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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며 자의적으로 독후감이란걸 처음 써보고 가방끈도 짧은지라 내용에 있어서 이해가 안되고 앞뒤 말이 안맞고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음. 참고로 21살먹은 남자이며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생각함. 혹시 오해가 생길까봐 미리 적어둠


지금까지 나는 어떠한 일에 대하여 나의 견해라는 것을 그닥 가진 적이 없었다. 정치적 문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랬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으면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만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도 생각해보니 이것도 맞는 말이네? 한쪽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계속 유지한다면 나도 나중에 늙어서 틀딱 꼰대가 되는게 아닐까?
그래서 나는 무엇이든지 남의 말을 듣고 판단하는 것 보다는 내가 직접 읽고 생각함으로써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시작은 페미니즘이다. 솔직히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가장 먼저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는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책 두 권(82년생 김지영,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과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책 두 권(그 페미니즘이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이유, 포비아 페미니즘)을 구매했다. 전에 읽던 책이 있어서 어젯밤이 되어서야 첫 권을 읽을 수 있었다. 82년생 김지영을 가장 먼저 읽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 많은 (자칭)페미니즘 운동가들이 생겨났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내가 알기로는 그렇다).

주인공이 82년생인 만큼, 어릴 적 이야기에서 남아 선호 사상과 같은 구시대적 사람들의 차별이 주로 언급되었다(구시대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옛날에는 다 그랬던 것인지 이 책에서 극단적으로 다룬 것인지는 80년대에 살아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다). 김지영은 존재도 몰랐는데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하여 스토킹한 남학생의 이야기 처럼, 남자가 너무 악당처럼 묘사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SNS에서 접한 썰을 떠올리니 ‘가끔 그런 찐따가 있기는 했다’ 라고 생각되었다. 현재 40대 이상의 여성들에게는 옛날의 남녀차별이 부당하게 느껴졌을 수 있겠다고 충분히 납득되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어이없고 화 날 만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고 배경이 8~90년대인 만큼 구시대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지영은 결혼 후 아이를 가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주변 어른들에게 많은 험담을 들었다. 어른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애가 아직도 생기지 않는 것인가, 남편한테 좀 잘 해야지, 등등의 말들을 뒤에서 수군거렸다. 어른들은 오로지 김지영에게 모든 책임을 물었고, 남편에게는 일절 책임을 묻지 않았다(적어도 책에는 남편을 탓하는 어른은 없었고 오로지 김지영에게만 책임을 물었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어른들의 험담을 이유로 아이를 가지자고 결정을 해 버린 것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덜컥 아이를 낳고, 아이때문에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에 슬퍼하고, 독박육아에 슬퍼한다. 심지어 남편이 일만 하는 것도 아니고 퇴근 후 집안일을 도와주는 모습을 소설에서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런 모습은 당장 싫은 소리가 듣기 싫어 덜컥 아이를 가져놓고는 막상 아이를 키우려니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어른들의 험담이 신경쓰인다면 애초부터 아이를 가질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을 했어야 하지 않는가? 만약 그 때는 결혼을 하면 당연히, 무조건 아이를 가지는 것이 상식이었다 하더라도, 어른들의 험담이 듣기 싫다는 이유 만으로 책임감없이 덜컥 아이를 가지는 것은 매우 잘못되었다고 본다.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하여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을 했어야 하지 않나,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박육아를 언급한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소설 속에서 남편이 집안일을 돕는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독박육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남편이 집안일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가끔이라도 도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해가 되겠다. 하지만 남편은 주말에도 출근하며 열심이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집안일까지 돕는다. 그런데 이것이 독박육아라니 어이가 없었다. 결국 결혼 후 김지영은 나에게 생각없이 덜컥 아이를 가지고 후회하는 멍청한 모습만을 보여줬다.

82년생 김지영은 부모님 세대의 남녀차별과 여성들의 어려움만을 나에게 이해시킬 수 있었다. 현대 10~30대 여성의 어려움들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나는 내심 아쉬웠다. 그 여자들이 페미니즘에 매료된 이유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정작 나로써는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이 책을 읽은 후 10~30대의 여성이 이 책을 읽고 페미니즘에 빠지게 되었다면 살짝 모자란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 책이 여성으로써 어려운 점을 한 주인공에게 극단적으로 담아놓았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여자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남성들은 김지영의 전남자친구 두 명과 남편을 제외하고 전부 극단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표현한 것이 실망스럽다. 하긴 여성의 고통이 주된 내용이니 그럴 수는 있겠다 싶으면서도 너무 남자들을 일반화한게 아닌가 싶다. 10~30대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이 책을 읽고 ‘남자들은 전부 저렇구나’ 하고 생각해서 페미니즘에 빠진걸까? 잘 모르겠다. 총 평을 하자면 80년대 여성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나머지 내용은 가치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