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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스토리는 아주 기본적인 삼각관계와,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와 갈등 등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시라노는 문무를 겸비한 뛰어난 청년이지만, 비정상적으로 큰 코로 인한 외모 컴플렉스로 고민한다. 이 때문에 사촌 록산느를 마음속으로 깊이 사랑하지만, 감히 사랑한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다. 이때 시라노가 지휘하는 부대의 부하로 미남 크리스티앙이 들어온다. 크리스티앙은 록산느를 사랑하지만,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연애편지를 보내려 해도 문장력이 부족하여 감히 글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때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에게 자신이 그 연애편지를 대필할 것을 제안한다.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의 입과 손을 빌려 그의 사랑을 대신 록산느에게 노래하고 전한다. 록산느는 이 글과 대사에 반하여 크리스티앙과 결혼을 하게 되니, 실상은 시라노의 마음이 크리스티앙에게 닿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결혼은 역시 록산느를 흠모하고 있던 드 기슈 백작의 강렬한 질투심을 유발하게 되고, 드 기슈 백작은 시라노의 부대를 격전지로 보내버리게 된다. 결국 이 전투에서 크리스티앙은 전사하게 되고, 시라노는 그 15년 후 괴한의 기습을 받아 죽어가면서 자신이 썼던 편지를 읊조리게 되고, 록산느는 자신에게 연애편지를 보내왔던 것이 시라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단순명쾌한 스토리에서 우리는 외모에 대한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기게 된다. 과연 록산느가 좋아했던 것은 시라노인가, 크리스티앙인가? 물론 처음에는 시라노의 글로 인해 크리스티앙을 사랑하게 되었으나, 결혼한 크리스티앙에 대한 록산느의 사랑이 완전히 거짓이었다고도 할 수 없다. 크리스티앙은 죽어가면서 시라노에게 '록산느를 사랑했고, 록산느에게 글을 쓴 것이 시라노임을 밝히라'고 유언하였으나, 시라노는 끝까지 스스로의 의지로는 이를 거부한다. 죽어가는 정신을 잃은 마당에서야 스스로가 록산느를 사랑한 것을 고백한 것이다. 즉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지키려 하였던 것이다. 이는 시라노가 비록 자신의 글로 인해 크리스티앙이 록산느와 결혼하였으나, 록산느가 크리스티앙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외모는 사랑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며,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이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것인가?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이런 해결될 길 없는 고민들을 하면서 이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었다.


또 하나, 번역본으로 이 극본을 볼 수 밖에 없는 대다수의 우리 독자들에게 아쉬운 점은, 이 희곡은 기본적으로 언어유희와 운율의 아름다움 또한 하나의 포인트라는 것이다. 가령 시라노의 부대에 처음 들어온 크리스티앙은, 시라노를 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라노의 '코'를 놀리기 위한 말장난을 친다. 당연하지만 이것이 우리말로 번역된 마당에서는 그 진정한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또 시라노가 시의 운율에 맞추어 상대방과의 결투를 시작하고 끝내는 장면에서도 이것이 시라노의 압도적인 무술 실력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나, 번역본에서는 당연히 이것을 100% 나타내기 힘드니, 이것은 원어로 즐길 수 없는 한계점이라 하겠다.


아무튼 이 스토리는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근원적인 고민거리를 던져주면서, 그 스토리 또한 단순명쾌하여 즐기기 좋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