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Poem)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밤의 가지에서 홀연히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다.

  또는 혼자 돌아오는 길에 그렇게 얼굴없이 있는 나를 시는  건드렸다.

  나는 뭐라고 해야할 지를 몰랐다.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다.

  끓어오르는 열이나 잃어버린 날개, 내 나름대로 해 보았다.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이 첫 줄을 썼다.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수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지혜이다.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다.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신 그림자.

  휘감아도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이 작은 존재는 그 큰 별들의 총총한 허공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나부꼈다.







참고로 해럴드 블룸이 뽑은 위대한 작가 26명에 페소아와 함께 유이하게 들어간 20세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