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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광기라고 하기엔 좀 더 이성적이고 투지라고 하기엔 좀 더 차가운 그런 광경이었다...'

투르겐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는데 이 글이 한 사람의 관점에서 씌여진 개인적인 기록물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있다. 그러나 그 사건의 중대함을 생각해 볼 때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다른 기록물이 없다는 것은 모든 사학자들의 안타까움일 것이다.

'... 그 자리에 있던 여러사람들 중 내 기억에 가장 또렷히 새겨진 사람은 바로 로히만 추기경인데, 그 때 그의 나이가 일흔을 넘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그 놀라움이 크게 더해진다. 앞에 있는 상자는 신성력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도 무언가 음침한 기운이 서려있는 듯 한 느낌을 주었다. 추기경이 엘리의 서 13절을 읊고 있을 때 상자는 큰 소리와 함께 뒤로 쓰러졌으며 형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푸른 연기가 원 주변에 있는 사제들의 머리를 덮치고자 했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저기... 사제님? 주교님께서 지금 꼭 뵐 일이 있다고 하십니다..' 기온이 책에 열중해 자기영혼을 활자들 사이로 밀어넣고 있을 때 본청의 서기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주교의 뜻을 전해왔다. 아마도 이 넓은 도서관의 책장들 사이를 모두 뒤져 기온을 찾았을 것이리라.

'아, 그렇습니까? 돌아온지 아직 반나절이 되지 않았는데요?' 기온이 미소를 띄고 대답했다. 의외인 점을 굳이 짚어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 인지, 그것을 서기가 알고 있는지 묻는 듯 했다.

'글쎄요, 왜 찾으시는지는 저에게 말씀해 주지 않으셨습니다만 1과와 3과의 사제님들도 부르시는 것을 봐서는 무언가 크게 전달할 내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서기가 근거를 들어 조심스럽게 추측성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렇군요, 빨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로니'
기온은 웃음으로 화답하고 도서관을 경쾌하게 나섰다.

1과와 3과 사제들까지 부른걸 보면 아마도 행사나 공지와 관련된 일일 것이다.
당장 급한 임무와는 멀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난번에는 출장을 다녀온지 3시간만에 주교에게 다시 불려가 300 히타리온이나 떨어진 지역으로 다시 출장을 떠났다.
교황청의 여러부서 중 기온이 속해있는 칼리오테 부서는 주로 비밀시찰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서 하는 부서이다.
교황청에서 도검과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부서이기도 한데, 대개 칼리오테 본연의 임무와 관련된 일을 하달할 땐 따로따로 불러내어 다른 과에서도 관련 정보를 알 수 없게끔 조치한다.
주교님의 호출은 분명 최근 일어난 교회테러사건과 관련된 교황청의 입장을 신부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일 것이다. 아마도 규탄하고 유감을 표하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교황청의 좌시하지 않음은 대개 피로 갚겠다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기온의 부서에도 무슨 일이 주어질지 모르는 일이지만 당장 무언가를 해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황청의 복수는 치밀하고 조직적이며 철저하게 진행될 것이다.

기온은 본청의 계단을 오르며 퐁텐느, 엘리온, 론다지움, 이로크의 거리거리를 누비는 성기사들의 발자국 소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모두 교회가 테러를 입은 이케아 왕국의 도시들이었다. 사제들 23명이 상해를 입고 그중 8명이 죽었다. 퐁텐느와 이로크의 성당은 절반이 불에 탔고 성화는 모두 불에 그을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끔 되었다.

기온은 앞으로 피해를 보게될 도시의 죄없는 죄인들을 위해 기도를 해야할지, 돌아가신 주의 종들을 위해 기도를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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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ㅎㅎ 저가 하루키는 아니지만 하루키의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다'는 말을 믿고 한 번 써봤숩니다 ㅎㅎ 븅신같나여? 이게 1화구 연재물이에여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을듯 ..