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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게 나는 쓸모없는 청중이다.

기억은 내게 끊임없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라지만,

나는 잠시도 가만있질 못하고, 헛기침을 하고,

듣다가 안 듣다가,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간다.


그는 내 모든 시간과 관심을 독점하길 원한다.

내가 잠들어 있을 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과 중에는 변수가 생기게 마련, 그래서 속상해한다.


오래된 편지와 사진들을 내 앞에 안타까이 내밀면서

중요한, 혹은 그렇지 않은 일련의 사건들을 상기시킨다,

내 고인들로 우글거리는,

내가 미처 못 보고 지나친 광경들에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기억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늘 현재보다 젊다.

기쁘긴 하지만, 왜 항상 타령이 그 타령인지.

모든 거울들은 내게 매번 다른 소식을 전해주는데.


내가 어깨를 으쓱거리면 화를 내면서

불쑥 끄집어낸다, 내가 저지른 모든 해묵은 실수들,

심각하지만, 훗날 가볍게 잊혀버린 실수들을.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내 반응을 주시한다.

하지만 결국엔 이보다 더 나빴을 수도 있다며, 나를 위로한다.


내가 오로지 기억을 위해, 기억만 품고서 살기를 바란다.

어둡고, 밀폐된 공간이라면 더욱 이상적이다,

하지만 내 계획 속에는 여전히 오늘의 태양이,

이 순간의 구름들이, 현재의 길들이 자리 잡고 있다.


때로는 기억이 들러붙어 있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

나는 결별을 제안한다. 지금부터 영원히.

그러면 기억은 애처롭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그건 바로 나의 마지막을 뜻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굿모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