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레이테만은 어데런가.
언덕도
산도
뵈이지 않는
구름만이 둥둥둥 떠서 다니는
몇 천 길의 바다런가.

아아 레이테만은
여기서 몇 만 리련가…….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 소리…….
우리의 젊은 아우와 아들들이
그속에서 잠자는 아득한 파도소리…….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띄우고
"갔다가 오겠습니다"
웃으며 가더니
새와 같은 비행기가 날아서 가더니
아우야 너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印氏)의 둘째 아들 스물 한 살 먹은 사내.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가미가제 특별 공격 대원.
구국 대원.

구국 대원의 푸른 영혼은
살아서 벌써 우리게로 왔느니.
우리 숨쉬는 이 나라의 하늘 위에
조용히 조용히 돌아왔느니.

우리의 동포들이 밤과 낮으로
정성껏 만들어 보낸 비행기 한 채에
그대, 몸을 실어 날았다간 내리는 곳.
소리 있어 벌이는 고운 꽃처럼
오히려 기쁜 몸짓하며 내리는 곳.
쪼각쪼각 부서지는 산더미 같은 미국 군함!

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와 폭발탄과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을 싣고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으러 온
원수 영미의 항공모함을
그대
몸뚱이로 내려쳐서 깨었는가?
깨뜨리며 깨뜨리며 자네도 깨졌는가-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 항공 오장(伍長)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른 우리의 하늘이여!

아아 레이테만이 어데런가.
몇 천 길의 바다런가.

귀 기울이면
여기서도, 역력히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레이테만의 파도소리……
‐---------
1. 진지빨고 얘기하면 레이테 만에서 한반도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000여 킬로미터로, 1만 리에 채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몇 만 리는 아니다.

2. 마쓰이 히데오라는 창씨명을 강조하면서도, 원래 성인 '인'씨를 덧붙임으로써 조선인임을 강조하는 묘한 모순성이 문학성을 더하고 있다.

3. 사실 경항모나 보조항모나 겨우 부수었을까, 정규항모를 부수지도 못했고 조종사 자원만 낭비한 가미카제는 군사학적으로도 병신짓이란 건 물론이고, 인륜적으로는 말할 필요도 없이 쓰레기짓인데 이를 문학적으로 찬양, 고무하고 있음.

4. 내용은 분명 쓰레기인데 언어학적 아름다움은 여전히 느껴지는 것을 보면 서정주가 시적 재능 하나는 분명 뛰어났음. 근데 그 재능을 잘못 써먹음.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