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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하다가 머리가 빠개지고 멘탈이 박살나는 게 느껴져서 다잡을 겸 글을 적습니다.
단편집이기에 딱히 특별한 작품을 주제로 하기보단, 그냥 이범선을 소개하고 싶음.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971602
낡고 헤진, 인기많은 만화책들과 손에 때가 닳다못해 정액까지 조금 묻어있는 게 아닌가 싶은 살짝 야한 만화책 몇권
그나마 빌려 가긴 하는 베스트셀러들, 자기개발서들 속에서 먼지만 수북이 쌓였지 새것이라는 느낌을 받은 몇권의 문학 책들 사이에서 이범선의 오발탄을 발견하고 읽은적이 있어.
먼저 말하지만 이범선을 떠나서 난 사실 한국문학 자체를 안좋아했어 군대 오기 전까진 한국문학은 젊은날의 초상, 사람의 아들을 제외하곤 손도 대지 않았거든,
그당시 읽은건 고도를 기다리며, 분노의 포도, 기타등등,, 외국에 이름있는 저자다 하면 읽을 마음이 들었지만
한국 문학은 교과서에서 본 내용들이 맨날 허구하니 누구 죽고 자살하고 절망하고 비탄에 빠지고 그런 내용이었거든
내 인생도 우울해 죽겠는데 그렇게 우울한거까지 읽고싶진 않았거든, 한국 문학 책 않 읽는 사람들은 이거 공감할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군대라는 곳은 워낙 심심한곳이고, 나이가 먹으면서 그렇게까지 한국 문학 소설이 절망적인 것은, 도리어 무엇보다 큰 희망을 갈구하는 것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생각도 살짝 바뀌기도 했어
오로지 절망만을 바란다면 애초에 소설을 쓸 필요가 없거든. 그러한 절망적인 현실을 보여줌으로서, 오히려 그 누구보다도 좋은 세상을 실천적으로 해가자,,
같은 게 시대가 암울한 면이 컸지만 한국 문학 소설이 그렇게 암울한 원인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 뭐,,,,그건 어디까지나 해석이고 너무 절망적인 결말이라 찝찝한건 변하지 않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은 후에 하는 거고 그당시에는 그냥 눈에 띄어서 빌렸던 것 같아 읽고 든 생각은,
이범선은 역시 천재라는 것이지.
수많은 단편집이 뭉쳐진 작품이기에 하나의 작품만 가지고 뭐라 말하긴 그렇지만 굳이 그중에서도 걸작을 뽑아서 말해줄게
제목은 잠깐 생략할게.
한국 전쟁으로 다리를 다쳐서 좋게말하자면 상이군인 대놓고 말하자면 병신이 되어 어떠한 일도 못하고 가족에게 의탁하고 있는 처지인 주인공의 이야기야.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주인공이 부상당했더라도 끝까지 기다렸지만 주인공은 횡패를 부리면서 떠났지 이꼴이 된 병신이 뭔들 해줄 수 있겠냐고,,,, 뭐 할줄아는 것도 없고 할수있는 것도 없고
그저 밥을 축내면서 살아가던 주인공의 집에는 한마리 개가 있었는데
이 개가 또 불구야. 어릴때부터 이런저런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어 불편한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못쓰는, 주인공이랑 똑같은 병신이 되었지.
지금이야 그러든 말든 애정으로 개를 기르겠지만 그당시 돈도 없고 살기도 빠득한 상태에서 뭔 쓸모도 없는 병신같은 개를 버리지 않고 기르냐면,,그 집에서 주인공이 그 개를 좋아했거든
그래서 그 개를 버리는 건 은연중에 주인공을 버리는,, 뭐 대충 그런 풍조가 조장되서 가족중엔 아무도 그런말을 하지 않았고, 주인공도 자신만이 이 개를 버릴 수 있단 건 알지만 차마, 차마 그렇게 하진 못했어.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가다 예전 여자친구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 결혼을 하게되었다고,, 그전에 정말로 한번이라도 주인공을 만나야겠다고,,
그 편지를 받고. 오오만가지 생각과 상념 끝에 주인공은 개와 함께 산책을 나가, 그리고,,,그리고 홧김에 그 개를 죽여.
목을 졸라서, 고통스럽게 일그러지면서도 왜 그런지 의문을 가진채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개는 그냥 죽어버려.
이 단편집의 제목은 자살당한 개야. 내 설명은 그냥 설명이고 한번 읽으면 진짜, 자살당한 개란 뜬금없는 제목이 대체 뭘 의미한건지 주인공이 개를 죽이기까지 그 마음이 절정으로 치닫는,
거기까지의 과정이 정말 나같은 놈은 묘사도 못할 만큼 환상적이야, 난 그전까지 인간실격을 최고의 자기혐오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인간실격도 이거와는 도저히 비빌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외에 이범선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인 오발탄 역시 정말 최고의 작품이지, 마지막에 주인공이 피끓는 사랑니 자국을 방치하며 택시에 잠들었을때의 그 묘사란,,, 아무튼
이범선은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해 ㅇㅇ
저는 <학마을 사람들>이 가장 좋았어요. 6.25 피난길에 어린아이들이 두부비지만 먹다가 굶어 죽었다는 구절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ㄴ 학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전쟁시절 참 평화롭고 비참한 단편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