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리노 나쓰오 얘기이긴 한데, 소설 중에 <잔학기>라는 게 있거든
거기서 초반에 편지 두 장이 등장하는데, 한 장의 편지가 일본어 원문으로는 대부분 히라가나로 쓰여 있음
한자가 없는 건 아닌데, 되게 쉬운 단어도 히라가나로 써 있고, 사람 이름 한자도 몰라서 카타카나로 적어놓고 그럼
그래서 이것만 봐도 이 사람이 제대로 교육 받은 사람이 아니구나, 이런 불온함이 여실히 느껴지는 텍스트란 말이야.
근데 번역본으론 그걸 반영할 방법이 없으니 그냥 번역하고 마는 거지
히라가나로 썼건, 한자로 썼건, 한글로는 결국 같으니 그런 기법이 들어갔다는 사실도 모르게 됨
이런 사정을 알면 알수록 한국 소설이 좋아지더라
결국 내가 온전히 작가의 의도에 심취할 수 있는 건, 역시 한글로 쓰인 현대 소설이구나, 이런 감동을 받곤 함
한국 소설아, 제발 잘하자!
다자이 소설에서도 그런 기법이 쓰인 적 있는데, 한글 대신 hangle 이런 식으로 썼던 걸로 기억함 ㅋㅋ
아 ㅋㅋ
그 다니자키 열쇠였나 일부러 가타가나 히라가나 한자 화자마다 다르게 쓰는 소설 있었는데 그런건 진짜 번역 힘들겠더라
주석이나 폰트 모양 같은 외부 요인으로 번역하는 거 아니면 못하겠네...
고로아와세(숫자로 은어 만들기)라거나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 조합으로 뭔가 상징을 만든다거나 등등 장난할 거리가 많으니... 독특한 말버릇이나, 僕、私、俺 같은 1인칭의 뉘앙스 차이도 있고. - dc App
일본 탐정 소설에 그런 거 진짜 많지
아아, 확실히 일본 책은 그런 게 있겠다. 전에 읽었던 배틀로얄에도 한자를 잘 몰라서 히라가나 쓴다는 묘사를 봤는데 일본인 입장에선 그렇게 보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