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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맹자」 / 「한글맹자」
저자 : 맹자 / 맹자
역자 : 박경환 / 이을호
읽은 기간 : 06.02 ~ 06.15
혹시 대하드라마 <정도전>을 보셨습니까?
나주의 거평부곡으로 귀양을 가는 정도전에게 정몽주가 책 한 권을 선물합니다.
정도전은 그 책을 수없이 읽으며, 뜻을 새기고 또 새겨 '민본(民本)의 역성혁명'을 꿈꾸고, 결국 고려를 뒤집어 엎어버리죠.
정몽주가 정도전에게 선물한 책은 바로 「맹자」입니다.
도대체 「맹자」가 무슨 책이기에
그 책에서 맹자가 어떤 말을 했길래
정도전은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를 세우려 했을까요?
맹자는 공자 사후 100년뒤에 태어난 인물입니다.
비록 공자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못했으나, 맹자는 분명히 공자의 뜻을 잇고 있습니다.
공자의 '나를 먼저 바르게 한 뒤에 남을 다스린다'는 솔선수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논리와
타인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仁의 필요성을 맹자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맹자가 살던 시대는 공자의 시대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공자는 '춘추시대' 즉, 주나라 중심의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각 지방이 독립된 권력을 갖는 시기에 살고 있었던 반면
맹자는 그 독립된 권력들이 서로 전쟁을 하는 '전국시대'에 살고 있었습니다.
공자의 시대보다 더욱 혼란스러운 사회였지요.
오직 부국강병과 패권을 추구하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 난세에 살고 있던 맹자는 당당하게 이런 말을 외칩니다.
맹자가 양혜왕을 만났다.
왕이 말했다.
"선생님같은 분이 천리를 마다하고 찾아오셨으니, 장차 우리나라를 이롭게 해주시겠지요?"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는 어째서 이익을 말하십니까? 오직 인(仁)과 의(義)만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의(義)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맹자는 의(義)를 '사람의 바른 길'로 정의합니다.
훗날 주자는 「맹자집주」에서 의(義)는 '일의 마땅함'이라고 했지요.
즉, 의(義)라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걸어가야할 바른 길입니다. 도덕률인 것이죠.
이것은 제 개인적인 해석입니다만 이러한 의(義)의 의미는 성선설과 연결됩니다.
전쟁이 계속되는 비이성적인 시대에, 맹자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라고 합니다.
혼란스러운 청교도 혁명을 겪은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자연상태의 인간은 만인이 만인에 대해서 투쟁한다."라는 성악설을 말한 것과는 상반되지요.
왜 맹자는 혼란의 시기를 겪으면서도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고 한 것일까요?
그것은 의(義), 즉 도덕률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유학에서는 인간의 본성은 하늘이 준 것이라고 설명합니다.(天命之謂性)
이것을 맹자에 성선설에 대입시켜보면
사람의 본성이 선한 이유는 그것이 '천명', 즉 하늘이 주신 것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천명'이기 때문에 '너는 마땅히 그것에 따라야한다.' 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도덕적으로 행동해야하는가? 라는 질문에
'그것은 천명이기 때문이다.' 로 못을 박아버린 것이죠.
이렇게 맹자는 도덕적 행동에 대해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의(義)와 공자의 인(仁)을 바탕으로 정치를 하는것이 바로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맹자는 아주 도덕적 이상주의자로 보입니다.
하지만 맹자는 매우 현실적이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했지요.
제나라 선왕에게 맹자가 말했다.
"고정된 수입(恒産,항산)이 없으면서도 흔들림없는 도덕적인 마음(恒心,항심)을 지니는 것은 오직 선비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백성의 경우는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밝은 왕은 백성들에게 생업을 만들어주어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충분하게 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먹여 살릴만 하게 하여
풍년에는 언제나 배부르고 흉년에도 죽음을 면하게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죽음에서 자신을 건져낼 여유조차 없을 텐데
어느 틈에 예의를 차리겠습니까?"
5년전에 「맹자」를 읽었을 때에는, 이 구절이 단지
'역시 돈이 없어도 바른 생활을 하는 선비가 최고야' 라는 뜻으로 읽혔었습니다.
전혀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닌데 말이지요.
모두가 '견리사의'하는 군자가 될 수는 없다.'라는 뜻입니다. 매우 현실적이지요.
비록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만 모두가 도덕적인 군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왕도정치를 실현할 것이냐?
답은 '복지'입니다.
일반 백성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쌀을 훔치는 것에 대해 '너, 도덕적으로 살아' 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부모를 봉양하고 처자식을 기를 정도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준 뒤에야 비로소 도덕이 행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만약 장발장에게 부모를 봉양하고 처자식을 기를 정도의 항산이 있었다면, 빵을 훔치지는 않았겠지요.
이렇게 맹자는 백성의 항산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군주의 역할이자 왕도정치의 시작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군주가 백성들의 항산을 책임진다면,
비로소 백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궁극적인 왕도정치가 달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군주가 이런 역할를 다하지 못한다면
즉, '군주가 군주답지 못하다면' 그는 더이상 군주가 아니며 단지 악랄한 필부일 뿐입니다.
그것이 구체화된 것이 바로 '역성혁명'입니다.
제나라 선왕이 물었다.
"탕왕(은나라 시조)은 걸왕(하나라의 폭군)을 내쫓았고
무왕(주나라 시조)은 주왕(은나라의 폭군)을 정벌했다는데 사실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사실입니다."
왕이 물었다.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것이 옳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인(仁)을 해치는 자를 도둑이라고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인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도둑과 잔인한 사람을 죽였다는 말은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니들, 선비들이 정의롭다고 떠받드는 사람들은 니들이 말하는 군신간의 의리를 저버린 사람들 아니냐?' 라는 비꼬는 질문에
맹자는 '군주가 아니라 천하의 도둑놈을 죽였을 뿐이다.' 라고 응수한 것입니다.
즉, '너, 정치 똑바로 안하면 엎어버릴 수 있다.' 라고 간접적으로 말한 것이지요.
군주의 권위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던 당시에 이러한 맹자의 생각들은 상당히 급진적이었을 것입니다.
'이익(利)을 따지지 말고 오직 의(義)만 생각해라'
'백성들의 생활을 책임져라'
'똑바로 안하면 군주를 바꿀 수 있다'
이러한 맹자의 사상은 결국 하나로 귀결됩니다.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 되는 '民本정치'.
맹자는 말합니다.
"백성이 귀하고, 군주는 하찮다"(民貴君輕, 민귀군경)
군주를 위해 백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 군주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맹자 사후 2300년이 지난 지금,
저는 「맹자」를 읽으면서 뜨거운 울림을 느꼈습니다.
맹자의 민본사상과 현대의 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이 군주냐 국민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국가는 백성,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본질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국가의 모습은 무엇인가?
그것은 (비록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맹자가 꿈꾼, 혁명가 정도전이 꿈꾼, 조선을 500년간 지배한 유교윤리
'백성을 위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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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책 자체에 대하여
「논어」는 '각 개인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 를 말하고 있다면
「맹자」는 '국가는 이렇게 되어야 한다.'를 말하고 있습니다.
「논어」는 스승인 공자가 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주는 것이 주된 내용이지만
「맹자」는 맹자와 왕, 다른 학파들간의 논쟁이 주된 내용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맹자」가 더 현실성있고 읽기에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맹자」와 「한글 맹자」 두 권을 같이 읽었습니다.
전자는 주자의 해석을 토대로 번역을 한 것이고
후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해석을 바탕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두 권의 본문 해석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각주부분에 주자의 각주가 들어가느냐 정약용의 각주가 들어가느냐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본문을 읽기에는 전자가 편했으나
하나의 대화마다 해설을 알차게 해준 후자가 본문을 이해하는 데에는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정약용 선생의 독창적인 해석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글 맹자」도 매력적인 번역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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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의 양대산맥인 「논어」와 「맹자」를 다 읽으니 속이 후련해졌습니다.
이제 모레부터 휴가네요. ㅎㅎ
휴가 복귀하고 「대학•중용」 달립니다..
읽어주셔서 정말고마워요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마! 사서삼경은 다 읽어보고 유교 비판하냐!
동양고전 빌런추
중화 추. 여윽시 이게 바로 중국이야!
빨리 고수되서 유교철학 플로우차트 ㄱㄱ
ㄷㄷ 독갤인싸의 지름길이 되는 플로우차트..
난 그래서 맹자의 얘기는 좀 와 닿지가 않고 공자의 논어는 와 닿더라. 내 삶의 실천적 적용은 맹자보단 공자에 가까우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아니 그게 맞는건가? 아무튼 공자의 말씀을 실천하려고 노력중인데 좀 힘들더라구요. 남들이 알아주지 알아도 화내면 안되는데... 알아주지 못하면 솔직히 속상하더라구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맹자 원서 사시고 인증 하쉴?
제가 아직 문리를 못틔웠네요 ㅋㅋ 동몽선습부터 익히겠습니다...
동양 철학 빌런 ㅎㄷㄷ 나도 겉핡기로 동양 철학 읽고 왕도정치 뽕에 취한적 잇었다. 저 제나라 선왕이 물어본거 답하는건 존나 멋있다고 생각한다
역성에 취한다...
글 재밌게 잘 쓴다 - dc App
정말 감사합니다 - 7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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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추! 원전도 한번 읽어봐야 하는데... - dc App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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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좋은 감상문이다 ㅊㅊ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배병삼 교수가 쓴 논어 맹자 해설서도 츄라이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와 진심 재밌다. 철학 리뷰가 이렇게 재밋기 있냐? 동양철학 아예모르고 논어만 3번 정도 읽어봤는데 논어 - 맹자 이렇게 읽으면됨?? 도덕경도 사뒀음
저는 옛날에 논어 - 맹자 - 대학•중용 순서로 읽었습니다. 논어 다음에 맹자를 읽으면 어떻게 읽어도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가사상을 먼저 끝내고 싶어서 도가사상인 도덕경과 노자는 사놓고 읽지는 않았네요. 그리고 재밌다는 칭찬..정말 감사합니다 ㅠ
독갤이 친목지양해서 더 말해도 될련지모르겟는데 이글 보고나니 재미를 넘어서 동양사상 공부해보고 싶어졌음. 글 잘봤으요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EG_FBKO_oI6HUvuB_oTYq-5p38f2hZX
EBS '윤리와 사상' 강의 진짜 추천드립니다.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참 좋은 것같습니다. 강사도 재밌게 잘 가르쳐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맹자가 젤 재밌어서 맹자 먼저 읽는게 난 좋다고 생각함. 물론 난 처음에 몰랐기에 논어부터 읽음. 논어는 8번 정도 읽었고 맹자는 40번정도 읽은듯. 그 정도로 난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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