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예술의 세계는 냉혹한 법이고


누구와는 다르게 튀면서도, 그걸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유명해질 순 없을 것이다.


때론 선구자이지만, 여러 사정 등으로 인하여 묻히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물론 그러한 선구자들은 오늘 이야기될 수 없을 거다. 묻혔다면 알 수도 없을 테니까.


오늘 이야기할 두 작가는 묻혔다가 요즘 다시 재발굴되는 선구자 모더니스트들이라고 보면 된다.


왜 한 번에 두 명을 몰아서 하느냐?


아아-----그건 번역본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출판에선 흔한 일이지.





헬렌 호프 멀리스, 작가론 호프 멀리스로 불리는 호프 멀리는 1887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러시아어를 배웠기에 사제 아바쿰의 삶 등의 책 등을 번역하기도 한 번역가였지만, 그와 동시에 작가였다.


어린 시절을 스코틀랜드나 남아공 등지에서 보낸 후 캠브리지 쪽에서 고전 연구, 특히 희랍어 연구를 공부하였다.


여기에서 평생의 지주를 만나게 된다.


바로 그녀보다 대충 30살 연상이자 근대 고전 연구의 중심 연구자 중 하나였던 제인 해리슨이었다.


사제 관계에서 후견인 관계, 그리고 친구이자 동업자가 되어 두 사람은 함께 다니며 미국, 영국, 유럽 등지를 오가며 같이 연구도 했고,


또 이미 제인 해리슨의 나이와 건강 문제도 있어서 파리에서 병원 생활을 하는 등 말 그대로 부부 같은 생활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파리'에서의 생활이 오늘날 영미 모더니즘 시의 선구적인 장시 한 편을 낳게 된다.




특히, 이 시는 파리의 일짱이었던 아폴리네르의 시, 특히 그의 <구역> 등에 큰 영향을 받아 탄생한 선구자였다.




"어이! 그 시는 대체 뭔가?"



<

나는 한 구절말을 원한다.


NORD-SUD (파리 지하철 북선)


ZIG-Zag(지그재그)

Lion Noir (검은 사자)

Cacao Blooker (카카오 브루커)


에투루리아식 무덤 속의 검은 형상의 항아리들>

- 파리, 호프 멀리스, 도입부



"이것 말인가? 아아-----이것은 <현대시>라고 한다."



파리를 중심으로, 파리를 묘사하며 여기저기 파리에서 보이는 노선이나 광고판 문구 등의 콜라주.



<브레케케켁 코악스 코악스 우리는 센 강 아래를 지나간다.>

- 파리, 호프 멀리스



아리스토파네스의 개구리, 요한의 묵시록이나 여러 선구자들로부터 따와서 패러디하는 텍스트들.


<

오월의 첫째 날

>

- 파리, 호프 멀리스


아폴리네르의 칼리그램에서 영향을 받은 글자-장난과 말장난




600여행의 장시 <파리>는 오늘날 영문학 모더니즘의 선구적인 장시로 평가받지만


사실 당대엔 상황이 애매했다.






"아아----이것은 출판이란 거다. 친구의 안 팔릴 텍스트도 찍어주는 것이지."



다행히 멀리스는 울프나 거트루드 스타인 등의 작가들과도 친분이 있었고, 1920년에 버지니아 울프의 호가스 출판에서 100여부 정도의 호프 멀리스의 <파리>를 출간했지만 큰 호응은 얻지 못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2년 후인 1922년엔 영미 모더니즘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황무지>가 호가스에서도 출간되었고, 파리와는 달리, 큰 반응을 얻으며 큰 족적을 남기게 된다.



멀리스와 <파리> 연구가들은 이러한 <황무지>와 엘리엇과의 관계에 오늘날 집중을 한다.


<파리> 자체는 선구자격인 작품은 맞지만, <황무지>같은 후발주자와 비교할 때엔 여러모로 어설픈 점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T.S. 엘리엇이 호가스 출판과 버지니아 울프 등과 친분이 분명 있었고, 호가스에서 나왔던 <파리>를 접하였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고,


황무지 집필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몇몇 멀리스 연구자의 주장이다.


그 진위 여부야 사실 연구가 더 되어봐야 나오겠지만.




<파리> 출간 이후, 멀리스는 3편의 장편을 쓰기도 했지만, 사실 최근까지도 사실상 잊혀진 작가였다.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어찌되었든 <파리>가 선구자적인 작품인 것만은 분명했는데 어째서 그런가?


여기엔 멀리스의 개인적인 삶이 더 컸다.


멀리스의 은사이자 동반자, 협력자였던 제인 해리슨은 1928년에 죽었고, 큰 상심을 느낀 멀리스는 그 직후 카톨릭을 개종을 하며


이전까지 자신이 쓴 것들을 신성모독적인 무언가로 간주하며 모든 출판을 막고,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았다.


197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종교적인 시 몇 편을 쓰기도 하였지만, 말 그대로 은둔자로서 생을 마감하면서 모든 것은 베일 속에 감춰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랬다면 당연히 여기에 나올리가 없지.


최근엔 그녀의 작품들, 특히 중요시되는 시들이 정리되어 출간되거나 연구되고 있는 중이다.




여담으로 그녀의 1926년에 나온 3번째이자 마지막 장편소설 <러드인더미스트>는 판타지소설이었다.


요정 등과 공존했던 영국 시골 마을 러드인더미스트에서 일어나는 음모를 시장이 모두를 구하기 위해 맞서는 소설로,


닐 게이먼이 좋아하는 책으로 뽑기도 했으며 이 소설 자체는 호빗 같은 분위기의, 더 이전에 쓰인 판타지 소설이다.


그 덕분인지 사실 말년의 멀리스 몰래 해적판으로도 꾸준히 출간은 되었다고 하며 모더니스트가 아닌, <러드인더미스트>의 저자로선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





또 다른 선구자는 바로 독서가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의식의 흐름의 선구자 중 하나다.


그리고 사실 멀리스와 달리, '잊혀진' 선구자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을 뿐이지, 이름 자체는 꾸준히 언급되었고, 작품 자체도 출간은 계속 되어왔으니까.




바로 도로시 리처드슨.


1873년 영국에서 태어난 도로시 리처드스는 4녀 중 3번째로 태어났는데, 딸부자 아버지는 도로시를 아들처럼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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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러 공부를 하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자, 교사 등의 일을 하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런던으로 상경하여 여러 일들을 하다가


블룸즈버리 그룹 등과 접촉하며 교류를 하게 된다.


H.G. 웰즈와 썸 타다가 임신했는데 유산을 겪는 등의 일도 있었다.


아무튼 파란만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 그 자체를 맏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바로 <순례>다.


그녀 사후 13권까지 출간되어 '13권'으로 구성되지만, 사실 13챕터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며


오늘날은 보통 4권으로 구성된 장편으로 나온다.


자전적인 여성 화자의 포이스의 표현을 따르면 '삶의 본질'을 묻는 혁신적인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오늘날 '이것'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어이! 이 소설은 대체 뭐냐? 어떻게 쓰인 거냐?"



(메이 싱클레어)


"아아----- 이 소설 말인가? 그렇구나 영국인들은 아직 모르는군"



"아아---이것은 의식의 흐름 기법이란 거다. 내가 윌리엄 제임스의 강의에서 따와서 붙인 말이지."



"그게 뭔데 씹덕아."



언젠가는 소개될 모더니스트이기도 한 메이 싱클레어가 도로시 리처드슨과 그녀의 출간중이던 <순례>를 평하기를,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였다고 말했고


그렇게 도로시 리처드슨은 의식의 흐름 기법의 선구자들 중 하나가 되었다.


정작 도로시 리처드슨은 이 표현을 싫어했다고 하지만.



물론 그녀가 블룸즈버리 그룹이나 울프와도 교류가 있었지만, 사실 의식의 흐름 선구자라고 하여 조이스, 울프 등의 후발주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하기엔 좀 비약이 있다.


그녀 본인이 편지에도 밝혔듯,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충 의식의 흐름 같아보이는 걸 쓰는 이들이 등장했고, 도로시 리처드슨도 선구자들 중 하나였으니까.


무엇보다 사실 그녀의 글쓰기는 조이스나 울프보단 헨리 제임스에 가까웠다.





안타깝게도, 섹드립과 판매금지로 어그로를 잔뜩 모을 수 있던 조이스나 블룸즈버리의 수장으로서 자존심 강한 영국 문화계를 지배하던 울프와 달리,


도로시 리처드슨의 책들은 평론가들과 모더니스트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리 인기는 없었다.


특히, 그녀 말년에, 4권으로 구성된 순례를 펴내었지만, 판매량이 처참하여 그녀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주었고


그 덕분에 순레의 마지막 13권을 쓰던 중 1957년 세상을 떠났고, 도로시 리처드슨의 순례는 사실상 미완으로 남게 되었다.




도로시 리처드슨 사실 오랫동안 이름 자체는 언급되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덜 주목받는 작가였는데


대충 옥스퍼드 쪽에서 그녀의 서간집 및 작품집을 새로 내놓겠다고 말은 했으니 조만간 다시 활발히 연구되지 않을까 싶지만


책 나온다고 한 년도가 벌써 2,3년 전이니


언제 나와?


아직도 순례는 계속된다.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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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할로윈이란 것도 아일랜드에서 온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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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 P P P 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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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동무 살려주시게! 내가 번역도 해주지 않았던가?

-나치라고? 어림도 없다 암!!!!

-안녕하세요 Korean 독자들, 나는 H.D.

-다 함께 외쳐 EE!!

-모더니즘 - 할리우드 워 -

-모더니스트가 가지 않은 길

-베를린 알렉산더 도살장

-인생을 낭비하는 새

-탐정, 추리 그리고 모더니즘

-발걸음으로 태양계를 가로질렀지


모더니스트의 선조들

-지나간 모더니스트는 어디에 있는가

-셰익스피어와 사라진 연극들 - 영국 르네상스 (1)

-극한직업 영국 극작가 - 영국 르네상스 (2)

-고래박이 멜붕이의 삶 (1) (2) (3)

-단테....쇼펜하우어, 니체.....베케트

-"여어ㅡ 『페도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