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efa11d02831ee99512b64ee64d67099c324c4044ea8684421a25e17f14cc2d4f307c1221f42d5f8573d5cdd7da18717302ff736cbcad9f761


카프카 단편은 그의 사진들 만큼이나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단편의 재미는 여기서 오는 걸지도 모른다. 카프카 단편은 내용과 결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느냐에서 진가가 나오는 듯


<화부>에서 화부가 무슨 직업인지 몰랐다.

검색해 보니 기관에 불을 때는 직업이라는데 ...


아무튼 단편 화부에는 적지 않은 인물들이 나오나 중심점은 화부라고 생각한다.

근데 화부는 주인공이 아니다. 객체다. 작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주인공 <카를 로스만>이다.

그리고 자주 발언하지도 않는다. 생각과 발언의 중심은 <카를 로스만>이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추측할 수 있는 화부의 특징은 이렇다.

1. 지금 주인공과 함께 타고 있는 에서는 제대로 된 임금도 받지 못하고 변변치 못하지만 옛날에는 끝발 날렸다!

2. 선임 슈발이 자신의 역할을 박탈한다고 생각하며,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곧장 배의 가장 큰 우두머리 선장에게 달려가서 항의한다.

3. 하지만 아무런 쓸모짝 없는 행동이었다.

4. 슈발의 동료 증인들이 화부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기 위해 선장에게 찾아 온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그래서 현재 한국 사회를 바탕으로 생각해 봤다.


1. 소외된 비정규직 (화부)이 정규직(슈발: 작품 속 등장인물의 이름)과 싸운다. 비정규직은 자신의 처지가 불리해 진게 정규직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혹은 아예 해석을 뒤집어 반대로도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서로 불만을 가진다. 슈발의 동료들은 이런 비정규직 화부를 탐탁지 않아 했다. 좀 더 권력이 있고 수적으로도 많은 동료들을 이끌고 와 집단적으로 화부를 눌러 버렸다.


2. 한때 잘나갔지만, 늙어가며 소외된 (화부)는 한때의 향수를 바라며 최선을 다 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려 하였지만, 그 가치의 증명을 자신의 선임 슈발이 방해해서 화가 많이 났다. 하지만 반대로 늙어가며 소외된 화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이유는 슈발에게 또한 없다. 슈발은 자신과 같은 위치에 있는 집단을 통해 화부의 가치를 박탈하려 한다.


그러나 화부든 슈발이든 말단에 불과하다.

진짜 정조준의 대상은 선장 그리고, 작중에 나오는 상원의원들과 수많은 관료들이다.

그런데 올바르게 가야 할 화살의 방향이 이들을 향해 가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나도 위트있게 재밌게 유쾌하게 진짜 권력 구조의 정점에 있는 자들은

화부의 항의,슈발의 항의를 묵묵히 바라본다.

그렇게 권력의 구조가 뒤바뀐다. 화부->슈발->관료->선장이 아니라, 이 세계 안에는 '화부 대 슈발' 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카를 로스만>의 존재다.

왜 카를이 이 작품에 등장했을까?

다시 이 단편의 내용을 검토하면, 중간에 카를은 화부의 항의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화부에게 충고를 한다.

화부는 카를의 이같은 발언을 오해하고 오히려 카를과 말다툼을 벌인다.


이건 정치적인 암시로 볼 수 있을까? 진짜 권력의 정점에 있는 자들의 태도를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비슷한 위치에 있는 자들 서로 서로가

행동과 태도를 조심히 하며 잘못 보이지나 않을까 조심하는 태도 낯설지는 않다.


"당신은 스스로를 방어하지 않으면 안 돼요. '그렇다','아니다'라고 가부간에 분명히 말씀하셔야지, 그러지 않으면 그 사람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전혀 몰라요. 내 말을 따르겠다고 나한테 약속하세요. 왜냐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두려워하고 있는 나는 당신을 더 이상 전혀 도와드릴 수 없을 테니까요" by 화부에서 가장 인상깊던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