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등단준비하면서 썼던 방법인데(ing 아직 등단못함)
한번은 그냥 읽고
다음엔 연필로(지울수있으니)밑줄그으면서 읽고
그 다음에는 전체적으로 정리를 하던지 감상문을 쓰던지 하면 됨

처음에는 손으로 필사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비효율적이고 힘들어서 못하겠더라 사람이 먹고살아야되는데 이런거 쓰고있으면 뭐하냐 다른 책도 보고 그래야지

밑줄 긋는 방법은 뭐 마음대로 하는데 나같은 경우는 그냥 전체를 다 그었음. 너네가 뭐라 할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이 방식을 시도해봤던건 밀란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지금 보니 헌책방에서 산 초판본이라 존나 아깝긴 하지만.
두번째는 제발트-토성의 고리였음. 이후에는 뭐 유리알 유희 카프카 소송 등등 많이 했음

이렇게 하다보면 장점이 뭐냐면 일단 집중이 잘됨. 밑줄을 그으면서 읽으니까 문장 하나하나를 지나칠 수가 없음. 그리고 계속 긋다보면 책에 빠져드는게 느껴진다. 어느 순간부턴 밑줄 긋는게 재밌기도 하고, 그 빠져드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멈출수가 없더라.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게 되니까 그 운율이나 각운 두운 같은게 자연스럽게 새겨지게 됨. 물론 해외문학 번역본이니까 좀 과장된 점이 있겠지만, 소송이나 토성의 고리같이 문장이 긴 작품들은 읽는데도 도움이 되고 흐름이 느껴져서 난 무척 재밌었음.

또 이건 장점일지 모르겠지만 책 읽는 시간이 규칙적으로 정해진다는 것도 좋다. 눈으로 보는게 아니라 손으로 긋는거라 40페이지-30분 하는 식으로 어떤 책이든 간에 일정한 시간이 가늠이 됨. 억지로 공부를 해야 한다면 추천하는 방법이다.

근데 한번더 강조하지만 펜은 뭔가 좀 그러니까 지울 수 있는 연필이나 샤프를 추천함. 종이가 좋아서 따로 번지거나 하지는 않더라.


+밑줄 긋는 책은 돈주고 사서 봐라. 빌린 책 가지고 밑줄 쫙쫙 긋는건 미개한 짓이다.
나같은 경우 평생 소장할 책들만 밑줄 그으면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