을 추구하는 정신,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를 오롯이 감당하고 짊어지겠다는 자신감, 이것은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끌리게 되는 유혹이니까. 끝끝내 진실에 치이고 마는 오이디푸스를 보며 '굳이 저래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내뱉은 말이 자신만 비켜가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가 스스로의 처분을 내리는 모습이, 이미 가혹한 운명이 주어진 상태에서 인간이 어떻게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다.
결론은 꿀잼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진작 읽을걸
황정민이 오이디푸스 역할 맡은 연극 작년에 했다던데 또 하면 보러 가고 싶음
그런데 오히려 이런 문체가 오이디푸스를 향한 테이레시아스의 분노 섞인 예언을 훨씬 가슴 섬뜩하고 긴장감 있게 만드는 데에 일조했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두 눈을 저주하며 내린 말은 천박한 단어 하나 없는데도 문장 하나하나가 비수가 되었다. 비문학과 구별되는 문학의 장점은 문장을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인데, 확실히 체험하게 해주었다. 그러면서도 긴박감이라든지 슬픔 같은 극 중 분위기 역시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어떻게 이런 극을 쓸 수 있었을까?
내용의 치밀함도 감동 깊었다. 극 중 인물들 모두가 신의 예언이 틀렸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틀릴 거라고 오만하는 동안 독자인 내가 느낀 탄식. 모두의 손가락이 결국 한 곳을 가리키게 되고 그들이 오만했음을 그들 스스로 깨닫게 되는 순간이 도래하고 말 것임을 미리 알고 있는 상태로 관찰하는 느낌. 소포클레스가 이 점을 미리 염두하고 극을 썼는지, 아니면 진정한 명작은 '스포일러'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다시금 증명된 것인지... 현존하는 소포클레스 비극 중 단언 백미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운명을 직시하는 예언자도 예언을 내리려고 들지 않고, 자신을 산에 두고 왔던 목자도 사실을 말하길 꺼리고, 진실을 깨달은 아내이자 어머니도 '출생이 뭐가 중요하냐며 이제 그만두자'고 만류할 때 오이디푸스는 화를 내며 고집을 부려 끝끝내 자신의 운명을 인식해버린다. 혹자는 신체의 안위 대신 정신적 고결을 중시한 면모로 인해 오이디푸스가 비극의 진정한 주인공 자격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나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진실을 추구하는 정신,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를 오롯이 감당하고 짊어지겠다는 자신감, 이것은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끌리게 되는 유혹이니까. 끝끝내 진실에 치이고 마는 오이디푸스를 보며 '굳이 저래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내뱉은 말이 자신만 비켜가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가 스스로의 처분을 내리는 모습이, 이미 가혹한 운명이 주어진 상태에서 인간이 어떻게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다.
결론은 꿀잼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진작 읽을걸
황정민이 오이디푸스 역할 맡은 연극 작년에 했다던데 또 하면 보러 가고 싶음
돈키호테 완독하고 바로 읽어야지 ㄱㅅㄱㅅ
헤헤
오 마침 이거 읽고 있었는데 반갑네 ㅋㅋ
신의 예언이란 게 그리스에서는 피하려고 하면 또 어떻게든 그 피하려는 행동에 의해 이루어지고 마는 답정너 같은 존재라... 거기에 휘둘리는 인간의 고뇌가 느껴짐 - dc App
그니까 ㅋㅋㅋ 오이디푸스가 양부모 곁을 안 떠났어도 그 신탁 내용대로 됐을 게 눈에 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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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2400년 전 작품이라니 호달달
이게 어떻게 그 옛날 시대 이야기일까 감탄하게 됨. 플롯 구성력이 진짜 미친 수준.
나도 줄거리만 알았을 때는 그렇구나 했는데 직접 읽으니까 너무 재밌었어
오이디푸스 왕은 ㄹㅇ 지금 읽어도 신선함 오이디푸스 3부작 마저 읽자구~
오홍홍 조와요 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