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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4/5

2부 3/5

3부 2/5



 외계 지적생명체에 대한 상상은 엄청나게 많은 SF 작품들에서 다루어져 왔으며 이 소설도 외계인, 외계 문명과의 조우를 다룬 작품 중 하나이다. 외계 문명과의 전쟁은 흥미있는 소재임이 분명하지만 한계 또한 명확하다. 현대 인류의 기술로는 고작 대기권을 벗어나는 것도 어려운데 우주의 별들은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고 발전된 우주 항행기술로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생명체가 문명을 이룰 정도로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행성을 찾는 것은 확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법과도 같은 초광속 항행기술이 바탕되지 않으면 전쟁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기술이 발전한 외계문명이 광속에 준하는 우주항행기술을 개발한 경우에선 고작 지구 하나를 점령하려고 올 필요가 없거나 어차피 무기로 사용가능한 기술이 넘쳐나 제대로 된 전투 없이도 지구를 정복하는 것이 간단할 것이다. 이 소설에선 이러한 문제들을 바탕으로 문명들이 접촉하는 것에서 생기게 될 일들을 이전의 소설과는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1부에서는 설정이나 세계관이 전부 드러나지 않은 채 지구에서의 현황과 과거의 이야기로 앞으로의 사건들이 일어나게 될 원인들을 설명한다. 문화 대혁명이 중국 과학계에 미친 영향으로 인해 스토리가 전개되며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삼체 세계을 간접적으로 상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가상현실 게임도 등장하며 재미를 준다. 사람이 깃발을 들고 내리는 것으로 전자회로를 이루는 게이트를 구성해 몇십만명이 동원되어 만드는 컴퓨터를 보며 역시 중국작가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하 스포일러







1부 줄거리


-삼체 문명은 왜 다른 행성을 침략하려 했는가

 삼체 문명이 발전해온 행성은 삼중성계로 아이작 아시모프의 '전설의 밤'에서 행성은 6개의 태양에 의해 비춰지고 있어 밤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지만 보다 절망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다. 3개의 태양은 항상 비슷한 정도로 행성을 비춰주는 것이 아니라 매우 불규칙적으로 행성을 비추기 때문에 가끔 혹은 자주 행성 표면을 싸그리 불태우던가 얼어붙게 만드는 일이 발생하기에 문명의 발전 속도가 매우 더뎠다. 심지어 언젠가는 행성 자체가 태양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 운명이라 삼체 문명은 대규모 이주를 통해 살아남을 방도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우주는 넓고 안정적인 행성은 찾기 힘들다는 문제는 남아있다.


-어떻게 지구를 찾아냈는지

 주인공은 중국 문화대혁명 기간에 홍위병들에 의해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는 가족을 배신하게 된다. 반동으로 낙인찍힌 주인공은 국가기관의 알지 못하는 연구시설에서 일하게 되고 자신의 아버지를 때려죽인 홍위병들을 따로 만나지만 그들은 비참하게 살고 있지만 반성도 하지 않고 시대에 대한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보고 실망한다. 주인공은 연구시설에서 일하면서 태양을 이용하면 전파 신호를 증폭시킬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을 알고 우주에 전파를 보내게 되고 신호를 받은 삼체인이 답장을 보내지 말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에 대해 실망한 주인공은 메세지를 전송해 삼체 문명이 지구의 위치를 알게 된다. 


-어떤 방법으로 지구를 빼앗으려 하는지

 삼체 문명은 초광속이나 광속에 준하는 항행기술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가속 과정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광속의 10%수준을 낼 수 있었다. 서로 행성간의 거리가 몇 광년 정도이므로 멀진 않지만 백년이 휠씬 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함대가 도착했을 때 지구 문명이 함대의 기술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삼체 문명은 ai컴퓨터를 양성자 크기로 만들어 인공지능을 갖는 침략병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11 차원의 기판에 회로를 새겨내어 차원을 낮춰 기판을 '접어서' 양성자 정도의 크기로 만들고 나서 지구를 향해 발사했다. 입자의 크기가 작아 광속에 가깝게 발사할 수 있고 양자얽힘을 이용해  ai와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했다.  지구에 도착한 ai는 입자가속기의 검출장치에 간섭해 지구의 과학기술 발전을 막으며 동시에 모든 것들을 정탐했다.

 


 삼체 세계의 침략은 이미 시작됬고 지구의 현재 기술로는 절대 막을 수 없으며 지구의 과학발전 가능성은 사라졌다.





 1부는 중국 문화대혁명의 암울하고 멍청했던 혁명과정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면서 그 결과적으로 인류가 멸망위기에 빠진 것을 보여주었고 삼체 세계의 침략 이유와 방법을 표현했다. 정말 1부는 역시 휴고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라 생각하며 단숨에 읽었지만 2부는 평작수준, 3부는 졸작수준으로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과학기술 부분에서

 1부의 태양을 이용한 신호증폭이나 침략을 위한 양성자 크기의 ai컴퓨터 설정정도면 그럴듯하다고 느꼈지만 3부의 차원 무기나 광속을 제한하는 장 내용은 원리야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차원간의 경계에 대해서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광속이 30만km/s인 보통 공간에서 30km/s로 제한되는 장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고려가 없다. 30km/s로 광속이 제한된다면 다른 입자나 정보전달의 속도도 제한이 걸리게 되는데 소설에서는 고작 전자기기만 작동이 안될 뿐이다. 하지만 전자의 속도가 제한받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면 전자기기만 아니라 화학적인 반응이나 생명반응 또한 바깥과 동일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물리학적 지식이 부족해서 이런 의견이 터무니없는 생각일 수 있지만 해당 장에 진입하거나 나갈 때의 물체의 한쪽 끝과 반대쪽 끝의 변화는 매우 클 것이고 아무런 조치 없이 통과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에 대한 소설에서 납득이 갈 만한 설정이나 설명이 등장하지 않아서 판타지 소설의 마법을 보는 것 같다.


-사회현상 예측부분에서

 2부 후반, 3부에서 나타난 일체화된 사회문화, 전 인류가 같은 생각과 거의 같은 가치관을 지니게 되며 유일한 희망들이 냉동보존을 통해 미래에서 깨어난 과거의 사람들인 것, 전 인류를 자신이 죽을때까지 수호해 낸 인간에 대한 대접은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삼체인들에 의해 기술이 지금 시대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 인류가 여성화된 가치관과 행동양식? 이 내용은 어느 집단에게나 비판받을만하다고 보고 작가가 동시대 사람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3부의 주인공은 인류 생존에 가장 중대한 역할을 맡을 합당한 이유가 전혀 없다. sf라면 미래 시대를 그려낼 때 충분히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보는데 2, 3부에서는 미래시대 사회는 그냥 고정된, 설정만을 위한 설정 느낌이고 주인공이나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온 독자와 너무 떨어져 있다. 인류를 지켜낸 의무를 다한 2부 주인공은 의무가 끝나자 바로 즉결심판에 회부되고 2부에서 몇십년간 지킨 걸 바로 말아먹은 3부 주인공은 별 비난도 받지 않는 것에서 이 소설에서의 사회나 대중은 그냥 작가의 도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부의 제목인 암흑의 숲은 말 그대로 알지 못하는 상대들로 가득한 숲에서 노출되면 즉시 사냥당한다는 의미였는데 문명이 발전하게 되면서 나 이외의 다른 문명들은 무조건 경쟁해야하고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제거하는 것이 이 소설에서의 주요 위기를 만들어내는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다. 고차원의 존재나 차원을 이용한 무기는 말하지 않고서도 3부의 끝에서 다양한 종족의 언어로 우주의 끝을 바꾸자는 호소는 엉망진창이다. 이제까지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 위치가 알려지면 바로 공격당하는 정글에 살면서 이제 다같이 죽게 되니까 가진 것들을 내려놓자는 주장은 좋지만 서로가 자신의 것을 선뜻 내놓는다는 보장은 어디에 있는가. 이 주장에 대해서 주인공의 행동은 3부의 짜증나는 전개답게 끔찍한 마무리로 끝나게 된다.


 아무리 우주에서 상대방 문명이 경쟁적 관계로 올라설 수 있다고 해도 좌표가 알려지게 되면 바로 공격한다는 '암흑의 숲' 설정에도 무리가 있다. 개미가 집을 짓는다고 해서 두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영장류가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인류문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성장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고차원의 문명이나 단 한번의 발사로 항성을 파괴할 수 있는 문명이 고작 행성에서도 거의 벗어나지 못하는 문명이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다 본다. 공격한다고 해도 항성을 파괴하거나 차원을 낮추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너무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 삼체 문명이 사용했던 것처럼 추가적인 과학발전을 저해하는 것이 '환경보호'적으로나 에너지, 물질 효율이나, '외계인에 대한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선택이라 본다.




-마치며

 1부는 주인공, 인류사회, 타협의 가능성이 없는 침략자가 맞물리면서 주인공은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인류에 대한 실망감으로 움직였고 인간이 미래에 확정적으로 패배하고 정복당한다는 내용으로 끝을 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2부는 삼부작 전체의 핵심적인 사상을 나타내면서 상호확증 파괴를 가지고 협박하며 절대 불가능할 것 같았던 평화를 이끌어냈다. 그렇지만 세 개의 축에서 인류사회가 빠져나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3부는 주인공과 인류사회가 모두 이야기의 흐름에서 벗어나 주인공은 생각없이 헤매고있고 인류사회는 설정만을 위한 설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작가는 3부에서 코즈믹 호러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던거 같지만 3부의 내용을 이끌어갈 만한 동력은 부족해 힘이 빠져서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