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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으로 유명한 그 소설. 스토리 라인 자체는 수능 공부하면서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완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인공 이명준은 남에서는 아버지가 월북하여 대남방송에 등장한다는 이유로 형사들에게 고문을 당한다.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 것은 '윤애'와의 연애다. 하지만 그는 '광장 없는 밀실', 즉 개인의 자유는 있으되 정치적 공간이 없는 남한의 현실에 절망하여, 밀항선을 타고 월북한다.

그러나 그가 건너간 북한 또한 그가 원하던 광장은 아니었다. 그곳은 혁명의 껍데기만 남은 곳이었고, 모든 정치 의견을 레닌 동지, 스탈린 동지의 발언에서 인용하는 일종의 종교 집단이었다. 정치적 공간은 있고 차고 넘치되, 그 자체가 기만적이며 개인의 의견은 말살되는 곳. '밀실 없는 광장'이 바로 북한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명준의 위안이 되어주는 것은 역시 '은혜'와의 연애다.

6.25에 참전하다 포로가 된 그가 그 유명한 '중립국'장면에서 중립국을 택한 것도 이런 면에서 보면 필연적인 결론이었을 것이다. 남에도 북에도, 그가 원하던 광장은 없었다. 유일하게 그의 삶의 이유가 되었던 은혜는 전쟁에 간호병으로 참전했다가 죽었다. 더 이상 그가 살아갈 땅은 없었던 것이다.

'중립국'역시 결국 그의 도피처가 되지 못했고, 갈매기에서 은혜와 임신했던 딸의 이미지를 본 그는 마침내 자살하고 만다.(직접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이것은 어찌 보면 결국 냉혹한 현실 앞에 어쩔 수 없었던 명준의 패배라고도 볼 수 있겠다.

오늘날까지도 이 소설이 분단의 현실을 논하는 문학 평론에서 필수적으로 인용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의 균형성을 발견할 수 있고, 결국 인간애로 귀결된다는 생각도 개인적으로는 들었다. 민족의 현실, 정치와 사회적 모순에 지친 명준에게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준 건 결국 윤애와 은혜 두 여자와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어찌 보면 그것을 잃었을 때, 명준의 죽음은 필연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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