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서 시간이 여유로웠지만, 한 장편소설을 이렇게나 손에서 떼지 않고 읽은 적은 처음이다.

근데 270페이지나 되는 소설을 6시간이나 붙잡고 있었다는 건 한 시간에 40페이지 정도 밖에 나가지 않았다는 건데, 웬만한 소설책 한 권을 1시간 만에 읽는 사람보다 속도 면에서 열등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사람마다 책 읽는 속도를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지만. 이것보다 분량이 훨씬 많은 소설도 많을 텐데, 그런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부담이 되기도 한다. 뭐, 잘 끊어서 읽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이트 노벨 답지 않은 분위기는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문체는 산만한 느낌이 들었지만 담백했다. 복선과 떡밥 회수는 잘 되었다. 이렇게 좋은 소설은 라이트 노벨 계열에서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최근에 나오는 것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감흥이 없는 건 아쉬웠다. 고등학생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읽었는데, 그런 명작을 읽고도 별 감흥이 들지 않았다는 것을 본다면 이건 소설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내 감성 쪽에 문제가 있는 듯 싶다. 아무래도 나는 소설 읽기 쪽에는 별 소질이 없는 거 같다. 그래도 계속 섭렵해 나갈 계획이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감흥 없이 소설 읽기를 반복할지라도, 어쩌면 재미를 찾을 지도 모르니까.

다만 알라딘에서 올라온 후기를 무심코 훓어본 바람에 결말을 약간 스포일러당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어쨌든 스포일러 당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려면 후기를 보지 말고, 나무위키를 꺼야 한다.


가장 맘에 들었던 인물은 주인공이나 히로인이 아닌, 그들을 보조해준 강화복 정비공 샤스타 레일이다. 주인공이나 히로인이 맘에 들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외모며 행동이며 귀여운 건 어쩔 수 없다.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러기엔 머리가 안 돌아가서 이런 변변찮은 후기밖에 쓸 수 없다. 리뷰를 기대한 갤러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패러디가 있는데,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휴식을 취했는데도 한꺼번에 읽고 나니 머리가 아프다. 이제 좀 쉬고 다른 책을 읽어야겠다.


그나저나 최근에 눈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폰을 너무 많이 한 거 같다. 일단 밝기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