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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화밭 엽기전 > - 백민석 (한겨레출판사)
내 취향의 잔인한 공포소설처럼 보여서 빌렸다. 꽤 기대된다. 코호, 코호.
내 예상과 달리 문장은 한국식 순수문학 스타일이다. 예상만큼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다.
삼촌이란 인간이 창림과 키스하며 게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게 이 소설에서 가장 으스스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으으.
전형적인 김치 문학 작품 같기도 해서 아쉽기도 했다.
창림의 삶이 어딘가 마음에 든다. 회계사를 참교육 시키고 스너프 필름을 찍는 그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꼈다.
어딘가 소설 전체가 폭력으로 물든 느낌이다.
오형사는 꽤 강적이란 생각이 든다. 소설에서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목화밭의 의의가 뜬금없다. (완독 후, 무슨 의의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창림이 대답 대신 내뱉는 “하”라는 탄성이 중독성 있다. 마치 내 숨소리를 묘사한 “코호, 코호”와 비슷해 보인다.
극단의 사디즘과 극단의 마조히즘이 뒤섞인 느낌이다.
맨드릴 원숭이의 인상이 굉장히 강렬하다. 이 소설에서 가장 과격한 느낌을 준다.
소설이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과정이 순조롭고 적절하다. 강약 조절을 잘한다.
결말이 가까워지니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가 된다.
형사를 해친 것도 모자라 지하실은 사내애와 박태자가 서로 공격을 가하질 않나. 난장판이 따로 없다.
태자와 삼촌이 잘 모르는 남남이었다는 건 결말이 가까워져서야 알게 됐다. 난 태자와 삼촌이 진짜 친척 관계인 줄 알았다.
모든 걸 잃고 세상과 완전히 척을 지게 된 한창림의 파멸에 동정심을 느낀다. 자기합리화 같지만 이해가 되는 파멸이다.
바이킹을 타는 한창림의 모습은 광기 그 자체다.
씨앗, 땅에 파묻을 거름(시신), 발기 등 이 모든 요소들이 성과 폭력이 하나임을 증거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성과 폭력은 하나라고 생각하는 입장인데 이 작품이 딱 그런 느낌이다. 성과 폭력이 혼연일체가 되었다.
작중 배경의 시기가 왜 1990년대 후반인가 했더니 그 시절 첫 출간됐고, 이 한겨레 출판사 판본으로 재출간 된 것이었다. 시대를 앞선 작품이다. 마무리에 군더더기가 없고 강렬하다.
다만 이 소설은 표현하고 풀어내는 방식이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아쉬웠다. 내 방식대로 재구성해서 다시 쓰고 싶어지는 소설이었다.
마지막으로 나도 목화밭에 거름을 주고 싶어진다. 살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죄책감 없이 거름으로 쓰며 내 수컷 냄새를 지상에 남기고 싶다. 그리고 거름을 먹고 자란 목화밭에서 나온 목화솜으로 문익점을 떠올리며 따뜻한 옷을 만들어 입고 싶다. 크큭.
사람 숨소리가 코호 코호 ㅋㅋㅋ
처음에는 누가 ㅋㅎㅋㅎ 하고 의성어인지 뭔지를 웃을 때 써서 그거 따라해볼까 하고 시작한 컨셉이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진짜로 코호 코호 하고 숨을 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