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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읽는다고 너무 힘들었다.
(알라딘 전자영수증을 뒤져보니 작년 12월에 그것 제1권을 샀다! 맙소사)
그래도 출퇴근시간을 이용해서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결국 1800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를 다 읽어 뿌듯하다.

의도치않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있으니
원치 않는 자는 뒤로가기를 누르시라.

공포소설 작가로 알려진 유우명한 스티븐킹의 초기작 중 하나인 그것,
집필기간만 4년이었다고 한다.
다들 영화는 봤는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이 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1. 번역과 빌드업
2.그리고 이건 공포소설이 아니다.

일단 빌드업...

영화로 본 그것은
웬 삐에로 귀신 페니와이즈가 나와서
데리라는 마을에 꼬마아이들을 하나씩 잡아먹는다.
따라서 나는 텍스트로서 페니와이즈를 마주 하고 싶은
그런 오싹한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
이 두꺼운 책을 산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페니와이즈는 2권이 끝나도록
나오지 않는다.
그 대신 늑대인간, 문둥이, 미라 등등
별에별 스티븐킹이 알고 있는 괴물이나 귀신 컬렉션이 튀어나온다.

말인즉슨, 그것은 페니와이즈 그 자체가 아닌
그걸 마주친 상대가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하는 대상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소설 속에서의 패니와이즈는 그냥 꼬마아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모습일 뿐이다.
세상 어느 꼬마가 삐에로를 싫어하겠는가? 라는 구절을 본 것 같다.
(당신 덕에 이젠 다들 삐에로를 겁내겠지만.)

그리고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번역.

위와 같은 빌드업의 이유로 나는 도저히 이 소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왜 스티븐킹이 베스트셀러 작가인지 천 페이지를 읽어도
납득을 못하고 있었다.
미국의 감성이란 이런건지 내가 이상한건지 지루함에
몸이 배배 꼬였다.  
그리고 어느 날 아주 우연히 자주 들리던 알라딘 매장에서
그것의 원서를 보게 되는데...

내가 첨부한 사진들은 전부 번역서 기준 제3권에서 발견된
제법 유의미한 오역 혹은 병맛번역들이다.
사소한 건 더 있었으나 그냥 넘어갔다.

원문에선 머리에 가래침을 뱉었는데
번역가는 우리의 홍일점 비벌리가 무에타이선수처럼 니킥을 날린다고 번역했다.
갓뎀띵을 괴물들이라고 아주 재미없게 번역해버렸다.
세균.. 아이야 세균! 남이 먹던걸 먹으면 배탈난단다 라는
아주 맛깔난 대사를 이렇게 망쳐버렸다.

여기까지 보고 나는 3권을 번역서로 읽기를 포기하고
사전을 뒤져가며 완독을 했다. 그리고 만족했다.

마지막으로, 이건 공포소설이라기에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
대신 찜찜하고 불쾌한 장면, 그로테스크한 것들은 간간히 있다.
하지만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이건 먹고 사느라 바빴던 어른들이
그래 그런 때도 있었지 하던
유년기 시절을 회상하고,
그 유년기 시절에 맞부딪히던 것을 그리는
아주 감성적인 성장소설 같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유년기에 페니와이즈를 물리치고
콜라병 조각으로 손바닥을 긋고
맹세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다.
읽으면서 이게 순수문학은 아닌지 잠깐 감상에 빠졌다.

그리하여, 나는 좀 무섭고 싶다. 하면 이 소설은 안 맞을수도 있겠다
조심히 얘기하고 싶다.
단 시골에서 자랐거나 어린시절 pc방 대신 물총싸움이나 술래잡기 등을 한 세대라면, 그런 유년시절을 느껴보고 싶다면
성장 소설로써는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스티븐킹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