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친구라서 고백하지만, 나는 이따금씩 괴로울 때면 나 자신이 죽는 순간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곤 합니다.
나는 공상 속에서 암울하기 그지없는 수천 개의 장면을 만들어냈고
이것들이 나를 고통스러운 광란으로, 한마디로 말해 지옥으로 이끈 적도 있어요.
하지만 단언컨대 그것이 현실보다 더 무섭지는 않았어요.
유령이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현실도 무섭습니다.
친구, 나는 삶을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두려워해요.
어쩌면 환자이거나 어딘가 잘못된 인간인지도 모르지.
정상적이고 건강한 인간은 자기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여길 테니까.
하지만 나는 이 <어느 정도>라는 감각을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 공포에 중독되고 있어요.
<광장 공포>라는 병이 있지만, 나의 병은 삶에 대한 공포지요.
풀밭에 누워서, 어제 막 태어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 딱정벌레를 한참동안 보고 있으면
그 벌레의 삶이 끔찍한 일들로 가득 찬 것 같고 그 미물에게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 안톤 체호프 / 1892년 작
체호프는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