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작품 분석할려고 프로이트,야스퍼스,고진,데리다,아도르노의 저작을 끌고오네.


「다만 본고는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iktor Borisovich Shklovsky)의 낯설게 하‘ 기’ 개념과는 거리를 둔다 언캐니 개념의 외연을 넓게 확장하면 그것과의 영향관. 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지만, 이는 문학 및 예술 전반의 일반화된 개념이기 때문 이다. 이외에도 언캐니와 인접한 개념들로 그로테스크‘ ’, ‘아라베스크’, ‘브리콜라 주’(bricolage), ‘비체’(abject) ) 등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상이한 것들이 융. 합되고 공존하는 현상을 토대로 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은 양가적 감정을 동 반한다는 점에서는 언캐니 개념과 유사하지만, 본고가 최인훈 소설에서 주목하는 것은 비단 상이한 것들의 공존이나 병치가 아니다. 또한 최인훈 소설의 핵심은 역겨움을 초래하는 ‘구토’, ‘악취’, ‘배설’ 등을 주요한 개념으로 삼는 비체 의 개‘ ’ 념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본고는 최인훈 문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언캐니를 더욱 적확한 용어로 본다.」



「최인훈의 소설 태풍 에는 나치당의 전범 아이히만을 연상시키는 만하임 이 등장한다. 그리고 최인훈은 희곡 한스와 그레텔「 」 창작을 통해 홀로코스트와 증언, 과거청산의 문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최인훈이 당대 한국 현실을 홀로코스트 와 방불한 것으로 인식했다는 점을 입증한다. 따라서 최인훈의 문제의식을 날카 롭게 구명하기 위해 우선 칼 야스퍼스, (Karl Jaspers)의 논의를 참고할 수 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과 잔혹행위, ㆍ국가폭력과 관계된 인간 군상들의 죄와 책임을 고찰하고 폭력이 자행된 사회에서 보통 사람들이 져야 하는 책임의 준거 틀을 제시하였다. 야스퍼스는 죄의 문제(Die Schuldfrage-Von der politischen Haftung Deutschlands) (1946) 71)를 통해 독일이 유대인을 상대로 저 지른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죄의 문제를 네 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법적 죄, 정치적 죄, 도덕적 죄, 형이상학적 죄가 그것이며 야스퍼스는 형이상학적 죄를 , 가장 고매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그에 의하면 법적인 죄는 전쟁 범죄 국제법 위반 국가 폭력 인종 학살을 저지른 나치 전범들에게 해당된다. 정치적 죄의 경우 나치 치하의 독일 국민 일반 과 관련된다. 그는 국민이 스스로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은 정치적 자유의 성숙에 관한 표징이며, 이러한 정치적 책임을 자유상실의 대가이자 자유회복의 조건으로 이해한다. 도덕적 죄는 법률상으로는 무죄이지만 당위를 수행하지 않았기에 파생, 되는 것이다. 이는 모든 개인적 행위가 나의 양심 이웃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 발생하는 것으로, 간접적인 형태로라도 무언가의 악(惡)에 관여하였을 때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형이상학적 죄는 인류의 일원으로 희생자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는 각성과 관련된다. 이 죄는 개인의 도덕적 악행 오류와는 무관한 형이상학적 , ‘ 부채’로, 인간 상호 간 연대에 근거하며 세계의 모든 불법과 불의에 대해 인간 , 각자의 공동책임을 인정하는 토대가 된다. 」


「그는 어떠한 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생 하는 것을 형이상학적 죄로 규정한 것이다. 예컨대, 타인의 살해를 막지 못했다 면, 법적ㆍ정치적ㆍ도덕적 죄 개념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유죄를 느끼 며, 살아있음 자체가 죄가 된다.72)   야스퍼스는 이러한 인간의 죄의식에서 연대와 공동책임 의식이 발생하고 그것, 이 정치적 자유의 조건이 된다고 이해하였다. 형이상학적 죄의 경우 인종이나 민족, 종족적 특수성을 벗어난 인류를 전제하고 있다 그의 논의는 패전이 가져다준 . 비참 속에서 암묵적으로 금기되거나 외면되었던 죄와 책임의 문제에 대한 내면의 각성의 촉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73)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Adorno)의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자들, “살육을 면한 사람들에게 따라다니는 격렬한 죄과" 또한 야스퍼스의 형이상학적 죄와 맥락을 같이한다.74) 아도르노에게 타자란 아우슈비츠에서 죽은 사람들이다. 살아남은 이 역시 아무 죄도 없는 피해자일지 라도, 죽은 자를 수단으로 삼아 살아남았다고 느끼는 데서 책임이 발생한다 본고. 는 이러한 논의를 참고하여 최인훈 소설의 주체가 경험하는, 혹은 서술자가 환기 하거나 암시하는 죄의식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



「가라타니 고진이 야스퍼스가 철학자의 자기기만 속에서 책임문제를 형이상학적으로 채색했다고 지적한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76) 고진은 형이상학적 죄는 내면적 세계에서 영구적 각성장치로 ‘윤리화’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공적 관점에서 세계시민적 책무를 산출하도록 정치화되고 행동을 통해 외화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는 폴 드 만(Paul de Man)의 나치 협력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가운데 책임을 응답가능성, ‘ (responsiblity)’의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 으로 해석한다. ‘응답’이란 폭력을 겪은 사회에서 피해자들에게 정치적으로 응답 할 의무79)를 지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국가 폭력에 대한 응답 의무는 타자의 죽음, 진실에 기초한 집단적 기억을 형성하고 보존할 의무 부담과 이데올로기와의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와 함께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의 존재론적 수치심 개념도 참고할 수 있다. 아우슈비츠라는 예외 상태 의 공간에서의 수치심을 고찰한 그는 생 명 권력은 사람을 죽이는 것도, 살리는 것도 아닌 살아남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 다고 강조한다.80) 따라서 그 살아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이 바로 수치심이다. 그것은 아우슈비츠 이전의 윤리와는 다르게 분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에 . 의하면 “그것(아우슈비츠)은 사실 한 번도 중단된 적 없이 항상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예외 공간’이 아닌, 전체주의를 내재하고 있는 일상생활에서도 수치심 을 고찰할 수 있다.81) 아감벤은 이러한 수치심의 감정을 토대로 증인 과 증언 에  관한 윤리를 정초하고자 하였다. 그는 수용소 삶의 끝인 죽음을 경험하고 그 결 과 죽어 증언할 수 없는 자리일 때 비로소 완전한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 다. 그러나 죽은 자의 증언은 불가능하기에 아감벤은 생존자들을 가리켜 의사‘ 증인’이라고 명명한다 아감벤에게 의사 증인 은 말해 질 수 없는 것을 응시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하는 존재 즉 말할 수 없는 것 말할 수 없음에 대해 말해야 하는 존재로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