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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고악에 불도를 찾아 걷던 중, 어쩌다 보니 날이 저물어, 무덤 근처에서 노숙하게 되었다. 밤중에 눈을 떴을 무렵, 심하게 목이 말라서 손을 뻗어 곁에 있던 구멍 속의 물을 두 손으로 떠서 마셨다. 이렇게 깨끗하고 차고 단 물은 없었다. 다시 잠들어, 아침이 되어 눈을 떴을 때, 새벽녘의 밝은 빛이 밤중에 마셨던 물이 있던 곳을 비추고 있었다.


  그것은 뜻밖에도, 해골 속에 고여 있던 물이었기 때문에 원효는 구역질을 하여 토해버렸다. 그러나 거기서 그가 깨달은 것은, 마음을 일으키면 당장에 갖가지 법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마음을 멸하면 당장 해골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진리였다.


  그러나 내게 흥미가 있던 것은, 깨달은 뒤의 원효가, 다시 같은 물을 마음으로부터 깨끗하고 맛있게 마시는 것이 가능했을까라는 것이다. 순결도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상대 여자가 어떤 닳아빠진 여자라 하더라도, 순결한 청년은 순결한 사랑을 맛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자를 형편없이 굴러먹은 여자라고 안 뒤에, 거기에 자신의 순결한 이미지의 세계를 제멋대로 그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안 뒤에, 다시 한 번 같은 여자에게, 깨끗한 연심을 맛보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나? 자신의 마음의 본질과 세계의 본질을, 그렇게까지 공고하게 묶을 수 있다면,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것은 세계의 비밀의 열쇠를, 이 손으로 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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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바다 '봄눈'에서 원효 얘기가 인용되고 있는 부분임. 이걸 혼다라는 인물이 여자의 순결에 관련해서 얘기하고 있는 장면.


근데 웃긴 건 혼다나 이 얘기를 듣는 주인공 키요아키나 아직 다 동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