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장르와 분량, 출간 연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소장해두는 곳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도서관은 약간 느낌이 다르다. 주 대상이 학교를 다니는 초등학생인만큼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겠끔 여러가지 의미로 부담이 덜 되는 서적들로 구비해둔다.

내가 다닌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학습만화에 동화책, 그것들보다 살짝 딱딱한 내용의 소설과 수필집들. 교양 도서로 지정되어 있는 오체불만족이 책장 제일 위에 꽂혀있던 기억이 난다.

그 책을 만나게된 건 오체불만족을 다 읽고 반납하러 갔을 때였다. 검은 바탕의 표지 한 구석에 잘려있는 목이 그려져있는 찝찝한 분위기의 책. 우리나라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일본 쪽 공포 소설도 아니었고. 이런 이상한 책이 왜 우리 학교에 있을까. 호기심이었을까. 어렸을 적의 난 무서운 걸 못봤음에도 불구하고 무심코 표지를 넘겨버리고야 말았다.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괴담집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서운 만화책보다도 기괴한 그림들이 그 책 안엔 가득 차있었다. 모종의 사건으로 죽어버린 과학자 혹은 박사가, 생전 개발했던 기술을 타인이 자신에게 사용하는 바람에 잘린 목만 남은 채로 부활했다는 이야기. 죽지도 못하는 채로 유리통 안에 갇혀 일종의 관에 의존해 살아가는 중, 마찬가지로 목만 남은 채로 부활한 한 아가씨가 박사의 옆자리에 합류하면서 소설은 차근차근 진행되기 시작했다.

잘린 목구멍에 달린 관. 흐르는 피와 관리가 안 되어 더러워져가는 머리. 기괴한 표현과 기괴한 삽화. 난 다 읽지 못하고 손을 놓았고, 다음날 다시 확인했을 때 책은 사라져있었다. 누가 빌려간 걸까. 본래부터 없었던 건 아닐까. 그래, 초등학교에 그런 책이 왜 있겠어. 기억은 희미해지고 그토록 선명했던 책 내용은 이젠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혹, 이 짧은 설명만으로 누군가가 책 제목을 알려준다면. 머리만 남은 채로 죽지 못해 사는 박사가 결국,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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