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가이드 썼던 부분에 빠진 내용이 좀 있어서 추가해 봄. 스포 있으니 아직 안 본 사람은 뒤로가기 누르셈
카라마 처음에 수도원 모여서 대화하는 부분 있잖어? 의미 없는 것 같지만 의외로 중요한 떡밥들이 꽤 있음.
특히 이반과 조시마가 교회의 사회재판권을 두고 토론하는 부분을 잘 살펴봐야 됨. 두 사람 다 표면적으론 교회의 사회재판에 찬성하고 있음. 근데 핀트가 다름.
조시마는 이를 통해 범죄자를 참된 교화로 이끌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반면에,
이반은 교회가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다른 말로 바꾸자면 교회가 강한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인데 왠지 익숙하지 않음? 이때 이반이 말하는 건 대심문관이 주장하는 것과 똑같음.
그런 의미에서 이반=대심문관이란 공식이 성립하고, 대심문관이 예수의 입맞춤에 마음이 흔들려 그를 풀어줬을 때부터 이미 이반의 행로는 결정되어 있었던 거임. (예수를 풀어줌 = 아버지를 죽였다고 고백함.)
뭐 난 대충 이렇게 생각하는데, 좀 이상한 부분 있으면 말해주셈.
- dc official App
헷갈리니까 퇴근하고 다시읽어봐야겠다
나는 대심문관이 예수를 풀어준걸 종교보다는 국가가 권력을 잡되, 그 과정에서 신이라는 존재가 필요하니까 인정은 한다(즉 무신론은 아니다)정도로 해석했는데 아버지 살인을 고백하는거랑 어떻게 이어진다는거야? - dc App
내가 너무 생략을 많이 했네 ㅋㅋ 이반은 "신을 죽이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라 말한 적 있음. 자기가 신을 거부하는 이상, 아버지를 죽인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음. 하지만 예수에게 입맞춤 당한 대심문관, 그리고 알료샤에게 입맞춤 당한 이반은 신을 끝까지 부정하지 못함. 그 결과 대심문관은 예수를 풀어주고, 이반은 법정에서 죄를 고백함.
흠... 다시보니 알료샤 입맞춤과 법정 고백에 시간차가 꽤 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지긴 하는데, 난 대강 이런 뉘앙스로 생각했음
결국 입맞춤이라는 행위가 신을 인정한다는 거고, '신을 인정함=모든것은 허용되지 않음' 이니까 아버지 살해 또한 허용되지 않는 행위니 용서를 받기 위해 자백을 했다라는 말이지? 의견 괜찮네ㅎㅎ 이걸 포커스로 잡고 이반, 대심문관 파트 재독해 볼게 좋은 의견 고마워 - dc App
난 이반이 사실상 그 사생아(이름 까먹음)를 원격조종해서 아버지 살해한 심리를 좀 더 자세히 풀어주길 바랐는데 너무 갑자기 죄책감 멘붕 이런 식으로 가서 좀 실망했음. 근데 뭐 친부 살해니 만큼 멘붕은 당연한 거긴 하지만 그래도 오이디푸스와는 다른 그 무엇인가의 해석을 기대했었는데. 내가 상상한 것보다 이반은 좀 더 착한 놈이었나 봄 ㅋㅋㅋ 말하자면 오이디푸스처럼 자기 눈을 뽑는 식의 해결은 보고 싶지 않았다는 것임
하긴 이반이 겉으로만 쎄보이지 사실 심약한 놈이긴 해ㅋㅋ 작중에서도 알료샤의 심리는 정직하게 드러나는 반면에, 이반의 심리는 모호하게 가려져 있음. 그렇기에 그의 주장들, 특히 그가 만든 서사시를 분석하는 게 이반을 이해하는 열쇠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