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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끝까지 읽고 처음 느낀 인상은,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려는 사람에게 추천하기 좋은 책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음.
책 자체가 고고학에 대해 문외한인 기자 말론이 여행하면서 겪은 일을 쓴 기행문이라 말론의 시선을 따라가기만 해도 공룡이 나오는 등 풍부한 상상력을 즐길 수 있었고,
말론 역시 과학 혹은 고고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독자가 주인공에 대해 몰입하기도 쉬웠음. 글 자체도 읽기 쉽고 부담없이 잘 쓰기도 했고
괴팍한 챌린저 교수와 시니컬한 서멀리 교수, 모험광인 존 경과 열성적인 말론으로 구성된 탐험대의 캐릭터성도 돋보여서 재미있는 상황이나 만담도 잘 연출되기도 했음.
단점은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해야겠지만,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되게 강함. 로빈슨 크루소는 양반일 정도임. 과장 좀 보태면 흑인은 충직하고, 인디오는 기회주의적이며
야만인들은 개새끼들임. 흑인은 한명만 제대로 나오니까 제쳐 두더라도 인디오 부족이나, 야만인 무리 안에서 저런 스테레오 타입을 깨는 사람이 등장하지도 않음.
인디오 추장 아들내미는 탐험대 일행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다른 부족민들과 다르게 고원에서 내려갈 수 있는 길을 넌지시 알려주긴 하는데, 그게 전부임. 위에서 설명했듯
주인공 일행은 성격적인 대비나 개성이 물씬 드러나게 묘사해놨으면서 다른 인종들에게 저기 쓴 신경의 반푼어치라도 써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과장 좀 해서 영화로 치면 옛날 쌍팔년도에 착하고 성실한 보안관이 선량한 백인을 침략하는 인디언들을 쏴죽이는 서부 영화랑 크게 다를게 없다.
또 내가 읽었던 황금가지판에는 저 읽어버린 세계 말고도 유독 지대라는 단편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이 단편도 장편보다는 별로였음.
소재는 단편에 걸맞게 좋았는데, 그 과정에서 저 네 명이 말다툼하고 반응하는게 잃어버린 세계랑 비교해서 별 다를게 조금도 없다. 그냥 소재만 달랐지.
챌린저는 괴팍하지만 맞는 말을 했고 거기에 현실적인 이유를 가져다 대면서 반박하는 서멀리는 나중에 사과하며 존 경과 말론은 챌린저 편을 들어준다.
이 공식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딱 한번 4명이 모이기 전에 서멀리와 존 경이 날 선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 한번만 약간 다르고, 4명이 하는 티키타카는 쭉 똑같다.
2편도 읽을까 말까 생각중인데 나중에 2편을 읽더라도 단편은 빼놓고 읽을듯
두 에피소드가 특이한 현상을 가져다 두고, 4명은 하는 행동은 거의 똑같아서 오히려 단편을 다 읽을 때 쯤에는 진부하기도 했다.
그래도 문체 자체는 잘 쓰기도 했고, 사실 사람마다 느끼는 점도 다르니 내가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인종에 대한 묘사도 보다 너그럽게 작가의 시대적인 배경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대충 둘러만 봐도 나보다 책 많이 읽었던 사람이 여기 수두룩하기도 했고. 하여튼 책 자체는 잘 잘 썼으며, 주인공 일행의 캐릭터성도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보여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잘 쓴 판타지 소설책임은 변함 없는 사실임.
이거 말고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도 거의 동시에 읽었는데 내용이 별로에 특징도 별로 없어서 패스함.
한번에 쭉 쓰고 올리고 보니까 엔터도 개판이고 글 자체도 개판이네;; 그냥 재미로 봐줬음 좋겠다
진짜 인종차별적이긴 했지ㅋㅋ 노란 얼굴 같은 셜록홈즈 에피를 보면 도일 경은 나름 진보적인 스탠스였는데, 그럼에도 시대적인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오히려 그게 시대상을 명확히 보여주는 요소라 좋았지만.
애초에 이정도 묘사면 이 책에서의 도일은 인종차별에 대한 관심도 적었고 필요성도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생각함. 이 부분이 더 보강되었으면 오늘날 훨씬 대중적으로 읽혔을텐데하는 아쉬움도 생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