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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북으로 접한 사실에 후회가 느껴지네요,

원서를 읽어보지 않아서(당연히 해석도 못하거니와) 번역상태는 모르겠지만 오타가 심심찮게 보여서 전체적인 퀄리티가 좋지 못한걸 느꼈어요.

오타와 번역퀄리티의 상관관계가 크지는 않겠지만요,,,


: 이 책을 손에 집게된 계기는 이방인을 너무 재밌게 읽었기 때문입니다ㅎㅎㅎ....

이방인은 출퇴근길에 버스안에서도 술술 읽었는데 페스트는 출퇴근길에 띄엄띄엄 읽으면 도저히 집중도 안되고 재미도 없어서 하루 각잡고 그냥 읽었어요,,!!!


: 솔직히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감상평을 짧게 적을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문학에 대한 식견이 너무나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럼에도 몇 개의 감명깊은 단락은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한 '페스트'를 살 의향이 있으니 다회독을 한다면 제가 만족할만큼 해석할 날이 오겠죠,,?? 서평 잘 쓰시는 분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 음.. 문장에 대한 평도 할 수가 없었어요. 이방인에 비해서 문장이 제가 이해하기엔 솔직히 어려웠어요.

개인적으로 문학이 아니고 진짜 연대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까는게 아니에요. 일부러 그런 느낌을 자아낼 수 있는 점이 문예의 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일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회화체로 쓰인 부분은 술술 읽혔거든요.




아래는 그 짧은 식견으로 나름 감상해본 그 내용입니다!!


1. 우리는 과거에 페스트(또는 전염병)를 너무 피상적으로, 또는 너무 추상적인 관념으로 이해하고 있지않았나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초반에 페스트가 개인에게 추상적인 관념이었음을 끊임없이 환기해줘요. 실제로 관념이라는 단어도 책에 정말 많이 나오구요.

페스트가 결국 실체화 되고 사회 현상과 분위기의 상세한 묘사를 통해 페스트의 본질을 비은폐함으로써 그 존재론적인 의미를 드러냅니다.

예를들어 쥐 4만마리라하면 그저 의미 없어보이는 수치지만 몸길이 30cm의 쥐를 4만마리를 이어 놓은 시체더미라고 묘사하면 조금 더 와닿지 않나요,,??

그러니까 페스트는 관념이 아니라 그저 감춰진 현실이라는 걸 말하려는 것이겠죠?

그런데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 이제 전염병에 대해 그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는 추상적으로 느낄수 없는 '페스트'를 더 재미있게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 사태에는 많은사람들의 슬픔이 서려있으니 말하기 조심스럽네요,,,



2. 까뮈의 미덕에 대한 입장이 느껴졌어요.

등장인물 '그랑'을 통해선데요, 서술자는 의지나 영웅심을 적절히 하찮게 여기고, 훌륭함을 과도하게 찬양하는 행위가 좋지않음을 설파합니다.

여기에서 '그랑'이라는 인물은 괴팍한 사람이지만 피곤함을 이끌고 보건대(隊)에서 잡무를 묵묵히 처리해요.

그는 해야할 일만 성실히 수행하는데, 이 앞에는 그의 행위가 아무것도 요구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서술자가 한참을 설명해요.

즉 까뮈는 재난상황에서 무언가를 요구하는 의도가 있는 훌륭함보다 그랑이 행하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선, 자선이 최고의 선임을 알려주고 싶어하는 걸까요?

멋진 '그랑' 아저씨는 이방인의 살라마노 영감과 조금 겹쳐보이네요,,, 늙었기도 하구요 ㅋㅅㅋ...



3. 이 책에서 이 부분을 따로 기대한건 아니지만, 흥미로웠던게 재난상황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개념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꽤 많았어요.

연인들에게 재난상황이 닥쳐오고 이별이 실제가 되자 '상대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아는게 모든 기쁨의 근원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것 경솔함임을 깨달았다'는 구절이 있었어요. 제가 단문쓰기를 못해서 다소 전달하기 어려운 문장이 됐네요.

나름 해석을 해보자면 연인들은 상대가 뭘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기쁘다는 것이에요.

평소에는 초연하게 생각하거나 관심이 없다가 재난상황이 막 닥쳤을 때 시외전화가 끊기자 이것이 최대의 기쁨이었음을 깨달았다는 거에요.

경험에 빗대어 보면 맞는 것같아요,,ㅠㅠㅠ

또, 책이 중반부에 들어서고 페스트가 심화되고 도시가 봉쇄되면서 가장 보편적이고 커다란 고통은 이별의 감정이라는 걸 알려줘요. 연락이 차단된 것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는 것도 그 종류 중 하나겠죠?

책 중반부에는 연인과 떨어져 봉쇄된 도시에 갇힌 랑베르라는 인물이 사랑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해요. 그런데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라유는 인간은 사랑이라는 관념에 종속되지 않는 실제라고 말합니다. 처음엔 랑베르가 화나서 방방뛰었지만 라유가 그 누구보다 연인과 떨어져있는 사람임을 뒤에 알아차리고는 태세전환 해요. 이것은 까뮈가 견지하는 사랑에 대한 개념일까요? 어쩌면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마리에게 표현한 사랑과 비슷한점이 있네요.



4. 여타 현재 상황과 겹쳐서보면 흥미로운 단락이 많았어요.

사실 예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실제로 1940년대 알제리에는 페스트가 돌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이런 근현대적인 픽션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예를들어 책에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나옵니다. 흡수성 가제 마스크인데, 등장인물 중 한명이 상대에게 이것이 페스트 예방에 도움이 되냐고 물어요.

그는 실제로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준다고 대답합니다.

이 단락에서 현재 사태에서 마스크의 기능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물론 저희가 쓰는 마스크가 방역이 하나도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사람 간의 신뢰감 형성 또는 심리적 요인같은 일상속에 묻힌 부차적인 기능을 드러내 단락인 것 같아요.

또또 있어요, 사람들이 페스트사태 초기에 여전히 거리를 돌아다니고 한탄하기 보단 사태를 농담 삼으며, 틀림없이 그냥 지나가 버릴 거라며 불편한 점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척한다는 단락이에요.

음.. 이부분에 대해서 까뮈는 별 다른 이야기 없이 묘사만 했지만 지금 사태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 보면 까뮈가 심리학이나 인간행동론,,,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인간 관찰이나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탄탄한 베이스 기본적으로 있었음을 느껴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5. 작가 차원의 단어선택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는 단락이 꽤 있었어요.

이방인에도 있었던 것같아요. 어느정도 작가의 고민을 보여주는 단락..

등장인물 중 하나가 아내에게 글을 쓰는데 어떤 문장 표현을 쓸 지 고민을 하는걸 많이 보여줘요.

솔직히 이 부분을 왜 계속 작품에 담는지 제 머리로는 해석할 수 없었어요. ㅠvㅠ..

그저 작가가 지금 고민하고있는 것의 표출만은 아닌것같은데... 잘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시면 감사드릴게요.



6. 묘사가 좋았어요.

페스트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독자에게 체감시키기위해,, 궁극적으로 실제화 시키기위해서 상세한 묘사를 많이 집어넣었어요.

예를들면 페스트에 걸린 어린아이가 결국에는 죽는 과정을 꽤 길게 담아냈는데요, 제 머리속에서도 생생하게 재생이 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어요...

따로 쓰지는 않을게요. 마음이 아프닌깐,,

또 날씨나 계절, 풍경에 대한 묘사도 재밌어요. 까뮈 특유의 문체 같은데, 여름을 조용하고 색채도 없고 움직임도 없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어요.

이건 분명히 페스트 때문에 조용하고 움직임이 없는 것일텐데 이것이 여름 때문일수도, 재앙 때문일 수도 있다고 표현했어요.

제 머리 속에(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구성된 여름의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는 것에서 특이함을 느꼈어요. 아니면 배경이 되는 도시가 여름에는 색채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또 책 초반에 봄이 왔음은 공기의 질감이나 아이들이 교외에서 가져오는 꽃바구니를 통해 알수있고, 사람들이 시장에서 팔고 있는 것이 바로 봄이라는 것이라는 표현이 와닿았어요.

초반부가 지나면서 페스트가 찾아오면서 칙칙해지는 문장과 대비되는 부분같아요.


장례식에 대한 묘사도 인상 깊었어요.

페스트로 죽는사람이 많아지면서 장례식이 신속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상당히 길게 묘사했는데, 여기에 개와 차이가 거의 없는 장례라는 설명이 충격적이었어요.

아래는 그 단락이에요.

'묘지 맨 끝, 유향나무들로 가려져 있는 공터에 커다란 구덩이를 두 개 파 놓았다. 남자용 구덩이와 여자용 구덩이였다. … … 품위는 무시하고, 남녀 구분 없이 뒤섞고 포개어 묻기 시작한 것이다. … … 구급차가 시신을 옮겨 오면 들것으로 줄을 지어 옮기고, 사람들은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약간 뒤틀려 있는 시신들을 구덩이 밑바닥에 거의 나란히 쏟아부은 뒤 그 위에 생석회를 덮었다. … … 다음 날엔 가족들을 호출해 장부에 서명하게 했는데, 바로 이 점이 예컨대 사람과 개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차이점 이었다.'

효율적으로 돼서는 안될 관습을 효율적으로 만듦으로써 페스트의 비참함을 표현할 뿐만아니라 인간을 비로소 동물과 비교하면서 절망적인 상황을 표현하려한 것 같아요.



7. 까뮈의 사형집행에 대한 시각을 표현했어요.

주인공이 깊은 우정을 느끼는 타루와의 대화에서 나타나요. 타루는 그의 아버지가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사회의 이름으로 죽음을 요구하고 심지어 목을 자르라고 요구하는 모습과, 기어코 피고의 목을 자르게하는 모습을 묘사해요. 타루는 죄인의 죄가 무엇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 재판을 보면서 그는 아버지에 대해 구역질과 피고인에 대한 엄청난 친밀감을 느낍니다. 그는 더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는 세계를 만들려면 그런 죽음은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동의는 하지만 계속 그 재판에서의 피고인에 대한 연민에 사로잡혀있어요. 그러한 연민과 사람을 총살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그는 사회가 사형선고를 기반으로 세워져있다고 생각하고 결국에는 그 사회에 맞서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과 타루는 페스트 사태임에도 이 대화가 끝난 뒤 잠시 페스트에서 벗어나 해수욕을 하자며 검문소를 넘어 뛰쳐 나가는 모습이 뒤따라요.


까뮈가 실존주의자라고 불리는 이유를 이 단락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보편성을 거부하고 개별성을 중시하는 타루의 모습이 약 20페이지에 걸쳐 서술되는데요,

여기에서 타루는 '사람은 저마다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라는 어쩌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철학을 제시해요.

이부분에 대한 제 느낀점을 쓰는게 핵심일 것같은데,, 사실 어렴풋한 생각은 있지만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제가 식견이 없다는 것도 이런점 때문이에요. 미안해요.

이 쪽 해석은 독서갤분들 이야기를 듣고싶어요.



8. 인간이 병을 물리친게 아님을 강조해요.

페스트가 다시 사람들의 관념으로 돌아가는 결말부에요. 서술자는 병이 자신의 힘을 소진했거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물러갔다고 묘사한 점이 신선했어요.

그러면서 서술자는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되지 않고 수십 년동안 가구나 내복에 잠복해있을거라며 말합니다.

즉 사라진 것이 아니고 다시 일상에 묻혀서 은폐 되었다는거에요,,,

마치 비록 책 속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고 페스트를 다시 추상적으로 생각했지만, 독자들은 그렇게 하지말라는 말을 던지는 것 같아요.

페스트가 다시 이데아가 되면서, 반대로 사람들 무의식 속에서 잊혀졌던게 실현되는 것도 있었어요. 바로 '고양이'와 '새 필름'인데요. 이 부분도 인상깊은 부분이니 꼭 읽어 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9. 기대해볼만한점

'페스트'에서는 페스트사태가 끝나면서 봉쇄된 도시에서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일들, 즉 사람을 죽이는 것이 마치 동물을 죽이는 일 정도로 일상화 되었던 세계, 드러났던 야만성, 광란, 무관심했던 유폐상태같은 모든 사실들을 사람들이 아주 태연하게 부정한다는 설명이 있어요.

과연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도, 저희 21세기의 사람들도 저럴까요??? 저는 너무너무 궁금해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도요.

사실 사태가 끝나기를 기대하는 심리 같은 것도 까뮈가 비판한 것이지만요,,,ㅎㅎㅎ 어떡해요 너무 궁금한걸...



10. 기타 단문 느낀점


: 의문을 불어일으키는 문장에 대해 해답을 속시원하게 알고싶은데, 독해력이 부족한지 아니면 중간에 내용을 빼고 읽었는지 알지못해서 너무 답답했어요.


: 음.. 고리타분한 책이라는 점에는 동감해요.


: 하지만 까뮈라는 사람을 조금 이해한 것에 가치를 느꼈어요. 윤리학에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좋았어요.


: 미완성!!! 너무 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