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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p31LdwrO5Es




< 언페어 > - 하타 타케히코 (북스토리) 김경인 옮김



내 취향의 추리소설로 보여서 빌렸다. 초반부터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갑작스레 쏟아지듯 등장해 당혹스러웠다. 정신없는 진행이다.

문득 요즘 일본 추리소설들이 라노벨화가 된다는데 라노벨 속 오타쿠 망상에나 어울릴 법한 미소녀 캐릭터보단 유키히라 같은 살짝 괴짜 같고 패기가 넘치는 여형사가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루메 작가는 재수가 없어 보인다. 연예인병에 걸린 느낌이다.

어딘가 소설의 구성이 액자식 구성에도 모자라 액자가 뛰쳐나온 기분이다. 이거 묘사만 다를 뿐 만티사같은 작품처럼 포스트모더니즘이 아닐까 싶다.

유키히라는 매력적인 인물상이나 안도처럼 파트너의 입장에서 보니 함께 지내기엔 꽤 피곤한 스타일로 보인다.

대필 작가의 등장을 보니 게이고의 악의라는 작품이 떠오른다. 어째 악의와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갈 듯싶다.

어딘가 추리소설의 개념을 해체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지나친 해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언론이나 출판사들의 돈벌이와 명성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인사건으로 돈벌이를 하며 대중들에게 팔리길 바라는 미디어를 비판하는 느낌이 든다. 어딘가 사회파 미스터리로 빠져들 것 같다. 이런 사회 현상들을 볼 때마다 자유 시장 경제에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쓸데없이 혼란스러운 것보단 안정된 통제 안에서의 사회주의 체제를 저절로 추구하고 싶어진다.

일본 경찰 특유의 비효율성과 답답한 조직 사회가 불편하게 비쳐진다. 안도가 불쌍하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저마다의 사연들로 꼬여 있는 느낌이다. 소설보단 드라마 시나리오에 더 가까운 구성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든다. 실패한 문학도가 타락하면 범죄자가 되지 않을까. 문학이라는 약이 한순간에 독약이 되어 사람을 망친다는 느낌도 든다. 만약 사건의 전말이 정말 이렇다면, 범인을 동정하고 이해하게 될 것 같다.

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광기가 책 전반에서 느껴진다. 게이고의 악의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유키히라는 어디로 튈지 모를 여형사다. 너무 독특하고 너무 비현실적이다.

은색 지포라이터에 비친 모습을 몰래 보는 방식은 만화 타짜에 이미 등장한 트릭이다. 애석하게도 이 소설보다 작중 시기로 치자면(실제로도 타짜 원작 만화가 훨씬 먼저 나왔지만) 타짜가 반세기나 앞섰다고 본다. 이건 우리나라의 승리다! (?) 부분일식으로 다들 정신을 못 차리니 한식으로 일식을 이렇게 이겨보는 거다! (??)

다 읽고 보니 이게 뭐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해체시가 존재하듯 이건 해체 추리소설인가? 엄청난 반전을 기대했는데 뭔가 싶다. 작가가 추리소설을 쓰다가 화가 나서 토하듯이 쓴 것 같다.

해설을 보니 내 예상대로 저자는 각본가 출신이다. 확실히 소설가보단 각본가가 썼다는 냄새가 강했다.

, 아무튼 맥이 빠진다. 이렇게 힘이 빠지는 실험적인 추리소설은 처음이다. 아니, 실험적인 건 둘째 치고 뭔가 전체적으로 엉성한 느낌이다. 추리소설계의 포스트모더니즘이다. 작가가 작정하고 독자들을 엿 먹이는 장난을 친 것 같다. 이건 제대로 확신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